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자산을 불려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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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로 자산을 불려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 최기운 기자
  • 승인 2009.01.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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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편> 암울한 미래, 여유있는 미래 4

미국은 1875년부터 확정급여형(연금금액이 확정돼 있는 형태) 기업 퇴직연금을 시행해오고 있다. 그러나 개별 기업들의 재정문제로 인해 연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해결책으로 확정기여형(적립금 운용실적에 따라 연금지급액이 변동됨)인 401K를 1982년부터 도입해서 운용하고 있다.

401K라는 이름은 1978년에 근로자 퇴직금 운용자산에 대한 조항이 신설된 미국 내국세법 401조 K항에서 유래했다. 401K에 가입하면 근로자는 소득세 이연(과세를 연기해줌) 혜택과 연간 1만 4,000달러까지 불입금에 대한 소득공제를 받으며 근로자가 불입하는 금액의 일부를 기업이 지원해준다.

401K는 태생적으로 세금감면과 자산운용의 효율성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연금액수를 늘려보자는 취지로 시작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식편입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401K는 1983년 가입 규모가 약900억 달러였으나 2005년에는 2조 달러가 넘어서서 약20배 이상 증가했다. 이렇게 천문학적인 금액이 퇴직연금으로 적립되고 이 돈이 주식시장에 쏟아지자 미국의 경제호황과 함께 풍부하게 공급된 자금으로 인해 1982년 11월 말 1,000선을 돌파했던 다우지수는 1999년 4월 말에 1만 포인트를 넘어섰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미국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통해서 자산을 불려나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세계의 경제대통령이 선택한 재테크 수단은 주식투자
 
<주식 투자로 미래의 꿈을 키워가는 빌>
식품회사에 다니는 빌은 회사에 출근하면 퇴직연금의 운용수익률을 보는 재미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401K에 가입한 그는 이렇게 자신이 적립한 연금이 다양한 상품에 투자되어 운용되는 수익률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하루하루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즐거운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데이비드씨>
전자부품 회사에 다니다 퇴직한 데이비드씨는 요즘 집 근처의 대학에서 미술을 배우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젊어서 미술에 관심이 있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식구들을 부양하느라 미뤄뒀던 꿈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금융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라고도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의장 벤 버냉키(Ben Bernanke)는 대학교수 시절에 가입한 미국 교원 퇴직연금(TIAA-CREF)에 자산의 대부분을 투자하고 있다.

이 자산의 상당부분은 투자 상품에 가입되어 주식에 투자되어 있다.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 선택한 재테크 수단도 결국은 주식투자였다. 또한 위의 예에서 데이비드씨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퇴직연금 때문이다.

그가 가입한 퇴직연금이 주식투자 운용수익이 좋아서 그는 기대 이상의 수익으로 여유 있는 노후를 즐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의장과 평범한 회사원, 그리고 은퇴한 실버세대 모두 퇴직연금이라는 이름 하에 주식 투자로 자산을 불리고 미래의 설계를 하고 있으며 또한 그 결과로 여유 있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
 
수백 년의 투자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유럽
 
한편 유럽에는 이미 1602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세계최초의 증권거래소가 설립되었다. 당시 네덜란드는 외국으로부터 막대한 부가 밀려들어오면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부를 동원해서 사람들은 튤립을 가지고 고상함과 부를 자랑하고자 하는 유행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순시간에 튤립의 가격은 폭등하여 수백 길드에 달하게 되었다. 당시 일반 서민층의 1년 생계비가 300길드 내외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꽃 한 송이가 웬만한 가정 1년 생활비보다 비싸게 거래됐다는 거다.

이 같은 홍역을 겪으면서 유럽은 신대륙 발견과 산업혁명 등으로 막대한 부가 전세계에서 계속 쏟아져 들어오면서 근대적인 의미의 자본주의제도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자산관리와 투자에 대한 개념이 확대되고 정착됐다.

이러한 수백 년을 이어온 자산관리와 투자에 대한 정서가 대대로 내려오면서 유럽은 자연스럽게 금융의 중심지가 될 수 있었다. 유럽 사람들은 돈이 생기면 습관적으로 펀드 등을 통해서 투자를 하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은행예금에 넣어 뒀다가 필요하면 빼내 쓰는 것처럼 투자 상품에 투자했다가 필요할 경우 빼내 쓴다.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투자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알아서 투자 상담사가 투자자의 성향과 요구에 맞는 투자상품과 펀드 등에 분산해서 투자하고 관리해준다.
 
투자에 새롭게 눈뜬 일본
 
전통적으로 자산운용의 수익률보다는 자산의 안전성을 매우 중요시 여기던 일본인들도 최근 들어서는 주식과 같은 투자성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의하면 1990년 이후 일본 가계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비중이 줄어들고 금융자산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2년 이후에는 금융자산 중 현금과 예금 등의 비율이 줄어들고 주식투자 등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일본은 과거 제조업으로 벌어들인 국부를 금융시스템의 후진성으로 날려버리고 ‘잃어버린 10년’을 보냈었다.

그래서 최근 들어 다시 깨어나고 있는 일본이 이제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인식의 변화, 특히 주식 등 투자성 자산에 대한 마인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의 사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도 이제는 재테크와 주식투자에 대한 마인드를 새롭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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