삼성물산, 건설-패션 실적 '극과 극'…수익구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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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패션 실적 '극과 극'…수익구조 '흔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1.2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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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업익 1조 넘었지만 건설만 '대약진'
건설부문 '부활'…이익기여도 80% 육박
패션·리조트·상사 3개 부문은 '뒷걸음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삼성물산이 2018년 영업이익 1조 원 클럽 입성이라는 기념비적인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활짝 웃지 못하는 눈치다. 각 사업부문별로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수익구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해 연결기준(잠정) 매출 31조1556억3700만 원, 영업이익 1조1038억9000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25.3%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63.4%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초로 1조 원을 돌파한 것인 만큼, 의미가 크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같은 성과를 견인한 건 건설부문이었다. 삼성물산이 지난 23일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건설부문은 지난해 매출 12조1190억 원, 영업이익 7730억 원을 올렸다. 전년보다 각각 1.1%, 54.3% 증가한 수치다. 신규 수주 물량도 목표치의 95%(10조6680억 원)를 채워, 국내 건설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물산 측은 "수익성 중심 전략에 따라 수주한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건설부문 수익성 개선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 클럽에 가입한 것은 건설부문의 이익기여도가 80%에 육박한다"고 분석했다.

▲ 삼성물산 CI ⓒ 삼성물산

하지만 건설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들은 뒷걸음질 쳤다. 상사부문은 전년 대비 매출이 12.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 줄었고, 리조트부문도 매출은 3.6%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18.3% 감소했다. 특히 패션부문은 매출도 소폭(0.6%) 신장하는 데에 그쳤고, 영업이익도 24.2% 떨어졌다.

삼성물산 측은 지난해 동절기 평균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아우터 제품 판매가 저하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지만, 최근 몇 년 간 패션부문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단기적 요인에 따른 하락세는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처럼 각 사업부문별로 고르지 못한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 삼성물산의 우선과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재창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논란이 검찰 조사 등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2019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증가하고, 지배주주 순이익은 41.4% 감소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 개선폭이 미진한 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개선 시기가 늦춰져 기존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수익구조의 안정성을 도모하지 못하는 건 사업구조 자체가 기형적이기 때문"이라며 "새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타래를 풀면서 이를 계기로 사업구조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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