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박근혜 대항마’ 검증 막 올랐다…최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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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박근혜 대항마’ 검증 막 올랐다…최후 승자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4.2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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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지지율 급상승 야권주자 1위…진보외연 확대와 중도층 공략 딜레마에 빠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천당 아래 분당’에서 살아남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여야 정치권뿐 아니라 국민들의 시선도 그에게 쏠리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중도층이 그에게 쏠리고 있다. 임태희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역구이자 2000년 총선 이후 한나라당이 3연승을 거뒀던 경기도의 강남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직후부터다.

차기 대권주자의 지지율부터 심상치 않다. 2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는 전날 ‘차기 대권주자 적합인물’에 대한 설문조사(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04%p)를 한 결과, 손 대표는 지난달 13일 여론조사 때보다 7.2% 상승한 14.9%를 차지하며 야권 1위, 여야 통틀어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위는 34.4%를 기록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지난달 같은 설문조사 때보다 떨어졌다. 표본오차를 감안하면 의미 없는 수치지만 명목상 상승추세는 아니다. 반면 손 대표는 무려 7.2%나 상승했다. 표본오차를 감안하더라도 명목상 상승추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박근혜 vs 손학규의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손 대표는 이번 재보선을 통해 두 가지를 얻었다. 하나는 2012년 야권연대 판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사실 이번 분당을 보궐선거는 민주당은 물론 범야권으로서 반드시 승리를 쟁취해야 하는 승부처였다. 만일 패배했다면, 지금 한나라당이 겪고 있는 지도부 총사퇴와 당 내홍이 민주당에 그대로 재연되게 된다. 손 대표 개인의 차기 대권 종말은 물론, 민주개혁세력 내 이방인으로의 전락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이겼다. 지난 2008년 임태희 비서실장이 71%의 지지율로 당선된 지역에서, 또 신학용 민주당 의원이 “분당은 사지”라며 선을 그어버린 그곳에서 손 대표는 민주당 구원투수 역할뿐 아니라 야권 전체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냈다. 제1야당의 계파갈등과 당 지도부 공동화 현상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손 대표의 승리로 야권전체의 권력지형 재편이 최소화됐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 손학규 민주당 대표.ⓒ뉴시스

이에 따라 범야권은 2012년 총대선까지 ‘반MB연대를 통한 범야권의 선거연대’를 전략전술로 삼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손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권연대가 승리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모두 합심해서 하나가 됐다. 단합하면 이긴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 교훈으로 얻었다”라고 말했다. 야권연대가 정권교체의 최소한의 출발점이자 목표의 최대치인 셈이다.

문제는 야권연대가 그의 정치행보에 덫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민주-민노-진보신당-참여’ 등 범야권의 총대선 전략전술이 ‘연대’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난제가 적지 않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진보대통합에, 국민참여당은 비민주 연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결국 민노 진보 참여의 교집합은 바로 ‘비민주 전선’이라는 얘기다.

소수정당 입장에서 민주당은 원내진입을 위해 필요한 존재지만 묻지막식 반MB연대 전선을 펼칠 수 있는, 편한 존재는 아니다. 이미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가 가치연대와 정책연대를 주장하고 있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대표적인 비민주 연대론자다. 2012년 총대선이 대마불사식 야권연대로 흐를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파열음이 나기 시작하면 야권연대의 동력이 급속히 빠질 수밖에 없다.

손 대표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는 지난 27일 재보선 직후 YTN 뉴스에 출연, “손학규 대표는 그간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지나치게 좌클릭 했다고 비판받아왔다”며 “이번 분당의 중도층 표심을 잡고서 선거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에 좌클릭보다는 중도층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중도행보를 고집하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미 진보신당 독자파들은 민주당 중심의 연립정부론을 거부했고 손 대표와 민주당이 보여준 좌클릭은 진보이념의 지향이 아니라는 불만이 팽배하다. 향후 손 대표와 민주당을 좌클릭을 고리로 압박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민노당과 참여당도 향후 비민주 연대 전선을 통해 진보신당에 힘을 보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보신당은 이미 MB정부의 취득세 감면에 합의한 민주당을 향해 “가치연대를 훼손했다. 취득세 비판할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고 당장 한-EU FTA에 대한 국회 비준 등 산적한 난제가 쌓여있다. 손 대표는 29일 한-EU FTA에 대해 불가입장을 밝혔지만 그간 FTA와 관련해 갈지자 행보를 보인 그가 얼마나 좌클릭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손학규 리더십에 대한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최선의 선택은 단 하나다. 야권연대와 중도층 표심을 모두 공략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그간 ‘3+1 무상복지’를 통해 진보층 공략을 어느 정도한 만큼 당은 좌클릭을 통해 진보외연의 확장을, 손 대표는 새로운 진보를 내세우며 중도층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에 방점을 둔 전략전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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