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텔링] 손혜원 나전칠기 논란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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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텔링] 손혜원 나전칠기 논란의 명암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1.24 2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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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칠기 옻칠공예 업계 시선과 손의 해명
˝열정페이˝와 ˝그 마저도 어디야˝ 씁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은 목포 투기 의혹을 넘어 나전칠기 논란도 겪고 있다. 나전칠기 관련해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공예품 구입 강요 및 인사압력, 나전칠기 장인들에 대한 부당 대우 의혹 등이다. 관련 옻칠공예 업계의 시선과 손 의원의 해명을 다뤘다.ⓒ시사오늘(그래픽=김승종)

손혜원 의원의 나전칠기 논란의 명암(明暗). ‘시사텔링’을 통해 엿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나전칠기 옻칠공예 업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쪽이 편이 좀 나뉘어졌습니다. 크게는 '손혜원 파'가 있고, 반대파가 있습니다. ‘손’ 쪽이 상업적, 비즈니스적이라면, 반대편은 옻칠을 숭고하게 대하는 순수예술 쪽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힘 차이가 너무 납니다. ‘손’ 쪽 라인이 워낙에 큽니다.

옻칠하는 분들 중 힘든 분들이 많습니다.  ‘손’ 쪽에서 유럽에서 뭔가를 해주겠다, 전시해주겠다, 문화기획 등 해주겠다 하는 말에 처음엔 유혹에 넘어가 희망을 갖고 들어갔다가 ‘열정 페이’ 로 고생만하다 나오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손’ 라인을 피라미드에 비유하면 넘버 파이브까지는 돈을 많이 벌고 나머지는 힘든 셈입니다.

‘손’은 옻칠하는 사람들한테는 이미지가 좋지 않았습니다. ‘손’은 정치하기 전부터 옻칠에 관여했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이분이 정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옻칠을 대할 때 문화예술로 접근하기보단 비즈니스와 정치적 성향이 강한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쪽 업계의 존경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마음을 얻지는 못한 거죠.

나중에 박물관과 작품들을 기부할 예정이라느니, 돌려주기 위해 수집했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자신의 비즈니스를 미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문화재를 사랑해서라고 하지만, 사랑이라는 게 욕심도 사랑이긴 하니까요. 욕심이 많은 분입니다. 물론 그게 잘못됐다는 게 아닙니다.

당연히 희생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희생을 하지도 않는 분이라는 겁니다. 정작 이득은 취하고 희생은 안 하면서 그런 발언을 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손’은 힘을 항상 키워왔고, 돈을 벌었습니다. 돈을 번다고 돈을 나눠주는 것도 아닙니다. 지원이 무슨 지원인가요. 본인 사업이고, 동업이지요. 정말 숭고하게 하는 분들은 돈이 없거나 조용합니다. 누가 뭐라나요. ‘손’이 차라리 ‘난 비즈니스다’라고 말하는 것이 솔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이상은 지난 23일 <시사오늘>과 전화통화한 중부권 지역의 옻칠업종 근무자 A(남) 씨의 얘기를 옮긴 겁니다. A 씨 의견은 손 의원 관련 업계 종사자로서의 시각을 묻는 질문에 나온 답변입니다. 어디까지나 이는 A 씨의 개인 생각임을 밝힙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 의원은 목포 투기 의혹을 넘어 ‘나전칠기 갑론을박’, ‘부친 독립유공자 선정 특혜 여부’ 등 여러 논란에 휘말려 있습니다. 이 가운데 나전칠기 관련해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공예품 구입 강요 및 인사압력, 나전칠기 장인들에 대한 부당 대우 의혹 등이 잇따른 바 있습니다.

