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7 참패, 이미 현장에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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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7 참패, 이미 현장에서 느껴졌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5.02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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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與 이학만 온라인 대변인 "마지못해 하는 악수가 대부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 한나라당 이학만 온라인 대변인
4·27 재·보선 참패로 한나라당이 충격에 휩싸였다. 당초 한나라당은 강원도와 분당(을)에서의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 두곳에서 한나라당은 패배했고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김해(을)에서는 승리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선거운동 기간 현장을 직접 발로 뛴 한나라당 이학만 온라인 대변인 얘기를 들어봤다. 2일 이학만 대변인은 선거 결과는 이미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 선거운동 기간 다녀온 곳은 어디입니까?

"강원도, 분당을, 김해을 세 곳 모두 다녀왔습니다. 한나라당 온라인 대변인으로 오프라인 선거 한계점을 극복하고 즐겁고 빠른 컨텐츠를 '2030'에게 확산시키는 게 제 역할입니다. 선거 현장을 다닌 만큼, 선거 패배 요인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게됐습니다. 가장 큰 패인은 한나라당이 하나되지 못하고 갈등 구도 속에서 승리의 깃발만을 쳐다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시장에서 오뎅과 떡복이를 먹으며 표를 모으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실감하면서 그 한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선거였습니다. 즉, 오프라인 선거로 국민을 설득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온라인 미디어가 선거전략의 핵심입니다."

- 하나되지 못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안상수 대표체제에서 소장파와 중진이 '혼연일치'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사실, 초반부터 공천 스캔들로 인하여 분위기가 많이 흔들렸습니다. 당 안팎의 혼란으로 '3대0' 완패라는 자책골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김해(을)에서는 승리했지만 김태호 후보가 나홀로 선거로 승리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3대0' 완패로 솔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 강원도지사 선거 현장 분위기는 어떠했습니까?

"강원도는 초반부터 안상수 대표께서 가장 중점적으로 승리의 가능성을 내다보았던 지역입니다. 엄기영 후보가 처음부터 인지도 높은 후보라는 점도 있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하여 고향에 대한 엄기영 후보의 애착을 일반 강원도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최문순 후보가 등장하면서 선거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됐습니다. (한나라당은) 강원도민이 인지도 높은 엄기영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실상, 엄기영 후보가 최문순 후보에 대하여 모르는 점이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예를 들어 최문순 후보는 야성이 있는 MBC 보도 기자 출신입니다. 또한, MBC사장 선거에서도 혈투를 능가하는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노조의 도움이 강력했다는 것은 방송가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입니다. 엄기영 후보는 최문순 후보와 고향에서 제 2의 혈투를 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엄기영 후보가 강원도 후보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여의도 정가에 돈 것은 오랜 전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최문순 후보는 민주당 비례대표로 들어갈 때부터 강원도지사 꿈을 품으며 기회가 곧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여당의 어느 후보와의 경쟁에서도 자신있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엄기영 후보가 등장한 것을 보고 미소를 지었겠죠. 그 만큼 엄기영 후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 엄기영 후보의 인지도가 왜 힘을 발휘 못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선거판에서 이미지가 높다고 유권자에 대한 집착과 열정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반면, 최문순 후보는 인지도는 약해도 유권자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것처럼 보였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점은 강원도에는 또 다른 야성을 지닌 숨겨진 카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것은 '이광재 정서'라는 것입니다. 이광재 전 도지사와 최문순 후보의 결합이 강원도 감자바우의 힘을 이끌어낸 원동력 이었습니다."

- 엄기영 후보에게서 특별히 느낀 문제점이 있나요?

"엄기영 후보는 어떤 의미에서 외로운 선거를 했다고 봅니다. 그 것은 선거에서의 조직 장악력 약화라고 여겨집니다. 초반에 엄기영 후보가 22% 앞서고, 그 다음에 13%, 7%대를 앞서며 안정세를 보여줬지만 강원도 팬션 사건이 터지면서 트위터 인증삿과 지역 케이블 및 공중파에 방영되는 동영상으로 인하여 선거 사흘 전부터 2%에서 3%대로 급격히 좁혀지는 패배의 적신호가 쓰나미처럼 밀려왔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쉬움이 듭니다. 돌이켜보면, 최문순 후보의 경쟁력은 또 한가지 더 있었던 것이었죠. 미디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미디어 야성이 한가지 더 있었던 것입니다."

-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붙은 분당에서는 어떤 점을 느끼셨나요?

"선거 초반에 선거구도를 잘못 짠 것이 패인의 첫단추였습니다. 분당 15년 토박이라는 이슈는 지역민의 반감을 일으킨 것은 물론, 손학규 후보로 하여금 경기도 토박이론을 주장하게 했습니다. 즉, (강 전 대표의 분당 15년 토박이론은) 손 후보가 경기도지사와 대선급 후보라는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제공하는 부메랑이 된 것입니다. 또, 한나라당은 파란색 점퍼와 천안함 사건을 이슈로 내걸었지만 손 후보는 일체 대응하지 않고 젊고 유능한 지도자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제공함과 동시에 민주당이라는 간판을 숨기기에 급급했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손학규 후보를 한나라당 후보로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 분당을 유권자 성향은 어떠했습니까?

