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해바라기' 공직자, 이제는 사라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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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해바라기' 공직자, 이제는 사라져야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06.1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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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후반, 관가의 '차기' 줄서기 행태를 우려한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정권이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가장 먼저 변화 조짐이 감지된 곳은 단연 공직사회다. 이른바 '관가(官街)'로 불리는 이곳은 국가 권력의 밑둥을 이루는 만큼, 권력 구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누가, 어떤 세력이 집권하고 또 실각하느냐에 따라, 비록 고위공직자라고 해도 하루아침에 처지가 달라지는 우리네 풍토상, 정권 말기에는 늘상 소위 '줄서기, 줄대기' 열풍이 자리하기 마련이다. 최근 국무총리실도 이러한 관가의 움직임에 맞춰, 소위 '공직기강 문란 행위를 근절 할 것'이라고 밝히며, 강도 높은 감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김황식 총리는 "공무원의 부적절한 처신이나 비위 등으로 인해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실추되는 사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공무원들의 기강해이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때가 때인 지라 총리의 으름장(?)이 제대로 먹힐지는 두고 볼 일이다.

실제로 올해 말을 시작으로 내년은 굵직한 선거들로 눈코 뜰 새가 없어 보인다. 의회 권력을 가르는 총선이 4월로 예정돼 있는 데다 기업으로 치자면 공직자들에겐 사실상의 '사장님'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가 12월로 예정돼 있다.

김 총리가 공직자들의 기강 문제를 들어 감찰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한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내년 정치일정만 놓고 볼 때 관가의 정치권 줄서기가 만연할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해 진다. 따지고 보면 권력이 후반기면 어김없이 겪게되는 소위 '권력 누수'도 이런 공직사회의 문란한(?) 풍토 탓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가에서 벌어지는 차기 권력을 향한 줄서기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지배적 관측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직사회의 '삐뚤어진' 풍토로 인해, 피해를 입는 곳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이는 현직에서 정책을 총괄하는 청와대는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 다수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피해자들이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도 그럴 것이, 정권이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이른바 '민생' 관련 정책들이 자칫 정치권의 논쟁에 휘말리거나 눈치보기로 인해 추진이 보류, 혹은 미뤄질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 여기에 공직자 스스로가 개인의 영달을 위해 '민생 돌보기'는 등한시 한 채, 정치권 줄대기만 열을 올리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되고 만다.

헌정 이후, 수 차례에 걸쳐 정권이 바뀌는 동안 되풀이된 폐해라는 점에서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이 같은 공직사회의 행태는 속칭 '안 봐도 비디오'가 될 수 있다. 일반 기업에서 개인의 출세에 '인맥'의 중요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공직사회 또한 '사람 사는 곳'이라는 점에서 얼마든지 용인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공직자의 자세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잣대와 같아서는 안 된다는 점은 상기돼야 한다. 조선시대 실학사상의 거두 정약용 선생이 지은 '목민심서의 목민관'처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책무마저 반기한 채 자신의 출세와 영달만을 노리는 해바라기 공직자들의 '줄서기, 줄대기' 풍토는 사라져야 마땅할 것이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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