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자객' 민주당 돌풍 선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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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자객' 민주당 돌풍 선봉에
  • 박지순 기자
  • 승인 2009.09.04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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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와 걸' 40명 대거 당선
 
민주당 압승 선봉에 ‘미녀 자객’이 있었다
 
‘미녀 자객’들이 자민당을 침몰시켰다. 지난 달 30일 실시된 제45회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예상된 대로 민주당이 자민당에 압승을 거두는 데는 미녀 후보자들의 대거 당선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총 480석(소선거구제 300석, 비례대표제 180석)이 걸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기존 115석의 의석수를 308석으로 늘렸다. 반면 자민당은 303석이던 의석수가 119석으로 줄어 50년 장기집권의 막을 초라하게 내렸다. 도쿄의 25개 선거구에서도 민주당이 21석을 당선시켜 4석만을 건진 자민당을 압도했다.

선거 오래 전부터 반세기에 걸친 자민당의 장기 집권에 반발해 관료주의 타파와 정치 혁신을 외치는 민주당에게 일본 국민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자민당의 정치 거물들은 한결같이 남성에 고령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젊고 미모를 지닌 여성들이 정치 혁신의 선봉에 선 것이다.
 
▲ 일본 국민들은 지난달 30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다. 특히 '미녀 자객'들은 젊고 참신한 이미지로 자민당 정권을 몰락시키는 데 앞장섰다.     © 시사오늘

 
‘오자와 걸’ 40명 당선돼
 
여성 당선자는 무려 54명에 달한다. 이 중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대행이 발탁한 여성이 40명이나 돼 일명 ‘오자와 걸’로 불리고 있다. 가장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오자와 걸은 첫 당선자로 결정되기도 한 후쿠다 에리코(28)다. 나가사키 2구에 출마한 그녀는 정치 경험이 전무한 정치 신인이며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가 꺾은 후보가 10선을 노리던 자민당의 규마 후미오 전 방위상이라는 사실이다. 

후쿠다는 키 150cm의 작은 체구로 지난 2004년부터 C형 간염 치료제 피해자들을 대표해 국가를 상대로 법정 투쟁을 시작, 지난해 승소를 이끌어 냈으며 약해간염구제특별법 제정도 이뤄냈다. 그녀의 승리는 구태의연한 자민당에 등을 돌린 일본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줬다. 5년 간의 법정투쟁에서 보여준 근성을 다시 보여주듯 후쿠다는 선거 기간 내내 하루 100km에 달하는 선거구를 구석구석 누볐다.
 
여성의원 비율 사상 처음 10%대 벽 허물어
 
공명당 오타 아키히로 대표를 누르고 당선된 아나운서 출신 아오키 아이(44)도 미녀 자객의 한 축을 담당했고 자민당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의 영수 마치무라 노부타카 전 관방장관도 고바야시 지요미 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와 13선의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미녀 자객과 접전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살아남아 체면치레를 겨우 한 경우다.

오자와 걸로 불리는 40명의 여성 당선자들은 ‘오자와 이치로 정치학원’이나 오자와가 이끄는 ‘일신회 구락부’ 참가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기간 동안 오자와의 비서들이 후보들을 1대1로 챙기거나 오자와가 직접 지역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오자와 걸들의 대거 중의원 입성으로 여성 당선자 비율도 전체의 11.3%를 차지해 처음으로 10%대를 넘었다. 대략 의원 10명 중 1명을 약간 넘는 정도여서 아직 일본 정치는 남성 중심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일본 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율이 5%도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중의원 선거는 그야말로 미녀 자객 열풍이 불었다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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