손 의원은 모두 악의적 가짜 뉴스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목포에서 투기 의혹 및 사익추구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평생 한 번도 제 이익을 위해 행동한 적 없다. 처음부터 가지려고 한 것 아니고 주려고 한 것”이라며 모든 것은 선의로 한 것임을 되풀이했습니다. 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이나 7세기부터 21세기 사이의 나전칠기 유물 등 100억 원대 컬렉션들도 나중에는 국가나 시·도에 기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전제조건도 달았습니다. 유물 등을 도나 시의 대응을 보고 기부 여부를 결정할 거라는 것입니다.

나전칠기 장인에 대한 부당 계약 건에 대해서도 손 의원은 지난 19일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앞서 <조선일보>의 ‘나전칠기 장인 황삼용 씨의 눈물’이란 제목의 기사 등을 개략하면 이렇습니다.

"2017년 영국 갤러리를 통해 그의 작품 2점이 1억 9000만 원(각각 1억 2000만 원, 7000만 원)으로 현대미술 거장 데이미언 허스트에게 팔렸지만 판권과 이익금은 손 의원에게 갔고, 17시간을 매일 작업하는 황 씨의 손에 쥐어진 것은 300여 만 원의 월급이 전부라는 지적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작품을 인정받았음에도 작품비를 한 번도 받은 적 없고, 단칸방에 살며 여전히 빚 5000만 원에 시달리고 있다는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부당한 노예계약 아니냐는 비판은 커졌습니다."

자유한국당 한선교 의원도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재단 측에 의무적으로 근로시간 보고서를 제출한 점을 집중 문제제기했습니다.

“황 장인의 달력에는 작업 시작과 끝나는 시간이 적혀있다. 어쩌다 병원이라도 가는 날이면 행선지까지 깨알 같은 글씨로 적어 놓았다. 밤 12시가 넘었다는 기록도 자주 눈에 띈다. 이 모든 기록은 손혜원 의원 측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하는 근로시간 보고서이다. 다시 말해 임금을 받기 위함이다. 그렇게 해서 받은 임금은 한 달에 200~400만 원이 다였다. 달력에 기록된 근로시간을 계산해 보니 어림잡아 7천 원을 넘지 않는다. 자신의 작품 한 점이 세계 시장에 나가 점당 1억 원을 호가하지만 장인은 다섯 평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자개장을 만드는 시급 6천여 원, 월 300만 원 내외의 임금을 받고 그의 삶과 장인 정신과 예술의 가치는 착취당하고 말았다. 법적지위도 승인도 받지 않은 채 버젓이 박물관이란 이름으로 장인들의 피땀 어린 작품들을 전시해 놓고 그 옆에는 크로스포인트 인터내셔널이란 판매회사까지 운영하며 장인의 혼을 팔아먹은 행위도 나전칠기 문화의 진흥과 발전을 위한 것인가.”

하지만 손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며 억울해하는 입장입니다. 손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황 선생이 자기 작품이라고 한 조약돌 시리즈는 2013년에 제가 기획, 디자인한 작품”이라며 “황 선생은 작품 전시차 해외에도 보내드리고 작가 대접도 받고 하셨으니 조약돌을 자기 작품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총 4명이 분업을 해서 만든 공동작품”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관련 업계의 B 씨(남)도 23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손 의원 말이 맞는다면 황 장인 등 여러 명에게 일종의 하청을 준 것으로 생각하는 듯 보인다”며 “그런 관점으로 손 의원은 조약돌 시리즈가 자신의 작품으로 생각한 것같다”고 봤습니다. 이어 “그렇다고 손 의원 본인 이름으로 작품을 해외 전시하고 팔기는 어려웠을 테니 장인의 이름으로 홍보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습니다. 즉 비록 조약돌 작품에 황 장인의 낙인이 찍혀있지만, 황 장인은 여러 기능공 중의 한명이고 작품의 진짜 주인은 기획하고 디자인한 손 의원 스스로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손 의원실도 같은 날 통화에서 <조선일보>나 한선교 의원이 제기한 해당 의혹 관련 이미 황 장인 당사자가 가짜 뉴스라고 확인해준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작품을 1억 9000만 원에 팔고 300여 만 원의 월급을 준 것에 대한 사실 여부도 “정당하게 임금을 지불했다”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이 여럿이라 시간당 임금 받는 것으로 월급을 수령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화계를 잘 아는 분들은 알 거다. 원래는 갤러리와 작가가 반반 나눠서 수익금을 나누는 것이 기본이지만 (작품비를 안 준 이유에 대해) 해외전시를 한번 나가려면 운송비용만 4000~5000만 원씩 들었다. 그런 상태임에도 임금착취라고 얘기하는 건 문화에 대한 기본 소양이 없음을 의미한다.”

