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도 즐거운 한국당…“관심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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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도 즐거운 한국당…“관심이 고맙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1.30 2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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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홍준표·오세훈 ‘빅매치’에 시선 쏠려…이번 기회에 ‘변화와 혁신’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이미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사실상 당권 행보를 하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이어 홍준표 전 대표까지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야말로 희색(喜色)이 만연하다. 2·27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 이야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악평보다 무섭다’는 ‘무관심’에 시달렸던 한국당에서 오랜만에 활기찬 분위기가 감지된다. 차기 당권을 놓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모두 도전장을 내밀면서다.

사실 지금 한국당에 모이는 시선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 15일,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황 전 총리가 한국당 입당을 선언하자 정치권에서는 ‘도로 친박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그가 전당대회에 나와 ‘당을 살리겠다’고 말하는 것이 모순적이라는 논리였다.

최근에는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에게 ‘출마 자격이 있느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한국당 당헌은 전당대회 출마 자격을 ‘당비를 1년 중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당내 교육이나 행사에 참여한 책임당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입당한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두 사람은 원칙적으로 2월 27일에 열리는 전대에 출마할 자격이 없어, 한동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한국당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아예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한국당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것 자체가 반갑다는 분위기다. 30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비대위가 몇 번이나 들어서고 인적청산을 위한 노력을 했는데도 국민들께서 관심조차 안 주지 않았나”라며 “2017년 전대 때는 당대표 후보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그랬는데도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7년 한국당은 체육관 등의 대형 행사장을 빌려 전대를 치르는 관행을 깨고,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개표 결과만 발표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또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민생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실시한 후 현장에서 국민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개표결과 생중계를 지켜봤다. 그러나 이 같은 ‘파격’이 무색하게, 당시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제19대 대선 패배 후폭풍을 겪고 있던 한국당의 전대는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때와 비교하면, 지금 한국당에 쏟아지는 관심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의 달라진 분위기는 지지율로도 증명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21일부터 25일까지 수행해 2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정당지지율은 전주 대비 2.4%포인트 오른 26.7%로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보다 1.1%포인트 내린 38.7%로,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1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리얼미터>는 이러한 지지율 상승을 ‘컨벤션 효과’로 분석했다.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 오 전 시장 등의 행보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민들의 주목도도 높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서는 “2017년 대선후보 경선 때나 전대 때는 컨벤션 효과가 전혀 없었다”면서 “컨벤션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의미”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다만 지금이 한국당의 ‘기회이자 위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관심이 쏠렸을 때 ‘뭔가 달라졌다’는 이미지를 주지 못하면, 또 다시 20% 중반 ‘박스권’에 갇힐 수밖에 없다는 충고다.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실장은 28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컨벤션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인적 쇄신이나 안보 등에서 당의 노선 변화가 없다면 중도층 확대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한 단계 더 상승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선 한국당 관계자 역시 “지금 같은 때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서 새로운 이슈메이킹을 하고 당 이미지를 바꿔나가면 한국당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올 테지만, 구태가 반복되면 오히려 더 큰 실망감만 안겨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으니, 뭔가 달라졌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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