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손학규 vs 비주류 강경파’…정체성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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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손학규 vs 비주류 강경파’…정체성 논란 가열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7.01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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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강경파 정동영, 손학규에 “원칙 있는 대북정책은 박근혜의 말…종북진보 유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연일 당내 비주류 강경파의 공격을 받고 있다. 당내 비주류 강경파인 문학진 의원이 어제(6월 30일) 손 대표의 정체성을 공격하더니, 1일엔 정동영 최고위원이 대북철학을 고리로 손 대표의 정체성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손학규 vs 정동영의 설전은 지난달 28일 손 대표가 간 나오토 일본 총리를 만나 자리에서 “우리는 그냥 포용정책이 아니라 원칙 있는 포용정책을 일관되게 가져갈 것”이라는 말이 발단이 됐다.

표면적으로는 손 대표의 대북관을 비판한 것이지만, 사실상 ‘한나라당 꼬리표’를 달고 있는 그의 정체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이틀 연속 ‘손학규 정체성’이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손 대표가 간 나오토 총리를 만났을 때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함께 ‘원칙 있는 포용정책’을 펴겠다고 했는데, 이는 민주당이 지난 10년 간 추진한 6·15 정신, 9·19 합의정신, 10·4 실천정신의 계승이라는 햇볕정책의 취지에 수정을 가하는 오해를 줄 수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 왼쪽부터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김현미 수석 사무부총장, 손학규 대표.<사진제공=민주당>

이어 정 최고위원은 “원칙 있는 포용정책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말인데, 마치 민주당의 햇볕정책이 원칙 없는 포용정책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손 대표의 한나라당 전력을 건드렸다.

그러자 손 대표가 정 최고위원을 겨냥하며 “민주당은 민생진보와 평화진보를 추구하는데, 원칙 없는 포용정책은 종북진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종북진보에 대해서 색깔론을 제기할 생각은 없지만 민주당은 분명 이와는 다르다. (남북의)평화가 위협받거나 (북한의)개방개혁을 가로막는 어떠한 정책에도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포용정책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세습체제를 찬성하고 찬양하는 정책이 아니다. 종북진보라고 말씀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표현”이라며 “지난번 손 대표가 ‘햇볕정책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했을 때는 넘어갔지만, 이번에 외국 정상에게 ‘원칙 있는 포용정책’을 말한 것은 당의 정체성의 문제이기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본격적인 토론을 제안한다”며 사실상 승부수를 던졌다.

이 같은 정체성 논란은 최근 한-EU FTA의 국회 비준과 KBS 수신료 인상안, 영수회담 등을 둘러싸고 손학규 리더십에 대한 비판과 지지율 정체가 맞물려 일어나면서 당 안팎의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내 비주류 측이 강경파에 속하는 정동영 문학진 등을 앞세워 주류 당권파로 자리매김한 손학규계를 지속적으로 흔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총대선을 앞두고 당권과 대권후보를 차지하기 위한 주류 vs 비주류 간의 벼랑 끝 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대북관을 둘러싼 손 대표의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자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 40분경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손 대표의 말은 햇볕정책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뜻으로 기존 민주당의 대북정책이 바뀐다거나 하는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손 대표의 종북진보 발언에 대해 “지난 4월 재보선 이후 손학규 대표의 오락가락 행보에 대해서 비판을 자제해왔지만, 이제 도를 넘은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면서 “‘종북’이라는 표현은 반북세력이 평화세력을 공격할 때 써먹던 케케묵은 수법이 아닌가. 손 대표가 6·15 공동선언 등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것을 어찌 이해해야 되는지 참으로 난감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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