의원실은 근로시간 작성 의무 등도 와전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황 장인이) 공방을 운영하고 있었고 본인이 일한 시간 기입해서 재단 측에 제출하면 재단이 그 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드렸다. 재단이 시간을 체크한 게 아니고 본인이 기입해서 준 거다. 재단에서 주는 대로 받았다고 황 선생이 말하는 건 본래의 취지가 와전된 거다. 재단에서 CCTV를 달아서 감시한 것도 아니고 임금착취도 아니다."

의원실은 그러면서 지난 19일 ‘손혜원 TV'를 통해 공개된 황 장인 음성 녹취록을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의원실 전언처럼 황 장인은 지난 19일 <조선일보>인터뷰는 왜곡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조선일보에서) 악의적이라고 글을 쓴 것 같다. 이건 다 오보다. 국가차원에서 (손 의원을) 상을 줘도 못마땅한데 이건 아니지 않으냐. 나는 (손 의원) 그분 하고 4년 7개월 동안 고마운 마음만 갖고 있다. 나쁜 마음은 하나도 없다. 나를 키워주신 주인공이다. 내가 가장 어려울 때 내 손을 잡아준 분이다.”

손 의원도 거듭 속상한지 지난 23일 기자회견장에서도 <조선일보>기자를 찾았습니다. 

“심지어는 나전칠기 업계 모든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오늘 혹시 안 오셨습니까? 조선일보 기자? 그분들을 좀 제가 뵙고 싶어요. 저한테 그냥 오시지. 왜 (나전칠기) 그 사람들한테 가서 저한테 대해 좋게 얘기하는 건 하나도 안 싣고 나쁜 얘기들만 악의적으로 편집을 해 실으시는지 묻고 싶어요.”

그래서인지 서울 쪽 나전칠기 업계의 C 씨(남)는 손 의원 관련 목포 투기 의혹건과 공예 건은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공예분야 입장에서는 손혜원 같은 사람이 공격받는 게 불행한 거예요. 그분이 국회의원 되기 전에는 나전칠기 홍보도 많이 해줬는데, 요즘에는 그러지 못하니 우리한테는 손해인거죠. 의원 되기 전에는 20개 팔아줬다면 요즘은 5개밖에 못 팔아주고 있거든요. 그럼 15명이 못 파는 것이 돼요. 결국 우리 분야가 위축돼간다는 거죠.”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장인들을 그나마 손 의원이 판로를 열어준데 대해 긍정 평가도 전했습니다.

나전칠기 예술인 D 씨(남)는 통화에서 “나전칠기는 다른 나라에서는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예이자 세계적 공예”라며 “그런데 이쪽이 워낙 어렵다. 옛날 전통적으로 하면 인사동이나 남대문 밖에 판로가 없다. 너무 열악하니까 그 정도 받고라도 해외에 나갈 수 있으면 나가고 싶은 심정 아니겠느냐”고 했습니다. 아울러 나전칠기 예술가들의 권익보호는 마땅히 이뤄져야 하고, 장인들도 전통적으로 몇 명 안 남은 상황에서 국가 차원에서 적극 장려ㆍ계승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황 장인과 공예 업계 일각은 조만간 '손 의원은 부당한 대우를 하지 않았다'는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가질 예정입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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