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窓] 슬픈 봄의 단상(斷想)
[사색의 窓] 슬픈 봄의 단상(斷想)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3.07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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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며칠째 ‘미세먼지 감옥’에 갇혔다 풀려난 것 같다. 미세먼지로 흐릿한 세상이 ‘시계(視界)제로’인 우리의 국가상황을 보는 듯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소득 양극화는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인터넷커뮤니티
며칠째 ‘미세먼지 감옥’에 갇혔다 풀려난 것 같다. 미세먼지로 흐릿한 세상이 ‘시계(視界)제로’인 우리의 국가상황을 보는 듯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소득 양극화는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인터넷커뮤니티

며칠째 ‘미세먼지 감옥’에 갇혔다 풀려난 듯하다. 흐릿한 세상이 ‘시계(視界)제로’인 우리의 국가상황을 보는 것 같다. 대기 중의 바람이 알아서 미세먼지를 날려주는 것 말고는 이 정부에 바랄 수 있는 대책은 없어 보인다. 어김없이 전해지는 재난문자를 읽는 것뿐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렵다. 

겨우내 품어 왔던 마음이 허물어져 간다. 기대했던 봄은 아니다. 이 봄, 희망의 소리는 들을 수 없는 것인가. 개구리의 힘찬 몸짓이 부럽다. 정치, 경제, 외교, 국방 등 국민들이 갖는 불안감은 커져 간다.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봄 앓이를 하는 나 자신이 밉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최하위 20%의 소득은 역대 최대로 감소했지만 최상위 20%의 소득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 국민소득 3만불 시대, 소득격차 양극화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전체 숫자로 보면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상위 소수에게 성장의 과실이 쏠리다 보니 대다수 서민이나 하위계층은 성장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보따리를 꾸린다. 기대에 찬 꿈을 싸안는다. 어려운 살림살이에 명품을 바랄 수 있으랴. 포기한 적 오래다. 줄일 수 있는 건 줄여야 된다는 굴레에 길들여온 지 수년. 이제 더 이상 졸라맬 허리도 없다. 내 것 제대로 챙겨 보지 못한 지난날이 한스럽다. 지금껏 문제 일으키지 않고 살아왔는데, 어른들 눈 밖에 나면 큰일이다. 쫓겨나면 참고 살아온 세월이 억울하지 않은가. 오늘 식탁에선 어머니가 “어려운 살림에 입은 왜 그리 크냐”며 타박을 한다. 슬픈 봄이다. 

사랑하는 부모님. 없는 살림에도 자식을 훌륭하게 성장시켰습니다.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오는 고통을 물리치며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셨죠. 소 팔고, 논 팔고, 돈 되는 것 모두 팔아 등록금을 마련했습니다. 자식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애쓰신 부모님의 검은 얼굴이 자랑스럽습니다. 빚을 얻어서까지 뒷바라지해 준 그 은혜를 무엇으로 갚으리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가 보다. 겨울 내내 흙먼지 날리던 산. 봄비가 내렸다지만 비가 온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극심한 가뭄의 언저리인지라 비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타들어가던 산과 들을 적시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서민들의 삶은 날이 갈수록 더 팍팍해진다. 경제적 여유란 생각뿐, 어려운 생활의 연속이다. 단기 경기부양을 도모하는 토건(土建)정책으로는 경제를 살리기에 역부족이다. 목 죄는 갈증은 언제쯤 시원스레 풀리려나. 하루빨리 버들개지에 물오르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담당업무 : 산업부 소속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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