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없는 금감원의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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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없는 금감원의 자충수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9.02.28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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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관치(官治) 논란을 자초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6일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3명을 불러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3연임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금감원은 현재 진행 중인 함영주 행장의 채용비리 의혹 재판이 은행 경영 안정성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은행의 주인인 고객과 주주를 대신해 사외이사로서 책임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 금융감독원이 관치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뉴시스

이와 관련, 윤석헌 금감원장은 “감독 당국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법률적인 리스크를 잘 체크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정도면 사실상 금감원이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이다.

함 행장은 지난해 6월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8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지만 1심 판결은 올해 말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함 행장이 지난 2015년 하나·외환은행의 초대 통합 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룬 실적이 상당해 3연임이 확실하다는 게 은행 안팎의 관측이었다.

이런 마당에 금감원이 뭔가에 쫓기듯이 함 행장 연임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 근거로 주주의 이익과 은행의 경영 안정을 제시했다.

그러나 금감원이 함 행장을 흔드는 것 자체가 하나은행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 주주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 셈이다. 아울러 관치논란을 일으킨 것 자체가 경영 안정을 해치는 것이다.

금감원은 왜 이런 모순된 행태로 자충수를 뒀을까. 진정 하나은행과 그 주주들을 생각한 게 아니라 다른 의도를 품었기 때문에 이토록 무리수를 두지 않았을까.

벌써부터 금감원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려는 것이라는 추측이 돌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함 행장 3연임에 반대하는 노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비난도 들린다.

결론적으로 이번 금감원의 행태에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이 있다. ‘믿음이 없으면 살아나갈 수 없다’라는 뜻이다. 금감원이 지금 새겨들어야 할 대목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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