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신의 가슴속 국민은 몇 명입니까?
박근혜, 당신의 가슴속 국민은 몇 명입니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2.14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옥중에서도 친박 감별 ´배신자´ 정치
´내편만 국민´인 지도자, 언제까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TV도 보지 않고, 신문도 보지 않는다. 지지자들의 편지나 책 등을 보면서 생활한다. 지난 7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전한 말이다. 집권 때 끊임없이 비박, 친박, 진박 등 계파를 나누고 분열시키고, 문고리 3인방들, 최순실 등과 국정을 이끌었듯 감옥에서조차 그런 모습이라니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지도자란 무엇일까. 편 가르기 않고, 국민을 모두 품는 통합의 지도자를 우리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시사오늘(그래픽=김승종)

“내 한 몸 던져 정권 교체 이루겠다. 국운이 걸린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과거에 한 말이다. 2006년 11월 노무현 참여 정부 때였다.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전 대표였던 그는 한 초청 강연에서 "제 한 몸 던져 이 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각오로 정치를 하게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건가. 그에 대한 답은 비슷한 시기에 전해졌다.

“선친의 꿈을 이루는 게 제 생의 전부다.”

故박정희 전 대통령의 89회 승모제에 참석했을 때 한 말이다. 그가 기억하는 선친의 꿈은 뭘까. “아버지의 꿈은 단 한 가지였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것”,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라만 보면서 사심 없이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였다.

그로부터 수년이 흘러 2012년 대선이 됐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된 그는 캐치프레이즈로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내걸었다. “국민을 즐겁게 하고, 원하는 것을 해결하고, 국민에게 다가간다는 의미를 녹였다”는 취지였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7대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18대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는 데는 성공은 했지만, 국민의 대통령이 되는 데는 실패했다. 한 몸 던져, 사심 없이 나라만 보면서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해결하겠다는 애초의 약속은 무색했다.

오히려 불통의 정치로 국민을 내몰았다. 블랙리스트로 내편 네 편을 갈랐고, 청년들 사이에서 신조어로 ‘헬조선’이 확산되자, 공공연하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 2015년 중동을 순방한 후에는 “70년대 때 오일쇼크 때처럼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 빌 정도로 중동 진출을 해보라”고 말해 원성을 샀다. 포기할 것이 많아 3포 세대, 5포 세대를 지나 N포 세대들이라 불린 이들의 좌절감을 배부른 투정으로 치부해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었다.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라는 말은 본인 혼자만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였던 것이냐는 비판도 쇄도했다. 

당내에서도 박 전 대통령은 배척을 거듭했다. 분열을 촉발하는 정점에 있었다. 친박이었어도 자신에게 직언을 고하면 배신자 프레임을 씌어 낙오시켰다. 대표적 피해자가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였다. 백의종군해 ‘박근혜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던 김무성 대표 체제일 때도 비박이라는 이유로 곁을 주지 않았다. 당정 소통이 원만히 될 리 만무했다. 편견 가득한 대통령의 성정에 당에서는 친박, 진박 검열하기 바빴다. 2016년 공천 갈등은 최고조였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칼바람 공천으로 비박을 쳐냈다. 그 와중에도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들하고의 협소한 소통 창구에만 의존했다. 문고리 3인방과 최순실 국정농단, 탄핵에 이르기까지 남은 건 감옥의 그 자신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옥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박 전 대통령이 감옥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가 전해졌다. 지난 7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한 박 전 대통령의 법률변호인 유영하 변호사에 따르면 감옥에서 그는 TV도 보지 않고, 신문도 보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지지자들의 편지나 책 등을 보면서 생활한다는 전언이었다. 세상과 담을 쌓고 신문도 안 보고, 방송도 안 보고 팬레터 등만 본다니, 그러면서도 황교안 당 대표 후보 등을 향해 친박 감별 등에 나서며 ‘배신자’ 정치 행보를 이어나갔다.

감옥에서조차 국민은 안중에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그다. 비록 탄핵됐다 한들 진정한 지도자라면 옥중에서나마 국민의 삶과 안위를 걱정해야 함이 당연지사일 거다. 선친의 꿈이었다며 국민이 잘 사는 것을 보는 것이 여생의 전부라고 말했던 약속은 어디 갔을까.

과연 박 전 대통령의 가슴 속 국민은 몇 명인가. 몇 명입니까. 묻고 싶다. 어쩌면 자신의 지지자들만 국민으로 아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는 박 전 대통령한테만 묻고 싶은 말은 아니다. 편 가르기와 패권 다툼, 분화를 거듭해 내 편 외에 배신자, 적폐로 모는 지도자의 모습을 우리는 언제까지 보아야 할까. 

답답한 속에서 문득 이 말이 떠오른다. 근래 만난 강상호 국민대 교수의 말이다. 

“지도자가 되려면 깊은 인간애를 바탕으로 울림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시련에도 끝까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