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여성 타령', 박근혜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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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여성 타령', 박근혜에 불똥?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6.24 15: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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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짜증 일으킬 경우 다른 여성 정치인들에게 피해 줄 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과 나경원 의원 ⓒ뉴시스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이 여성 타령을 늘어놓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후보들 중 유일한 홍일점인 나 의원은 요사이 "여성 당 대표가 나오는 것은 여성 대통령을 만드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여성 당대표의 탄생은 여성에 대한 편견의 벽을 깨는 의미가 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여성'을 강조하다보니 나 의원이 내세우는 다른 공약들은 전혀 눈에 안들어 오는 느낌이다. 이러니, "나경원이 '컨텐츠'에서 부족한 나머지 자신이 여성인 것만을 내세운다."라는 비난까지 흘러나온다.

나 의원의 이런 모습은 지난 해 5월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떠올리게 한다. 그 때도 나 의원은 유독 자신이 여성인 점을 강조했다. 나 의원은 당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유력한 상황에서 같은 여자인 자신이 대항마로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그 와중에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서울시장이 나올 때가 됐다."라고 나 의원에게 덕담하면서 '나경원=여성'이라는 이미지가 구축됐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나 의원은 원희룡 의원과 단일화까지 했지만, 오세훈 시장에게 큰 격차로 패배했다.

뿐만 아니라, 경선 초반 자신보다 한참 뒤쳐져 있던 김충환 의원과의 표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아 망신스럽기까지 했다. 나 의원이 지지율 하락 곡선을 그린 반면, 실무형 시장 후보임을 강조한 김충환 의원은 상승세를 타며 바짝 추격한 것이다.

이처럼 비참한 패배를 겪었던 나 의원은 몇달 후에 치러진 그해 7월 전당대회에선 여론조사 부분에서 1위, 전체로는 3위를 차지하며 정치적으로 부활한다.

당시 결과에 대해 "서울시장 경선이라는 훈련을 거치며 성숙해진 나 의원에 대해 유권자들이 마음을 열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나 의원이 여성이라는 것보다 그가 얼마나 발전했느냐가 표심을 좌우했다는 것이다.

1년 전 이 같은 학습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 의원이 또 다시 여성 타령을 하는 느낌이다. 물론, 나 의원 본인이 일부러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부 경쟁자들이 나 의원이 여성인 점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펼치는 것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나 의원이 진정 당 대표가 되려면 그런 공세에 자신의 능력과 컨텐츠로 당당히 맞서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자꾸 여성인 점만 내세우는 것처럼 보일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나 의원의 "여성 당 대표가 나오는 것은 여성 대통령을 만드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발언은 현재 한나라당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유력한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박근혜)계에게 잘보이려는 의도가 녹아 있다.

하지만, "나 의원의 여성 타령이 자칫 짜증을 일으킬 경우 박 전 대표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이날 정치권 일각에서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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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2011-06-24 18:20:08
여성타령이 아니라 여성입장에서 생각을해보잔거죠 거참-- 사람들 말꼬리 하나 잡고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