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벤츠 요소수 조작 밝힌다던 환경부…감감무소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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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벤츠 요소수 조작 밝힌다던 환경부…감감무소식, 왜?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2.11 16: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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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실도로 시험 중…외부 제약 많아” vs 전문가 “늑장 대응 변명…직무유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환경부가 지난해 6월부터 벤츠와 아우디 유로6 경유차를 대상으로 요소수 분사량 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 결과 발표가 계속 지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환경부 보도자료 갈무리

환경부가 지난해 6월부터 벤츠와 아우디 유로6 경유차를 대상으로 요소수 분사량 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결과 발표가 계속 지연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아우디·벤츠 경유차에 대한 해당 조사는 지난 6월 착수된 이래 아직까지 검증 시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환경부가 지난해 6월 아우디 3.0 A6, A7과 벤츠 C220 d, GLC220 d 차종 3만4700여 대에 대한 요소수 조작 여부 조사에 나서면서, 같은해 10월까지 검증을 마치고 12월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던 당초 계획과 큰 차이를 보인다.

더욱이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당시에도 해당 조사에 대한 지연 입장이나 보도자료를 따로 내지 않다가, 결과 발표를 한 차례 미루기까지 했다. 같은달 배포된 피아트사의 경유차 배출가스 불법 조작 보도자료를 통해 짧게나마 그 결과가 내년 초 발표 예정이라고 고지한 것.

그럼에도 해당 조사는 2월 현재까지 검증시험 단계 중 실내 인증시험을 거쳐 실도로 조건 시험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마지막 단계로 명시된 선택적환원촉매(SCR) 제어로직 확인·검증이 실도로 조건 시험과 함께 병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이달 결과 발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앞선 디젤 게이트 여파와 BMW 사태로 인해 악화된 여론을 의식, 다소 무리한 일정을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환경부는 해당 조사가 빨라야 4개월 소요되는 데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약 1년의 기간이 걸린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대기오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강도 높은 환경 규제를 외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이를 충실히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비난을 면키 어려운 대목으로 꼽힌다.

다만 환경부는 조사가 지연되고 있는 배경에는 요소수 조작 여부 검사 자체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다 타 제작사의 배출가스 조작 여부 검사 일정마저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12월 말까지였지만, 요소수 부분 임의설정 여부는 그 규명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여기에 다른 조사건들이 많고, 피아트가 배출가스 임의설정 판단을 받으면서 아우디·벤츠 조사 일정들이 뒤로 밀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1월 중 조사 결과 발표를 지키지 못한 것도 요소수 분사량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실주행을 해야 하는데 눈이 오거니 온도조건이 안맞으면 정확한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하 7도 이하에서는 시험을 못하게 돼 있어 낮에만 한번 나가볼 수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했다. 분명한 점은 조사가 진행 중이고 아우디·벤츠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지연에 대해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검사 일정을 다 짜놓고 이제 와서 기온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 것은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을 면키 위한 변명이다. 이는 직무 유기에 해당된다"며 "탁상공론식의 전형적인 행정 편의주의로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사가 지연되는 것은 아마 BMW 사태로 인해 해당 이슈에 많은 인력들이 집중된 탓도 있을 것"이라며 "일련의 계획들이 세워져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여론과 분위기에 편승해 주먹구구식으로 일 처리를 진행한다는 점 역시 해당 부처가 구조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또한 결과 발표가 명확치 않은 상태에서 국민들은 벤츠가 아무 문제 없다고 구매를 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뒤늦게 환경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중간에 차량을 구매한 사람들만 차값 하락 등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요소수 분사량 조작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라 인증취소, 리콜, 과징금 처분, 형사고발 등 관련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또한 임의설정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독일에서 내려진 리콜과 동일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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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2019-02-18 11:59:25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