"분당에는 30~40대가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넘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보수와 진보가 아닌 서민경제, 진실한 공정사회였던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의 파란 점퍼가 선거 3일을 앞두고 100미터 간격으로 분당을 누볐지만 분당 유권자와 후보자가 악수하는 장면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쁜 마음의 악수보다는 어쩔 수 없는 악수, 마지 못해 하는 악수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변인 논평을 통하여 (야당) 김 모 의원의 밥값 계산 의혹 등을 제기했지만 유권자의 반응은 무반응이었습니다. 그 것이 선거 3~4일 전 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강원도에서 팬션사건이 발생하여 여권 후보가 무너진 것에 비하여 분당에서는 야당 후보에 대한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젊은 유권자들의 트위터 이용은 어떠했습니까?

"미디어 선거에 강한 젊은 세대는 선거 초반부터 트위터 및 SNS를 통해 이미 손학규 후보 편을 들었습니다. 그럼, 그런 사실을 알고도 선거에 패배하였는가 하는 의문점이 들 것입니다. 그 것이 정답입니다. 선거 초반 공천 스캔들로 당이 흔들리고 공천 이권을 놓고 최고위원들 간에 이견이 발생하면서 선거 며칠을 앞두고서야 화합의 비빔밥을 비벼 먹었습니다. 그런식으로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 김해에서는 김태호 후보가 정말 나홀로 선거를 했나요?

"선거 이틀 전 김태호 후보를 만났을 때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김태호 후보 비서관 외에는 아무도 그 뒤를 따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물며 취재 기자와 사진 기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90도로 절을 하고 달려가 손을 잡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게 없는 선거였습니다. 하지만, 김태호 후보는 20%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TV토론 이후 7%까지 격차를 줄이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합니다. 야당 이봉수 후보는 지역민이라는 장점을 강조하고 김태호 후보는 지역 발전 능력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었습니다. 선거 이틀 전에 격차는 2%라고 했고, 김태호 후보 선거 캠프 다수는 1% 내지 2%정도로 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 김태호 후보의 나홀로 선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나요?

"50대 초반의 직장인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횟집 사장님의 지저분한 손을 비비며 손을 놓지 않거나 길거리에서 만난 40대 주부의 따가운 쓴소리를 10분이고 20분이고 다 듣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선거 하루 전날 김태호 후보는 절박한 심정으로 자기 목숨을 김해에 바치겠으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하여 뼈를 깍는 고통을 참아내겠다고 아파트 전 지역을 다니며 밤 11시까지 혼자 뛰고 또 뛰었습니다. 그러나, 김태호 후보는 한 번도 유권자에게 찡그리거나 힘들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 것은 도의원 시절부터 도지사 선거까지 다양한 선거를 하면서 민심을 읽는 정치인 '끼'가 나홀로 선거에서 발휘된 것으로, 현장에서 저는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재·보선 선거 결과는 1승(김해을) 2패(강원도·분당을)라는 것을 저 나름대로 예상하게 됐습니다."

- 4·27 재·보선 결과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입니까?

"앞으로는 계파와 줄서기로 유권자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미국의 경우처럼 충분한 경륜과 언변력, 정치적 철학을 가진 후보가 30초 이내에 상대에 맞는 설득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총선도 나홀로 선거가 주된 이슈가 될 것이며 그에 대한 준비도 교육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미디어와 가까이 하는 그런 정치활동 즉, 국민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혹독한 쓰나미를 맞게 될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이제 재·보선의  아픔을 잊고 새로운 리더십과 정체성을 회복하여 야당과 한 판 승부를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 한나라당이 재·보선 이후 정치개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는데 해결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예비정치인으로서 국민입장에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해바라기와 달바라기가 서로 상승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해가 져야 달이 밝게 비추고 달이 사라져야 아침이 다가옵니다. 그렇게 상호 협력해야 합니다. 또, 국민이 원하는 것은 잘먹고 편히 잠자고 행복할 수 있는 삶입니다. 원내대표와 당 대표의 문제가 아닙니다. 소장파와 당 중진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민을 위한 정치가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인 스스로가 국민과 지역민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소통을 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대통령과 이재오 장관과 박근혜 전 대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편에서 고통을 함께 하는 국민바라기가 되는 것입니다."

* 이학만 온라인 대변인은 방송 언론 미디어계에서 20년간 활동했다. 지난 2007년에는 한나라당 대선 선대위에서 TV토론을 담당했다. 현재 한나라당 기독인회 조찬기도회 총무를 맡고 있으며 당 내 기독교 인맥이 두텁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 중앙회 소상공인 위원회 간사를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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