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은 文 대통령 선물보따리에…한국당 ‘긴장’
부산 찾은 文 대통령 선물보따리에…한국당 ‘긴장’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2.14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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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달래고 TK·PK 갈라치기까지…동남권 신공항 논란 재점화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거론한 것은 최근 불 붙고 있는 ‘PK(부산·경남) 홀대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시사오늘 김승종

‘정치적 고향’ 부산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문 대통령은 13일 부산 지역 경제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동남권 신공항 문제와 관련, “부산·울산·경남 차원의 자체 검증 결과가 이달 말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만약 (영남권 광역자치단체들의) 생각이 다르다면 부득이 국무총리실 산하로 승격해 검증 논의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지은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PK의 민심 이반…‘동남권 신공항’으로 해결?

문 대통령이 부산에서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거론한 것은 최근 불 붙고 있는 ‘PK(부산·경남) 홀대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PK는 ‘보수의 텃밭’으로 인식돼 왔으나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문 대통령(부산 38.7%·경남 36.7%)에게 표를 던졌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광역단체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 후보(부산 오거돈·경남 김경수)에게 몰아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PK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포착됐던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에 마음을 연 듯했던 PK 민심이 최근 들어 급격히 이반하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2월 7일부터 8일까지 수행해 1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PK는 TK(대구·경북) 다음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TK 37.9%·PK 40.2%) 지역이었다. PK에서의 정당지지율 역시 자유한국당(38.6%)이 민주당(34.3%)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PK의 실망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PK 달래기’ 일환으로 동남권 신공항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주장이다. 동남권 신공항은 ‘동북아 제2의 허브공항 설립’을 목표로 참여정부 때 처음 거론됐던 사업으로, 부산 시민들의 숙원(宿願) 중 하나다. 오거돈 부산시장 역시 후보 시절 공약한 대로 김해공항 확장 대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즉, 문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다시 거론한 것은 4·3 재보선과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PK 민심을 다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행보에 한국당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근 두 달 동안 공식·비공식적으로 (PK 지역을) 5번 이상 방문했고 가서도 사실상 선거 공약성 발언을 쏟아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치 않다”면서 “이 지역(PK) 지지율이 흔들리니 내년 총선을 겨냥 선심성 선물 공세를 한다.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운동”이라고 꼬집었다.

TK·PK 갈라치기…TK 고립 목적 의심도

무엇보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TK와 PK를 갈라치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대구·경북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경남 밀양, 부산에 위치한 가덕도는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놓고 오랜 기간 신경전을 벌여 왔다. 때문에 TK·PK 어느 쪽도 놓칠 수 없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밀양과 부산 중 한 편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백지화’로 공약을 파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신공항이 밀양에 들어서면 PK가, 부산에 들어서면 TK가 등을 돌릴 위험성이 있었던 까닭이다.

반면 PK를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민주당은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더라도 정치적으로 큰 무리가 없는 입장이다. 오히려 PK에 ‘선물’을 줄 경우, 오랜 기간 ‘보수 안방 영남’으로 묶여왔던 TK와 PK 사이를 갈라놓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부산을 찾아 동남권 신공항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인 데는 바로 이 같은 정치적 계산이 숨어 있다는 추론이다.

실제로 최근 TK에서는 영일만대교가 예타 면제 대상에서 탈락하고, 원전해체연구소마저 부산·울산 공동유치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TK 홀대론’이 힘을 받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동남권 신공항이 가덕도로 가게 되면, PK와 TK는 정치적으로 완전 결별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14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2016년 총선 전에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 5명만 뽑아 주면 2년 안에 가덕도에 신공항을 짓겠다고 했었다”며 “이제 와서 또 동남권 신공항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고, 공약을 후퇴시킨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다만 그는 “정치적으로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민주당 입장에서 꽃놀이패”라며 “민주당은 PK 편만 들어주면 무조건 남는 장사지만, 한국당은 TK 편을 들면 PK한테 외면당하고 PK 편을 들면 TK한테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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