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은 '펠레'가 아니라 '점쟁이 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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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은 '펠레'가 아니라 '점쟁이 문어'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1.06.10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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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87년 직선제 이후 YS 전망 빗나간 적 없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세운 기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예측이 맞을까?

▲ YS의 예측은 87년 이후 빗나간 적이 없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생각이다
김 전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중 차기 대선과 관련해 마음에 둔 후보가 있고,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 동안 가장 큰 관심은 ‘김 전 대통령이 누구를 지지할까’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김 전 대통령이 지목하는 사람이 과연 대통령에 오를 수 있을까’로 바뀌었다.

일각에서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6·2 지방선거를 예로 들면서 YS는 ‘정치권의 펠레’라고 비아냥댔다.

축구황제 펠레는 자신이 월드컵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점친 팀들이 번번이 패배해, ‘펠레의 저주’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YS는 지난해 5월 한나라당 지도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승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3월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을 앞두고 나경원 의원이 예방하자 “시장이나 도지사에 여성이 없었다. 우리도 여성시장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6·2 지방선거 예측은 방문한 정치인에게 건넨 덕담

이에 대해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은 “YS의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고 있다. YS는 정치권의 펠레”라며 조롱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YS가 찾아온 사람들에게 ‘덕담’ 수준에서 말한 것을 가지고 전망이 번번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한나라당 내 한 중진 의원은 “YS를 펠레에 비유하는 것은 정치를 모르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YS의 예측은 빗나간 적도 없고, 그가 지지하는 사람들은 모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실제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YS의 행보를 들여다보면 이 인사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집권당인 민정당 노태우 후보에 맞서 민주당에는 김영삼(YS)과 김대중(DJ)이라는 후보가 있었다.

YS는 야권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대선에서 노태우 후보에 패한다고 생각해 끈질기게 DJ와 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섰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DJ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며 단일화에 나섰다. 미창당 지구당의 지분을 DJ측이 요구하는 대로 승낙한 것. 당시 김동영 최형우 등 상도동 가신들은 “저 양반(YS)이 후보 자리를 DJ에게 내주려고 작정을 했다”며 거칠게 YS에게 대들기도 했다. 이에 YS는 “후보 단일화가 안 되면 대통령은 노태우”라며 가신들을 설득했다.

반면 DJ는 4자필승론을 내세워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이 모두 대선에 나서면 자신이 당선된다는 예측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출마한 선거까지도 YS는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YS는 특정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 다만 YS는 측근들에게 ‘이회창 필패론’을 얘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캠프에 몸담았던 유한열 전 의원은 “당시에도 ‘YS가 지지하면 200만 표가 달아난다’는 말들이 돌았다. 그래서 ‘내가 절대 그렇지 않다. YS를 만나 도움을 청하면 반드시 승리한다’고 이회창을 설득했다. 하지만 이회창은 내말을 듣지 않아 실패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07년 대선에서는 YS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이명박을 지지했다. 당시 당권을 잡고 있던 박근혜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YS는 ‘이명박’을 지지한 것.

YS의 지지를 이끌어낸 이명박은 후보 경선 전에서 승리한 뒤 여세를 몰아 대권을 거머쥐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YS가 지지하거나, 예측한 후보가 대선에서 이득을 보지 못하거나 실패할 것’이라며 YS를 펠레에 빗대 얘기하는 것은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것"이라며 "차라리 YS를 남아공 월드컵의 ‘점쟁이 문어’로 표현하는 게 더 적당하다”고 반박했다.
 

담당업무 : 정치, 사회 전 분야를 다룹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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