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 색다른 음악의 감성을 듣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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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 색다른 음악의 감성을 듣다 2
  •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2.20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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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의 지구촌 음악산책(40)> 아프리카 서·중부지역 음악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 반 무슬림 가수 Souad Massi >

▲ 반 무슬림 가수 Souad Massi.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또 한명의 북아프리카 가수를 꼽아본다면 회교 율법에 저항한 여가수 수드 마시(Souad Massi)를 들고 싶다. 그녀는 머리카락도 자르고 남자 옷 같은 헐렁한 옷과 청바지를 입고 공연을 다녔다. 때문에 히잡 착용과 여성의 사회 활동을 제한하는 무슬림들로 볼 때는 수드 마시가 대단히 불편한 존재였음은 분명했다.

남자들이 대부분 지니고 있는 관음증 증세 때문에 미끈한 다리와 반쯤 내놓은 가슴은 용서될 수 있지만, 남자 비슷하게 하고 다니면서 무슬림의 전통에 반대하는 것은 절대 용서가 안 된다.

그러나 수드 마시가 여성 해방이나 히잡 거부 등 정치적으로 반 무슬림 행보를 계속해 왔기 때문에 수없이 살해 협박을 받게 되고, 결국 1999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다.

그녀는 5장의 음반을 냈지만 그 가운데 두 번째 낸 'deb'이 실제로 서정성이 풍부한 대표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음반의 첫 번째 트랙 deb(상처받은 마음)은 베르베르족 언어로 시작한다. 들어보면 말이 참 재미있다.

그녀의 노래를 가만히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몇 개의 문화 영역에 묘하게 걸쳐있는 음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샹송과 중동음악과 팝이 교묘하게 혼재된 음악이면서 발성이나 기교는 본질적으로 북아프리카의 Raï 요소가 전체를 지배한다. 음악의 다양성도 있고 호소력도 있고 미모도 대단하다.

* 아프리카 서부지역

▲ 아프리카 서부지역 음악.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 말리의 수도사 Salif Keita >

Salif Keita는 싱어송 라이터로서 곡 전체를 본인이 모두 작곡했다. 대표음반은 2002년에 발매된 <Moffou>이다. 그러면 살리프 케이타 이야기를 잠깐 할까 싶다.

살리프 케이타는 말리의 왕족의 후손이었다고 하는데, 태어날 때 Albino(선천성 색소 결핍증 : 동물 전반에 나타나는 유전성 질환으로 몸에서 색소를 합성하는 효소에 문제가 있어 신체 전반이 하얗게 되는 현상)로 태어났다. 때문에 부족에서 저주가 내렸다고 해 죽이려 했으나 천신만고 끝에 다른 곳으로 보내져 살아남았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수가 되려했지만 말리에서는 가수가 최하층 계급이기 때문에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아무튼 그는 흑인 사회 속에서 색소결핍증이 걸린 이상한 백인으로 살며 음악의 꿈을 키워 나가다가 늦은 나이 53세가 돼서 마침내 가수로서 명성을 얻게 된다. 그의 음악은 마치 사하라 사막의 모래바람 소리를 담고 있는 듯하다.

<까보 베르데의 해방둥이 Nancy Vieira>

까보 베르데(Cape Verde)는 아프리카의 조그만 섬나라 이름이다. 아프리카 서쪽(세네갈) 끝, 베르데 곶 서쪽에 있는 공화국으로 열여덟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 나라는 1975년 이전까지는 포르투갈령이었다. Nancy Vieira의 음악은 까보 베르데 전통음악 모르나의 '맨발의 디바'라고 일컬어지는 에보라(Cesaria Evora)와 레퍼토리나 음악적인 화음 등은 같지만 그들의 음악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즉 낸시의 목소리는 직접적이고 명쾌한 점이 있어서, 껄쭉하면서도 무더운 열기와 같은 에보라의 목소리와는 완전히 다른 음색과 음악 분위기로 비교되기도 한다. 물론 둘은 살아온 여정도 다르고 사회적 배경도 다르기도 하지만 말이다.

<세네갈의 꽃 Maria de Barros>

마리아 데 바로스 역시 전통음악 모르나의 영역 속에 있는 가수다. 그러나 바로스는 모르나에 살사와 라틴음악을 더해 또 다른 색깔의 모르나 감성을 전한다.

2003년 첫 음반 'Nha Mundo'를 냈고, 2006년 미리암 마케바 음악상을 받았다. 또한 2008년 까보 베르데 예술훈장을 받기도 했다. 낸시의 노래와 비교하면 바로스의 노래가 더 애잔하고 소울(Soul)에 가까운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 아프리카 중부지역

< 카메룬의 별 – Richard Bona - 아프리카를 이야기하는 노래들 >

▲ 아프리카 중부지역 음악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리처드 보나가 추구하는 음악은 아프리카 재즈의 한 부분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실제 그의 노래는 재즈 이전에 아프리카를 이야기하는 노래들이다. 때문에 들어보면 이것이 정말 재즈일까 의문이 들 정도이다,

노래를 부른 언어는 카메룬어를 비롯해서 카메룬 공용어인 영어(현지 통용율 20%), 불어(현지 통용율 80%) 등이다.

그런데 카메룬에는 피진(Pidgin)어, 풀풀데(Fulfulde)어, 에원도(Ewondo)어를 포함한 270개 아프리카 토속어와 사투리가 사용되고 있어서 그 중에 어떤 말을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가 태어난 Minta 지역과, 청소년기를 보냈던 Douala 지역에서 사용되는 카메룬어일 가능성이 높다.

김선호 세계 음악 칼럼니스트

지구촌 음악과 놀다 - 2016 세종우수도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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