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망언’ 사과하라는 서청원과 김무성…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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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 사과하라는 서청원과 김무성…배경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2.12 19:4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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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명예회복 주인공이 YS…상도동계 서청원·김무성 나섰다는 분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무소속 서청원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사오늘 김승종

무소속 서청원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폄훼 발언’을 정면 비판하면서다.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후 한동안 잠행(潛行)하던 두 사람은, 한국당 내부에서 5·18에 대한 ‘북한 개입설’과 ‘폭동설’이 불거지자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의원들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우선 서 의원은 1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객관적인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자유한국당의 일부 의원들이 보수논객의 왜곡된 주장에 휩쓸렸다고 생각한다”며 “5·18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숭고한 민주화운동”이라고 단언했다.

서 의원은 “나는 5.18 당시 <조선일보>의 기자로서 광주에 특파돼 현장을 취재했다”고 회고하면서 “현장을 직접 취재한 기자로서 당시 600명의 북한군이 와서 광주시민을 부추겼다는 것은 찾아볼 수 없었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나는 광주 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지켜봤고, 광주시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감복한 내용을 기사화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이미 역사적·사법적 평가가 끝난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다시 일으키고, 이것이 정치쟁점화 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리석은 행동이나 소모적인 정치쟁점이 국론을 분열시키는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발언은 크게 잘못됐다”며 “최근 일어난 상황에 대해 크게 유감을 표시하며, 해당 의원들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민의 마음을 풀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5·18 폄훼 발언은) 이 땅의 민주화 세력과 보수 애국세력을 조롱거리고 만들고,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국군을 크게 모독하는 일”이라면서 “이번 발언은 한국당이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전혀 부합하지 않으며 역사의 진실을 외면한 억지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며, 역사적 평가와 기록이 완성된 진실”이라며 “역사적 평가가 끝난 5.18을 부정하는 것은 의견 표출이 아니라 역사 왜곡이자 금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상도동계 막내’인 김무성 의원은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할 정도로 YS와 인연이 깊다. ⓒ뉴시스

이처럼 두 사람이 5·18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자, 한국당 내에서는 과거 신한국당 내에서 충돌했던 민정계와 민주계의 갈등이 재현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95년, 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제15대 총선을 앞두고 군부독재 세력을 몰아낸 뒤 민주화운동을 함께했던 민주계와 이회창·홍준표·박찬종·김문수·이재오·정의화 등 개혁보수를 중심으로 당을 쇄신했다. 애초 공언대로, YS가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은’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총재가 대선을 위해 민정계를 끌어들이면서, 신한국당은 YS를 중심으로 한 민주계와 이회창을 지지하는 민정계로 양분됐다. 즉, 이때를 기점으로 한국당 내에는 군부독재 세력과 ‘3당합당’ 당시 YS를 따라 보수정당에 입당한 민주 세력이 공존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5·18에 대해 한국당 내에서 두 가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한국당 내에는 여전히 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지는 TK(대구·경북) 중심의 극우보수 세력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1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관계자는 “5·18 폭동 발언이나 박 전 대통령 의자 논란 같은 것은 선거를 앞두고 내놓는 전략적 발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당내 분위기가 어떤지 반영된 발언”이라며 이들의 비중을 높이 봤다. 5·18에 대한 폄훼 발언은 군부독재의 유산을 이어받은 구(舊) 민정계의 영향력이 현실화된 사례인 셈이다.

