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텔링] 황교안, 대권 불출마를 선언한다면?
[정치텔링] 황교안, 대권 불출마를 선언한다면?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9.03.02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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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재탈환은 자기희생이 없으면 안 된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대권 불출마로 자기희생을 솔선수범해준다면 국민은 반드시 보답할 것이라고 믿는다.사진제공=뉴시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제1야당의 수장이 됐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황 전 총리를 당 대표로 선출했다.

법무부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등 엘리트 공무원 코스를 섭렵한 황교안 신임 대표가 정치인으로 변신한 지 50일도 안 돼 113석의 거대 야당의 수장으로서 차기 대권 주자로 발돋움했다.

정치 신인 황 대표는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탈환이라는 보수 정치권의 열망을 실현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난파선이 된 보수 정치권을 재건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하지만 황 대표의 앞날은 장밋빛 꽃길이 아닌 자갈밭 투성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전대에서도 친박계와 비박계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5·18 망언과 탄핵불복 등 여전히 수구적인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만약 황 대표가 보수 정권 재탈환이라는 대명제를 위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킹메이커로서의 마중물이 된다면 꽉 막힌 보수 대혈맥이 시원스레 뚫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1 희생을 모르는 대한민국 보수

한국 정치의 대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017년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최대 비극이었다.

탄핵 이후 대한민국 국민은 한국 정치권의 혁신을 원했다. 이면에 숨어 있는 권력욕에 미친 정치 낙제생 대한민국이 싫었다. 이제는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구시대의 적폐청산을 기치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과거 정권과 다르지 않다는 위기에 직면에 있다. 경제 위기와 여권 인사들의 각종 범죄와 의혹, 끊이지 않는 논란으로 정국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건국 3년 만에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빚어진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로 온 국토가 잿더미로 몰락했다가 불과 60여년 만에 세계 최강의 IT 선진국으로 우뚝 선 롤러코스터의 역사를 써가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지난 1948년 건국 이래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정치 격변기를 겪은 백전노장이다. 민간 독재와 군부의 개발 독재, 그리고 민주화 등 산전수전 다 겪은 역전의 용사로 인정받는다.

정치 후진국 대한민국의 가장 아쉬운 진실은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정치인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한국 정치인들은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역사의 주인공은 대통령만은 아니다. 대통령을 만드는 킹메이커와 같은 주연 같은 조연도 필요하다.

현재 대한민국의 보수가 처한 현실은 어떠한가? 제1야당의 기득권에 젖은 보수 정치권은 수십 년간 칠성급 최고급 호텔의 안락한 침대에서 달콤한 권력의 마약에 취했다가 ‘탄핵 한 방’에 맹수들이 득실거리는 정글로 내쫓긴 신세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은 자신들이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신용불량자라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TK와 태극기 부대의 지지만을 믿고 무한대의 카드 한도를 가진 특급 고객이라는 착각의 늪에 빠져 있다.

정치 신용불량자가 선택할 수 있는 신분 회복의 지름길은 각고의 노력으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방법뿐이다. 특히 정치 지도자는 자기희생을 솔선수범해야 한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임기 2년 동안 총선 승리와 정권 재탈환을 위해 대권 출마라는 자기 정치보다는 불출마 선언으로 자기희생의 아이콘이 되고자 한다면 대한민국 역사는 어떻게 변할지 매우 궁금하다.

#2 황교안, 나를 버리고 보수를 살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남다른 정치 신인이다.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 권한대행을 경험한 특이한 이력을 가졌지만, 정치 초보생 황교안은 승리할 줄 아는 권력의 속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자신을 버릴 줄 아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속성이다.

지난 1970년 YS는 대선 후보 경선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탈당 대신 깨끗한 승복으로 DJ보다 한발 앞서 대권을 쟁취했다. 반면 경선 불복의 아이콘이 된 이인제는 정치권에서 잊혀진 존재가 됐다.

황 대표는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로 했다.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에서 가장 확실한 킹메이커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먼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 신인으로서 자기 정치를 버리기로 했다. 오로지 정권 재탈환의 밑거름이 되고 싶었다.

황 대표는 사상 최고의 위기를 맞은 보수 정치권의 확고한 목표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가 최우선 목표다. 이를 위해선 보수 대통합이 절실하다.

우선 과제는 당내 통합이다. 원내대표 경선에 이어 연거푸 패배한 비박계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이 살아야 보수가 살고, 대한민국이 다시 살아난다고,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대선 주자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범보수권의 통합이 남아 있다. 바른미래당이 첫 대상이다. 손학규, 유승민, 안철수 등 대권 주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들과도 경쟁보다는 통합을 선택했다. 자신이 선수가 아닌 대권 경쟁의 공정한 심판이 되겠다고 제안했다. 보수 대권 주자 중 선두인 자신이 판을 깔아줄테니 누구든지 링 위에 오르라고 선언했다.

당을 떠난 원희룡 제주도 지사도 직접 만나 복당을 권유했다. 서로 과거는 묻지 않고 보수의 미래를 만들자고 권한다. 집 나간 며느리들이 하나 둘씩, 옛 둥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황교안의 선택은 국민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 됐다.

합리적 추론-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대권 불출마를 선언하고 킹메이커가 된다면?이라는 가상 상황을 연출했다.

정치인의 생명력은 ‘권력욕’이다. 권력욕은 자신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비극은 모두가 자신의 권력욕을 추구한 탓이라고 볼 수 있다. 백전노장 대한민국 국민은 국민을 위한 권력욕을 가진 정치인을 존중할만한 능력이 있다.

정권재탈환은 자기희생이 없으면 안 된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대권 불출마 선언으로 자기희생을 솔선수범해준다면 국민은 반드시 보답할 것이라고 믿는다. 대권 불출마를 권해본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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