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 신차들의 공통점은?…해외보다 비싼데 옵션 누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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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닛산 신차들의 공통점은?…해외보다 비싼데 옵션 누락까지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2.27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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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객만 등치는 高가격 정책…엑스트레일·리프, 올 판매전망 '빨간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엑스트레일은 최상위 트림 기준으로 국내 판매가격이 미국 대비 500만 원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난다. ⓒ 한국닛산

한국닛산이 올해 신차를 앞세워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한국 고객들을 차별하는 판매 정책으로 인해 발목을 잡힐 처지에 놓였다.

해외보다 1~2년 가량 늦게 출시된 모델들을 국내 시장에 비싸게 내놓는 것도 모자라, 일부 첨단 편의사양마저 미탑재시키는 등 수익성만 쫓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지난 1월 중형 SUV 엑스트레일을 출시한 데 이어 오는 3월 중에는 전기차 모델인 2세대 신형 리프의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신차 부재로 인한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겠다는 각오다.

다만 뜻하지 않게 이들 모델 모두 시장 진입 초반부터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에 시달린다. 이미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판매가 이뤄져 신차의 의미가 희석됐으며, 가격마저 북미·일본 시장과 비교해 최소 500만 원 이상 높게 책정하는 등 상품 자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닛산이 선보인 중형 SUV 엑스트레일은 지난 2017년 해외 시장에 출시된 3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국내에는 2년이나 늦게 출시됐다. 더욱이 국내에는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 QM6마저 판매되고 있어,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해외 시장보다 비싼 가격 책정에 있다. 엑스트레일은 북미시장에서 로그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데, 가격은 최상위 트림이 3만2740달러(한화 3660만 원)다. 국내에 판매되는 엑스트레일 최상위 트림의 판매가격이 4120만 원임을 감안하면, 미국 고객들이 동일 차량을 500만 원 가량 저렴하게 구입하고 있는 셈이다.

해당 가격에는 엑스트레일에 탑재되지 않은 프로파일럿 어시스트 기능까지 포함된다는 점에서, 한국 고객들이 체감하게 될 가격 격차는 더욱 커진다. 이는 닛산이 일부 옵션을 누락시키면서도 한국 고객들을 상대로 높은 이윤을 취한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엑스트레일은 엔진 배기량의 차이를 제하더라도 형제 모델인 QM6와 단순 비교해 1000만 원 가량 높은 가격대에 위치해 있어, 전체적인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닛산 리프는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항속거리가 국내 경쟁 모델들 대비 150km 짧다. 첨단 반자율주행 시스템인 프로파일럿도 탑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된다. ⓒ 한국닛산

오는 3월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닛산 리프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미 출시 전부터 일본 JC08 모드 기준의 항속거리 400km를 내세웠다가 국내 기준 231km에 해당하는 수치임이 드러나 망신을 샀던 리프는 글로벌 판매가 이뤄진지 1년 만에 국내에 들어오게 된 것.

물론 40kWh 배터리를 탑재한 탓에 항속거리가 경쟁 모델들 대비 150km 짧고, 닛산의 첨단 반자율주행 시스템인 프로파일럿도 탑재하지 않았다는약점은 국내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여기에 리프는 북미 시장에서 최상위 트림의 판매시작가가 3만6200달러(한화 4050만 원)로, 한국 출시예정 가격대인 4800만~5000만 원 대비 최소 800만 저렴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미탑재 기능으로 알려진 프로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단돈 70여만 원에 추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최상위 트림 가격은 399만9240엔(한화 4055만 원)으로 국내 시장과 가격차가 현저하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해당 G 트림에는 프로파일럿 기능과 프로파일럿 주차지원 등도 모두 포함,  상품성 측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

이에 업계는 한국닛산이 그간 국내 시장에서 품질 논란에 휘말린데다, 올해 신차들마저 고객들의 외면을 불러올 수 있는 상황에서 실적도 낙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SUV는 물론 전기차 모두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해 쉽지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늦은 출시에다 가격 차별까지 존재한다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안겨줄 수 밖에 없다"며 "특히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감안했을 때, 한국닛산이 크게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없어져 큰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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