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리는 쓰레기가 아닌데…˝
<기자수첩>˝우리는 쓰레기가 아닌데…˝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1.06.22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르신 독서 도우미 사업', 노인에게 상처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양주 윤명철 기자)

▲ 자료사진 ⓒ뉴시스

현재 경기도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어르신 독서도우미’사업은 공공도서관에서 맟춤형 독서코칭 교육을 수료한 노인들이 독서도우미로서 관내 저소득층 지역 아동들을 위해 올바른 독서 지도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달에 8번 대상기관을 방문해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만들기, 독서신문 발행, 역할극 등을 지도하는 독서도우미는 월 40만원 정도의 활동비를 지원받는다.

특히, 교직 은퇴자를 비롯해 지식과 경륜을 쌓은 노인들의 일자리로 인식되면서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경기도 양주시에 소재한 꿈나무 도서관에서 담당 공무원이 ‘어르신 독서 도우미’ 교육 대상자들에게 규정에도 없는 월권을 행사하고 막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교육 대상자인 A씨는 “지난 4월 13일에 담당 공무원 정모씨가 선발시 교사 출신자들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자가 경기도청에 확인해 보니 ‘어르신 독서 도우미’ 교육대상자 모집부문에만 교직출신을 우대한다고 규정되어 있을 뿐 선발과정에는 가산점을 부여할 수 없다고 한다.

아울러, '독서도우미 선발은 교보문고에서 파견된 강사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담당 공무원은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담당 공무원이 교직 출신자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발언에 교직 경험이 없는 교육대상자들은 “교직 출신자에게만 가산점이 주어진다면 공정치 못한 경쟁에 참여할 수 없다”며 “교육 받을 의지가 사라져 버렸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가운데, 지난 6월 9일 양주시 덕계동 교육현장에서 실시된 ‘우리는 쓰레기가 아니에요’라는  구연동화연습에서는 교직출신자 위주의 선발이 현실화되어 규정을 무색케하고 있다.

또, 이에 항의하는 교육대상자에게 담당 공무원이 “나중에 쓰레기에 합쳐서 하면 되지”라는 막말을 했다고 한다.

이어 “쓰레기를 하던가 아니면 현수막이나 드시던가”하고 어르신들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다시 한번 어르신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고 한다.

노인 교육대상자들은 “나이 어린 공무원에게 쓰레기나 하라는 말을 들으니 너무나 나이 먹은게 서글프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 담당공무원은 “구연 동화 출연진이 한정되다 보니 모든 분들이 참여하시라고 쓰레기 역할을 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 도서관측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니 도서관장과 담당 공무원이 “전혀 근거가 없는 일이다”며 “독서 도우미 선발은 전적으로 교보문고가 담당하는 일이라 전혀 공무원이 개입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서관측의 이 같은 반응에 교육 대상자 A씨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며 “나이 먹은 것도 서러운데 이런 꼴을 당할려고 두달을 고생했는지 모르겠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처럼 상황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도서관장은 “사실이 아니니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어린이들의 올바른 독서 습관 들이기’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의의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어르신 독서 도우미 사업'이 담당 공무원에 의해 어르신들에게 이런 상처를 주고 있다면 원활한 운영이 어려울 것 같다.

더욱이, 모집인원에 초과되는 지원대상자들의 대부분이 교직 은퇴자이다보니 일반인들이 선발될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교직 은퇴자들의 전문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공무원 연금대상자로서 일정 수입을 보장받는 교직 은퇴자들이 주로 선발된다면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여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라는 어르신 독서도우미 제도의 목적에도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어린이들의 올바른 독서 습관들이기를 통해 세대 간 교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목적에 비추어 볼때 일반 노인들의 다양한 사회경험을 활용하는 기회가 더 많이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여 노인들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라는 ‘어르신 독서도우미’사업의 취지에 맞게 교직은퇴자 위주로 선발될  수 있는 현행제도를 개선해 일반인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별도의 과정을 두어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은 일반 지원자들이 많이 선발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노인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고 본인들의 소중한 경륜을 어린이들에게 베풀 수 있는 ‘어르신 독서 도우미’사업이 될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