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송강 정철의 관작 추탈과 김경수 구속
[역사로 보는 정치] 송강 정철의 관작 추탈과 김경수 구속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9.02.0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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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정철이 사후에도 정적들의 공세를 받은 이유를 가벼이 봐서는 아니 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사진(좌) 송강 정철 제향 사진(우) 법정구속된 김경우 경남지사. 여권은 송강 정철이 사후에도 정적들의 공세를 받은 이유를 가벼이 봐서는 아니 될 것이다.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서 비판을 할 수는 있지만 도가 지나친 공세는 역풍을 초래할 뿐이다. 진실은 법정에서 가리면 된다.사진제공=뉴시스

송강 정철은 죽어서까지도 반대파의 저주를 받았다.

<선조실록> 선조 27년 11월 6일 기사에 따르면, “양사가 합계해 정철의 관작을 추탈할 것을 청하다”라고 기록돼 있다.

양사(兩司)가 합계(合啓)하기를, “고(故) 영돈녕부사 정철(鄭澈)은 본래 사갈 같은 성품으로 음흉한 꾀를 품고서 독기로 뭉쳐져 오직 남에게 해를 입히는 것만을 일삼았다”며 “전번 역변을 만났을 때 그는 들어와 조정의 권력을 쥐고서 국가의 화를 기화로 자기 일개인의 감정을 풀 터전으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래로 빈천한 선비에 이르기까지 널리 부하들을 배치해 많은 그물을 쳐서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을 일망타진했다”며 “또 유언비어를 조작해 자창자화(自唱自和)하면서 초야에 있는 선비들의 상소를 동원하기도 하고 대성(臺省)에 있는 관원들의 탄핵 소장을 유발시키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양사는 정철이 친히 그 일들을 지휘했고 혹은 직접 소사(疏辭)의 초안을 잡되 조금도 꺼리는 마음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국중에 함정을 파서 사람을 빠뜨릴 구멍을 만드니, 하찮은 감정으로 모함을 입은 자가 부지기수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선조는 “이런 어수선한 때에 이처럼 분분하게 하는 것은 매우 온당치 못하다. 이왕지사는 치지도외하는 것이 옳으니 논하지 말라. 윤허하지 않는다”며 이들의 청을 거부했다. 하지만 양사는 이에 굴라지 않고 계속 정철의 관작 추탈을 청했고, 결국 선조는 이를 허락했다.

송강 정철이 사후에도 정적들의 공격을 받은 이유는 그가 정여립의 모반사건 당시 서인의 영수로서 최영경(崔永慶) 등을 다스리고 철저히 동인들을 탄압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지난달 30일 법정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김경수 지사의 혐의에 대해서 “유권자의 정당 후보 판단을 왜곡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저해하고 이 과정에서 목적 달성을 위해 거래대상이 돼서는 안 되는 공직 제안까지 이른 것이라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또 “김 지사는 사후 조작 불가능한 객관적 물증과 진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며 킹크랩을 알지 못하고 경공모를 단순히 지지세력이나 선플운동을 하는 줄 알았다는 등의 변소로 일관했다”고 꼬집었다.

여권은 김 지사의 구속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1심 재판부에 맹공을 퍼붓다가 여론의 역공을 맞아 주춤한 모양새다. 아직 상급법원의 재판이 남아있지만, 김경수 지사는 정치 생명에 치명타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

여권은 송강 정철이 사후에도 정적들의 공세를 받은 이유를 가벼이 봐서는 아니 될 것이다.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서 비판을 할 수는 있지만 도가 지나친 공세는 역풍을 초래할 뿐이다. 진실은 법정에서 가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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