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모집인 금융한파 '직격탄'…작년 4000명 넘게 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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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모집인 금융한파 '직격탄'…작년 4000명 넘게 실직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9.02.12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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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카드인하 수수료 정책 ‘나비효과’
디지털 접목으로 인한 비대면 영업확대도 영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임영빈 기자)

▲ 지난해 11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반대 천막농성에 앞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이 ‘카드 모집인 실직’이라는 최악의 나비효과로 이어진 모양새다.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카드 모집인 수를 대폭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에 업계 내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설상가상 카드업계 내 트렌드로 꼽히는 ‘디지털 혁신’으로 말미암아 비대면 영업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카드 모집인들이 직접 대면 형태로 고객을 유치했던 것에서 온라인 중심의 비대면 방식으로 무게 추가 쏠린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12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2018년 11월 말 발표된 카드 수수료 종합대책으로 인해 카드사들의 연간 수익은 8000억 원 규모로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 범위 확대, 지불결제사업자를 이용하는 온라인 사업자 및 개인택시사업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 등이 맞물리면 수익 감소분은 1조 4000억 원에 육박한다. 관련해 여신금융연구소는 향후 3년간 카드업계 당기순이익 규모가 1조 5000억 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좀처럼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자 카드사들은 비용절감에 적극 나서게 됐다. 그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카드모집인 수 감축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 모집인 수는 1만 26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4051명) 감소했다.

전통적으로 카드모집인은 신규 고객 확보의 주된 채널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카드사 수수료 인하 정책을 집행하자 카드업계는 상대적으로 더 큰 지출이 발생하는 카드 모집인 채널보다 비대면 채널 확장에 주력하는 형태로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카드 모집인들이 ‘1순위’로 지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몇몇 카드사들은 모집인 비용 지출을 줄이고자 지역별 영업소를 일부 통폐합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2016년 상반기 기준 국내 지점 및 출장소가 28곳이었으나 2018년 상반기에 22곳으로 줄였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도 48곳에서 38곳, 현대카드가 103곳에서 89곳으로 영업소 통폐합 대열에 합류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카드사들이 저마다 온라인 전용카드를 선보이며 고객들의 비대면 카드 발급을 유도하는 것도 카드모집인들의 입지를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해 신청자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온라인상에서 실시간 검사를 진행한 뒤 카드를 발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5분여 만에 카드 신청에서부터 발급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롯데카드는 24시간 365일 빠른 심사 발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도 모바일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별도 심사 없이 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다.

결국 비대면을 통한 카드 발급이 늘어날수록 카드모집인들의 신규 회원 유치는 그만큼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카드사들이 비대면으로 카드 발급 시 할인·적립 등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더 크게 책정함으로써 대면 발급보다 유용하다고 소비자들을 유도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카드사의 비용 절감 전략에도 불구하고 실적 급감이 올 하반기 현실화될 경우, 업계 내 대대적인 인원 감축 한파가 돌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앞서 지난해 12월 정부와 금융 당국에 “카드사 구조조정 방지방안 마련을 조속히 수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노조는 “금융위원회는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을 줄여 감내하라고 하지만, 이는 카드산업의 최대 이해당사자인 전 국민의 혜택을 줄이는 것”이라며 “이는 오히려 소비시장을 위축시켜 가맹점의 매출감소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담당업무 : 국회 정무위(증권,보험,카드)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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