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탈당, 정운찬 총리기용으로 이회창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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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 탈당, 정운찬 총리기용으로 이회창 'OUT(?)'
  • 박지순 기자
  • 승인 2009.09.11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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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창당 이래 최대 위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몰락의 기로에 서 있다. 총리 입각이 무산된 심대평 의원이 자유선진당을 탈당해 ‘선진과창조의모임’이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다. 교섭단체 지위 상실은 당 총재의 정치적 위상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는 국회 내에서의 발언권과 국고보조금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렇게 되자 자유선진당에서는 충남 논산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무소속 이인제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 충청권의 맹주로 불리던 심대평 의원의 탈당으로 자유선진당이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 시사오늘

 
그러나 이 의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정식으로 입당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해 자유선진당 입당 의사가 현재로는 없음을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이인제 의원에게 공식적으로 입당 제의를 한 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인제 영입으로 교섭단체 지위 회복 시도할 듯
이회창 총재와의 악연으로 성사 미지수

 
그러나 이 의원은 “(입당) 제의가 오면 열린 마음으로 지역주민들의 의견도 듣고 여러 가지 정책상황도 고려해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 볼 것”이라고 말해 입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한 그는 “자유선진당의 교섭단체 지위가 복원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혀 이 의원이 자유선진당 입당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 의원의 입당이 거론되는 이유는 그가 대선에 두 차례(경선까지 포함하면 세 차례)나 출마한 충청 출신의 대표 정치인이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포스트 JP’로 불리며 충청권 맹주로까지 불렸던 심 의원 탈당으로 지역 기반이 급속도로 약화될 위기에 처한 자유선진당으로서는 심 의원의 대안으로 이 의원 만한 인물을 찾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 총재와 이 의원의 ‘불편한’ 관계가 이 의원 입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이 총재에게 신한국당 경선에서 패하자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한 후 출마를 강행, 500만 표를 얻어 이 총재가 김대중 후보에게 패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한 자유선진당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중심당에서 탈당한 전력도 있어 이 의원의 자유선진당 입당에 이 총재가 반대 입장을 표명할 공산이 크다.
 
자유선진당 위기는 당 총재 ‘1인 지배’가 근본 원인
 
자유선진당과 이 총재에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이 총재에게 닥치고 있는 지금의 위기는 자유선진당의 태생적 한계와 이 총재의 당 운영 스타일에 뿌리 깊은 원인을 두고 있다. 심 의원은 탈당을 선언하며 “설득이 통하지 않는 아집과 독선적 당 운영으로 당 지지율을 2%대에 머무르게 한 이회창 총재와 당을 같이 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이 총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자유선진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대전·충남의 1개 의석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구를 석권해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정당으로 나름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당 대표이자 당내 2인자인 심 의원이 충청 바람을 일으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유선진당의 전신은 국민중심당, 자유민주연합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지난 2004년 총선에서 낙선하며 정계 은퇴를 선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1인 지배’로 오랫동안 당의 운명이 좌지우지 되다시피 했다.

이와 같은 당의 정체성을 놓고 봤을 때 심 대표의 탈당은 이 총재의 당 장악 능력에도 상당부분 악조건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 심 대표 탈당 직후 이준원 공주시장과 공주시의회 의원들의 동반 탈당에서 볼 수 있듯 자유선진당 내 현역 의원 중에도 심정적으로 심 의원 탈당에 동조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심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심 의원 자신은 “창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 충남 공주 출신 정운찬 총리 기용으로 충청 민심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가 힘들어졌다.     © 시사오늘

 
공주 출신 정운찬 총리 기용으로 충청 민심 요동칠 개연성 커
 
이 총재는 충남 공주 출신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총리로 지명되면서 더욱 궁지에 몰렸다. 이 총재가 정치적으로 몰락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들린다.
 
이 총재도 이런 소문을 인식한 듯 “정운찬 총리 기용은 (이명박 정부의) 이이제이(以夷制夷)”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충청 출신 총리 기용으로 충청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을 견제하려 한다는 뜻이다.

정 총리 후보자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대선 후보로 영입을 시도한 적이 있는 대권 후보군 중 한 명이다.
 
정 후보자는 총리 지명 직후 “경제 살리기와 사회 통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대선 출마에는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총리직 수행이 정 후보자가 차기 대권 후보로 급부상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들이 많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충청권에서 안정적인 지지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가 충북 출신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이 점을 호소한다면 충청 지역 민심이 한나라당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매우 크다.

협소한 지역정당의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자유선진당과 이 총재가 존립을 위협받고 있는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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