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①>‘반값등록금’ 촛불문화제…“얘들아 다함께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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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①>‘반값등록금’ 촛불문화제…“얘들아 다함께 놀자”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6.11 0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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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민주항쟁 24주년과 맞물려 5만 명 참여…한대련 70여명 경찰에 연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바위처럼 살아가 보자. 모진 비바람이 몰아친대도 어떤 유혹의 손길에도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살자구나. 바람에 흔들리는 건 뿌리가 얕은 갈대일 뿐…(민중가요 바위처럼 中)”

6·10 민주항쟁 24주년을 맞은 10일, 광화문 청계광장에는 87년 6월 항쟁 세대와 2008년 촛불 세대, 그리고 그 이전의 선배들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을 연출했다. 한 쪽에선 대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기타를 치며 신나게 노래를 불렀고, 다른 한쪽에선 촛불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국대학생연합과 등록금넷, 참여연대, 야4당 등이 주최한 반값 등록금을 위한 대규모 국민촛불문화제는 이날 오후 7시 ‘좋아서 하는 밴드’의 <딱국질>이란 노래로 시작됐다. 그곳에는 투쟁의 무거운 분위기도, 과거의 패거리 문화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좋아서 하는 밴드의 리드보컬은 “투쟁은 즐거워야 한다”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즐거운 축제가 진행된 가운데, 오후 9시 30분경 사회자가 “집회 참가자가 5만 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5000여명)에 이른다”라고 하자 촛불 시민들은 환호성을 보내며 “반값 등록금을 쟁취하자”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천정배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강기갑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노회찬 상임고문, 국민참여당 이재정 전 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했고, 각 당 대표들은 자유 발언을 통해 “반값 등록금을 넘어 무상교육으로 가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 10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일대에서 '반값 등록금 이행을 위한 촛불문화제'를 마친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하던 도중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뉴시스

참교육학부모회 등 시민사회단체는 대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사과 500개를 준비했고, 인터넷 커뮤니티 ‘소울드레서’, ‘화장빨’ 등은 각각 햄버거와 콜라 300개, 빵 500개를 제공하는 ‘사랑의 사과 반쪽 나누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 이어졌다. 50대 한 남성은 “대학등록금 때문에 아이들한테 너무 미안하다. 여러분 부모들의 가슴 아픈 심정을 알아 달라”고 말하자 촛불 시민들은 “아버지! 아버지! 힘내세요”를 외쳤다.

또 고3 여학생은 “사실 저희 집이 좀 어렵다. 대학생이 된 오빠의 등록금을 보면서 이제 곧 내 차례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아르바이크를 하면서 최대한 돈을 벌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힘없는 고3이지만, 언니 오빠들처럼 20살이 되면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촛불 시민들은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하며 연대의 정신을 발휘했다.

한편 촛불문화제 집회 도중 한국대학생연합회 소속 대학생 70여명이 청와대 주변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 혐의로 전원 연행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촛불문화제의 공식적인 행사가 끝난 오후 10시 50분경 즉각 해산 명령을 내렸고,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을 봉쇄한 채 채증을 시작, 일부 시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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