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바른미래당은 왜 YS 깃발을 올리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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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바른미래당은 왜 YS 깃발을 올리지 못하나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9.02.15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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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DJ·親盧당' 벗어나고 호남 수준 믿어야
5·18 망언논란이 다시 부른 '한국당 정체성' 혼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최근 불거진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망언 논란을 바라보며 기자에게 다시금 든 생각은, 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YS를 껴안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다.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구·반동적인 집단(자유한국당) 속에 개혁보수의 상징 YS 사진이 걸려있다는 자체가 도저히 어울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망언 논란에 대한 비판이다.

한국당은 최근 YS 추모식을 자체적으로 열고, 사진을 당사에 거는 등 당의 극우화 진행을 막아보고자 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퇴행하는 모양새다. 또다시 'YS 사진'의 거취는 오리무중이 됐다.

이 광경을 바라보며 기자에게 다시금 든 생각은, 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YS를 껴안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다.

두 당 모두 기회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정국에서 상도동계의 대표인사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 부의장의 손을 잡았고, 김현철 상임이사의 지지도 이끌어냈었다. 그러나 이는 선거 뒤 '민주세력의 재결합'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게다가 공공연히 민주당은 당의 뿌리를 1955년 제2공화국 장면·신익희의 민주당에서 찾아왔다. 지난 2016년엔 〈더불어민주당 60년사〉라는 책도 발간했다. 그런데 60이라는 숫자는 YS의 통일민주당을 포함시키지 않고서는, 결코 성립될 수 없다. YS의 배제는 곧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평화민주당부터 그 역사가 시작됐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실 민주당에겐 YS의 깃발을 품을 명분이 많았다.

바른미래당도 마찬가지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 통일민주당계 인사들은 거의 다 바른정당으로 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상도동계의 막내격인 김무성 의원을 주축으로 만들어졌던 바른정당에서 YS를 내세웠다면 정통성도, PK 민심도 가져갈 수 있었다. 바른미래당의 중진 정병국 의원은 지난해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당은 YS의 정치철학을 이용하고 왜곡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바른미래당도 호남 민심이 의식됐다면 더욱 YS를 DJ와 함께 내세웠어야 했다.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처음 규정한 인물이 YS다. 김 상임이사는 지난 13일에도 "아버지는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부가 문민정부라고 규정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전두환을 위시한 신군부세력을 단죄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광주의 민심도 YS에게 세간의 추측보다 훨씬 호의적이다. 지난 2016년, 5·18을 앞두고 광주에서 만난 시민들은 기자에게 "그래도 5·18을 바로잡아 YS는 괜찮은 사람이었다"라고 답했다. 호남민심이 YS를 미워한다는 것은 군부정권이 만들어낸 허상이다.(관련기사 :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884)

민주화운동, 그리고 보수라는 교집합을 가지고 있는 개혁보수 YS를 제대로 내세우는 곳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정치의 양극화가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수구와 진보의 사이에서 민주화 개혁보수 YS는 홀대받는 중이다.

한국당은 이번 5·18 망언 사태에서 결국 다시금 정체성의 모순을 드러내며,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지난 해 11월 지적한 것처럼, '이회창 이후 민정당으로 돌아가려는'움직임을 보인다. 민주당이든, 바른미래당이든 이 기회에 YS를 공식적으로 껴안으려는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호남 민심은 YS의 깃발을 올린다고 등돌릴 만큼 수준낮지 않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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