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窓] 성공과 행복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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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窓] 성공과 행복의 창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2.26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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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 잎이 져버린 빈 가지에 생겨난 설화(雪花)를 보고 있으면 텅 빈 충만감이 차오른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빈 가지이기에 거기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가신 법정 스님은 '행복의 비결은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일에 있다'는 가르침을 주었다. ⓒ 인터넷커뮤니티

사람은 누구든 잘할 수 있는 능력 하나쯤은 갖고 태어날 것이다. 그 재능을 찾고 계발하는 과정이 인생길이 아닐까 싶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이 있듯, 부단한 노력으로 재능을 꽃피워 성공하는 사람은 많다.

최근에 읽은 책 <세일즈의 神>에는 세계 최고 판매왕의 성공비결이 소개돼 있었는데, 그 내용을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세계 최고의 판매왕이 은퇴식을 열었다. 무려 5000명에 달하는 각계의 세일즈맨들이 참석해서 그에게 세일즈 비결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그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연회장의 등불이 어두워지더니 건장한 청년 4명이 무언가 메고 들어왔다. 한가운데 강철공이 매달려 있는 쇠로 된 구조물이었다. 순간 참석자들은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때 판매왕이 구조물 앞으로 다가가 강철공을 힘껏 밀었다. 그러나 육중한 강철공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판매왕은 5초 간격으로 강철공을 계속 밀었지만 강철공은 도무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기다리다 지친 참석자들이 하나 둘 연회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판매왕이 강철공을 밀기 시작한 지 40분쯤 됐을 무렵, 강철공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속도가 붙으면서 진폭이 점점 확대돼 이젠 어느 누구도 그 움직임을 멈추지 못했다. 드디어 판매왕은 남은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성공 비결을 말했다.

“성공의 비결은 이처럼 단순한 일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점점 가속도가 붙으면서 멈출 수 없게 되죠. 그때 바로 성공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드럼 연주자와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얼마나 오랜 기간 연습을 했기에 저런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정진해야 전문가 수준에 오를 수 있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 틀리지 않다는 사실을 또 한 번 실감한다.

돌과 옥돌의 차이는 뭘까. 돌은 길거리에 그냥 버려진다. 하지만 옥돌은 값비싼 보석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왜냐하면 돌은 흔한데 옥돌은 귀하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특별하고 세상에 별로 없는 것이어야 한다. 나의 가치 역시 마찬가지다. 

책 <오체불만족>의 저자인 일본인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양팔 양다리 없는 큰 장애에도 불구하고 농구, 파도타기 등 비장애인이 하기도 어려운 걸 성공적으로 해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는 신체적으로 조금 불편할 뿐 불행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런 걸 보면 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뛰어든다면 못할 일은 없는 것 같다.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고 도전하지 않기에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리라.

많은 것을 가진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서 기쁨을 누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말하지 않는가. 오늘 1%라도 행복을 짓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나머지 99%도 복이 돼 돌아올 것이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가신 법정 스님은 “행복의 비결은 우선 자기 자신으로부터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일에 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주었다. 

‘잎이 져버린 빈 가지에 생겨난 설화(雪花)를 보고 있으면 텅 빈 충만감이 차오른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빈 가지이기에 거기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다. 잎이 달린 상록수에서 그런 아름다움은 찾아보기 어렵다. 거기에는 이미 매달려 있는 것들이 있어 더 보탤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만물의 얼굴은 달라진다. 우리는 돈, 건강, 풍요로운 식탁, 좋은 직장 등 행복의 조건을 만들어 놓고 스스로 그 속에 갇혀 살면서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억울해하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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