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근혜 한계론…이재오 역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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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박근혜 한계론…이재오 역할론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5.02 23:3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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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朴보다 李에게 눈길 가는 이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장관 ⓒ뉴시스
이상하다. 4·27 재·보선은 분명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한계'를 보여줬는데, 오히려 '박근혜 역할론'이 힘을 받고 있다. 심지어, '이제는 박근혜 시대'라는 말까지 한나라당에서 나오고 있다.

분당(을)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패배했다. 강 전 대표는 여당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 편하게 다섯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런 강 전 대표는 수도권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것은 물론, 경기도지사까지 지낸 손 대표에게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분당(을) 유권자들은 이번에 떨어지면 정치생명이 끝나는 강 전 대표에게 동정심을 느끼지 않았다. 그보다는 인물론으로 냉정하게 평가했다.

박 전 대표는 강 전 대표와 똑같이 TK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게 전부다. 정치경력으로만 따지면 강 전 대표가 박 전 대표보다 더 높다. 이러니, 박 전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강 전 대표처럼 손 대표에게 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대신, 한나라당으로서는 수도권에서 국회의원을 지내고 경기도지사에 두 번 당선된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한번 더 눈길을 돌리는 게 자연스럽다. 또, 지난해 여름 서울 은평(을)에서 처음으로 '나홀로 선거'를 선보이며 당선된 이재오 특임장관도 주목받아야 한다. 텃밭이 아닌 자갈밭에서 굴러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혹자는 박 전 대표의 인기를 얘기한다. 또,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강원도지사 선거를 보면 그런 인기나 인지도도 믿을만한 게 못된다. MBC 9시 뉴스를 진행하며 전국적으로 알려진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는 MBC 노조위원장 출신인 최문순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선거 초반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은 엄 후보의 인기와 인지도를 믿고 승리를 자신했다. 여론조사 결과도 엄 후보가 크게 앞섰다. 하지만, 노조위원장으로 단련됐고 국회의원 생활도 해본 최 후보에게 엄 후보는 역전 당하고 만다. 인기나 인지도의 허구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김해(을) 선거도 박 전 대표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야권 단일 후보인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는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으며 승리를 자신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선거 막판까지도 '노 전 대통령의 영향력 때문에 힘들다'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노 전 대통령의 후광도 소용없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인물면에서 이봉수 후보보다 뛰어난 경남도지사 출신의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이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번 서울 중구청장 선거 결과도 박 전 대표의 정적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선거기간 동안 자신의 지역구인 중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 승리를 일궈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달성군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지만 한나라당 후보가 패배했다. 차세대 여성 정치인으로 나 최고위원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반면, 박 전 대표는 평행선이나 하강곡선을 그리는 듯한 느낌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박근혜 역할론'이 대세인 것처럼 언론을 통해 퍼지고 있다. 이와 달리, 이재오 특임장관에 대해선 공세가 빗발치고 있다. 선거 직전 자신과 친한 의원들을 불러 모아 선거지원을 논의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동네 북'이 되고 있다. 안좋은 일만 생기면 모든게 이 장관 탓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8일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누가 2인자인 양 호가호위해도 제어가 안 된다. 국민이 보기 싫어하는 정치인은 이제 그만 두라. 떠나라"고 이 장관을 겨냥했다. 일부 언론들은 이 장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4·27 재·보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오히려, 이 장관처럼 정치 격랑을 경험한 인물을 필요로 할 것이다. 주먹이 센 인물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언론들의 보도와 달리 이 장관의 정치 위상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이 장관이 추진하고 있는 개헌이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 성사될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개헌을 주장한다는 이유만으로 돌팔매를 맞지는 않을 것이다. '청렴한 사회를 위해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라는 이 장관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그 진정성을 국민들이 알아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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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분 2011-05-01 06:41:04
2010년 7월 16일 50대 한 주부와 나는 이재오 의원 사무실을 찿아간적이있다.헌데 이재오의원 사무실을 폐쇄 시켰다고 이곳 저곳에 써 붙여놓고 그 속에서 7.28 재.보선 선거활동을 수십명이 들락 거리며 선거활동을 하고 있었다.그리고는 언론에다 자전거를타고 하루에 3.000 명씩 유권자를 혼자 만나며 선거활동을 했다고 했다.은평구 유권자를 속이고 한나라당을 속이고 이명박 대통령 까지 속였다.국민들의 생각에 맡기겠다.

유성분 2011-05-01 06:17:40
2011년 4.27 재.보선 분당 선거는 한나라당 공천 탈락사건을 일으킨 죄로 박근혜 전 대표에게 하늘이 도와준 것입니다.허니 과거 정부가 수천억대의 나라돈을 빼돌려 먹었음을 이나라 국민들에게 알리십시요.그러므로 한나라당을 분열 시키려 하는자는 정치권에서 매장을 시켜야 할것입니다.

유성분 2011-05-01 05:57:38
한나라당이 분당에서 참패한것은 분당 유권자기 한나라당을 버린게아니라 한나라당이공천을 잘못하여 "강재섭"이라는 정치인을 택하지 않은것입니다.분당 유권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손학규 의원이 분당 유권자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될지는 모르지만 자기를 키워준 "당"을 배반한 그런 사람을 이나라 국민들은 결코 원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