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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연이은 부정적 이슈…손 놓고 있는 日 본사
<기자수첩> 더는 만만하지 않은 한국 소비자들…변화가 필요한 패스트리테일링
2019년 02월 12일 16:04:15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의류전문업체 유니클로(UNIQLO)가 직장 내 성문제 논란에 휩싸였다. 유니클로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의 한 고위급 임원이 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성희롱·성추행을 저질렀고, 이를 관리해야 할 사내 기구는 해당 문제를 방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유니클로 측과 가해자로 지목된 고위급 임원은 성희롱·성추행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내부고발자들의 목소리는 그보다 더 완강한 모양새다. 사측이 사내 성문제를 숨기는 데에 급급하고 있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논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눈치다.

그러나 유니클로가 이번 문제에 대해 과연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할지,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수년 간 한국 시장 내에서 여러 부정적 이슈를 야기했음에도 유니클로(ユニクロ)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은 이를 수수방관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니클로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욱일승천기)를 국내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전범기가 인쇄된 티셔츠를 판매해 물의를 빚은 바 있고, 일본에서는 저가 브랜드인데 국내에서는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이 높은 배당금과 로열티로 일본에 국부를 유출하면서도 정작 국내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하지만 그때마다 유니클로 측의 반응은 항상 똑같았다. '메이드 포 올이라는 기업 철학에 따라 어떠한 정치 단체도 지원하지 않는다', '오해가 있다', '국내 법규를 준수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등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그쳤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수반되지 않았다.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니클로가 한국을 봉으로 알고 있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사내 성문제 논란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니클로 측은 "높은 수준의 윤리 규정에 의거해, 익명이 보장되는 신고 접수 시스템을 운영·관리함으로써 근무 중 부당한 처우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할 뿐,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한 사과나 향후 대처 방안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이는 유니클로의 고질적인 시스템 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한국 시장 내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할 경우 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그룹에 보고한 후 지시에 따라 사건을 수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실정에 맞는 일 처리가 애초부터 이뤄질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그룹과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이제 변화할 때다.

한국 소비자들은 이제 더이상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갑질을 저지르거나, 하자 제품을 판매한 기업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회사,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업체들을 불매운동 등 집단행동을 통해 응징할 줄 안다.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으로 광장이 넓어지면서 소비자들의 힘이 점차 강력해지고 있다.

유니클로 입장에서도 한국 시장은 얕볼 수 없는 규모로 커졌다. 패스트리테일링그룹에서 유니클로의 해외시장을 맡고 있는 유니클로인터내셔널의 2018년 매출은 8963억 엔(약 9조1044억 원), 같은 기간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가 올린 매출은 1조3732억 원이다. 유니클로의 전체 해외 매출 중 15.08%가 한국 시장에서 창출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수요가 있다는 것에 안주하고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

이번 유니클로의 직장 내 성문제 관련 제보자들은 각 언론사에게 보낸 메일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패스트리테일링그룹(유니클로 일본 본사)은 일본 회사고, 대표이사도 일본인, 중국인으로 한국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합니다. 한국에서 사업하며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윤리성을 가진 조직이 돼야 하고, 외부에서도 이를 지켜보고 있음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려줬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성희롱·성추행 사실 여부를 떠나서 유니클로와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이 이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와 진심 어린 건의를 되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식음료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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