반면 ‘민주 투사’ 였던 YS는 5·18에 매우 우호적이었다. 기본적으로 YS는 1983년 5·18 3주년을 맞아 23일 간의 단식 투쟁을 벌였을 정도로 광주민주화운동에 큰 의미를 부여했던 정치인이다. 대통령 취임 후에는 5·18을 기념일로 제정하고 민주묘지와 기념공원을 조성했으며, 유죄판결 시민에 대한 전과기록 말소 계획 등을 담은 ‘5·18 특별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폭동’이나 ‘사태’ 등의 부정적 단어로 불렸던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한 인물도 YS였고,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공포됐던 것도 문민정부 때였다. 이런 이유로 5·18 관련 단체들은 5·18 특별법 제정 20주년을 맞은 지난 2015년 YS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공로패를 차남 현철 씨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상도동계’로 분류되는 서 의원과 김 의원은 ‘5·18 폄훼 발언’과 정반대 입장을 피력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먼저 김 의원은 ‘정치적 아들’을 자임할 정도로 YS와 가까운 인물이다. 김 의원은 1985년 상도동계에 발을 들여 민주화추진협의회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1987년 통일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 문민정부에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과 내무부차관 등을 역임한 후 1996년 제15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서 의원 역시 1985년 제12대 총선에서 민주한국당(민한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뒤, 상도동계에 합류해 YS와 정치 역정을 함께한 인물이다. 서 의원은 1985년부터 상도동계 핵심으로 활약하다 제13대 총선 때 YS가 이끄는 통일민주당 간판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당 대변인과 총재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비록 2007년 대선 정국 때 박근혜 캠프에 합류하면서 ‘친박 좌장’으로 변신했지만,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상도동계 인사인 셈이다.

이날 <시사오늘>과 만난 상도동계의 한 인사 또한 “한국당에서 두 가지 주장이 모두 나오는 것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이 민정계 인사들과 손을 잡고, IMF가 터져 박정희 정권 때의 경제성장이 재평가를 받으며 군부독재 세력이 한국당 내에서 다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라며 “개혁보수와 극우보수의 오랜 갈등은 결국 민정계와 민주계의 갈등에서부터 이어져왔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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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표 2019-02-20 10:37:20
서와 김씨는 5.18. 당시 있었던 상황을 조목조목 확인해보고 이렇게 단정을 내리는 것인가?
그리고 아직도 의문이 많은 5.18.유공자 명단에 낮설지 않은 정치인 이름이 많은지 확인하고
거기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래서 명단을 공개하자는 것인데 이것을 망언이라 하는 것이 더 큰 망언이 아닐까 생각한다.

윤선재 2019-02-14 21:53:40
진실 규명하기로 한 사항을 공청회를 통해 여론화 시키는건데 이게 무슨 망언이며~~? 망언은 당신들이 하는겁니다

명단을 발표하라는게 무슨 잘못입니까~~? 비밀리에 있는 명단의 진위 여부를 국회의원도 모르고 국민도 모른다는게 나랍니까~~?

유공자 명단 맞습니까~~?유공자라면 공인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자유국가에서 무슨 비밀이 이리 많습니까~~? 세금은 국민이 내서 주는건데 누구 맘대로 공개 불가인가요~~?

공개 가능하게 법을 개정합시다

김숙희 2019-02-13 14:22:41
ys는 우파도 아니고 정권을 잡기위해 보수를 이용했을 뿐이다.이놈이 광주사태를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해주며 어떤 정치적 딜을 했는지 밝혀내야 한다.
북괴군의 개입이 있었는지 조사를 해봐야 여부를 알수 있는데 시작도 하기전에 개입이 없었다고 하는건 결론을 내려놓고 하는거니 적절치 못하다.
서청원이놈도 뭔가 연관이되어 있지 않은지 의심된다

withius 2019-02-12 22:28:46
국회의원이 특별법에 명시된 518 북한군개입여부에 대한 조사항목에 대해 애기한 것이 어떻게 문제인가? 이슈화된 마당에 "적극 조사해서 더 이상 논쟁이 없으면 한다"고 해야 하는 덧 아닌가? 그런데 덩치값 제대로 못 하는 양반과 나이값 제대로 못하는 양반이 제 식구를 물어제끼네. 탄핵촛불 때도 춘천 사무실 사거리가 포위됐어도 당당하게 애기할 때 너희는 어디에 있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