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 듣다] “선거만 19금?, 청소년은 왜 배제하나”
[청소년에게 듣다] “선거만 19금?, 청소년은 왜 배제하나”
  • 김주연 기자
  • 승인 2019.02.15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정권은 사회구성원에서 배제되지 않고 살아갈 권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주연 기자)

OECD 국가 중 선거연령을 19세로 제한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에서 18세가 되면 병역과 납세의 의무를 지며 결혼을 할 수 있다. 심지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공무원이 될 수도 있는 나이인데 선거만 제한한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만18세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개헌안을 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18세에 선거권을 부여하는 공직선거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통과는 지지부진이다. 이런 가운데 18세 참정권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윤송(17) 청소년 활동가를 <시사오늘>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윤송 청소년 활동가는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의 인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라도 선거연령을 한 살이라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시사오늘

-선거연령을 만18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현재 18세면 군대를 가고 결혼도 할 수 있다. 선거만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게 말이 안 되지만 단지 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은 사회적 약자이다. 청소년은 사회에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다. 심지어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한 지지 의사를 SNS에 올리는 것도 금지한다. 표현의 자유조차 청소년에게는 제한돼 있다. 청소년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고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투표권이다. 청소년 인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라도 선거연령을 한 살이라도 낮춰야 한다.”

-투표를 하지 못함으로써 느끼는 부당함은 어떤 게 있나.
“일단 정치인들이 청소년들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 선거권이 없으니 청소년과 관련된 정책인데도 청소년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다. 청소년을 위한 공약이나 정책이 있을 리가 없다. 또 두발제한이나 소지품 검사 등 대한민국 학교 교실에서 청소년 인권이 짓밟히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청소년 인권 향상도 우선 참정권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는데 아예 기회조차 없다.”

-반대하는 측에서 주로 드는 이유로는 청소년은 아직 판단능력이 부족하고 미성숙하다는 얘기가 있다.
“청소년이 미성숙해서 투표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마치 흑인이나 여성들이 참정권을 요구할 때 반대하면서 했던 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선거는 성숙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참정권은 성숙하고 잘나고 유능한 사람을 선별해서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시민으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을 주려면 학교에서 정치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권리가 보장되지도 않았는데 권리보장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가르친다는 게 모순이다. 민주주의나 평등의 가치는 학교 교육처럼 이론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부딪히고 깨달으면서 배워야 하는 부분이다. 민주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참정권이 없는데 교실에서 이뤄지는 민주주의 교육이 무슨 소용이 있나.”
 
-교육감 선거에 한해서만 선거권을 주자, 이런 말도 나온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에 한해서 권리는 주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청소년은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일상생활을 사는 것은 똑같은데 청소년만 그 일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나는 집에 갈 때 마을버스를 타는데 최근에 이 동네 유동인구가 적어서 마을버스 노선을 없앤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 일들에 문제를 제기하려고 해도 청소년이라서 하지 못한다. 마을버스는 내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분이다. 그런데도 일상에서 느끼는 고충에 대해 말하지 못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대문구 구청장을 뽑을 때도 구청장을 뽑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 김윤송 청소년 활동가는 2018년 3월 국회 앞에서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긴급 농성에서 삭발식을 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은 당시 모습이다.ⓒ시사오늘

-자유한국당에 입당 원서를 낸 것으로 아는데.
“2017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에서 활동하며 정당가입 퍼포먼스를 할 때 있었던 일이다. 당시 자유한국당에만 입당원서를 낸 것이 아니라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이 각각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정의당에 모두 냈다. 다른 정당에서는 최소한 ‘뜻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을 줬는데, 자유한국당만 아예 원서를 받지도 않고 아무 반응도 없었다.”

-청소년 참정권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입법의 힘이 필요하다.
“안다. 그래서 국회 앞에서 삭발시위도 하고 농성도 했다. 그런데도 국회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논의도 제대로 하지 않고, 통과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우리 청소년들을 굉장히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 총선 앞두고도 계속 활동할 생각이다. 지금으로서는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박주민 의원이 18세 선거권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주민 의원이 이 문제에 제일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 농성이나 삭발이 있을 때마다 찾아와서 도움이 되는 말을 많이 해줬다. 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은 이 문제에 찬성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당이 계속 반대하고 있어서 쉽지 않다고 들었다. 그래도 좀 더 신경써줬으면 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귀담아 듣겠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