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화장품 대전' 벌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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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 '화장품 대전' 벌어지나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9.03.08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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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계열 한섬 '화장품 제조, 판매' 정관에 추가
시장 진출한 롯데, 신세계와 한판 승부 불가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변상이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자사 계열사 한섬을 통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자사 계열사 한섬을 통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이 자사 계열사 한섬을 통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섬은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한섬은 의류 제조, 판매와 도·소매업이 주력 사업이지만 이번에 화장품 부문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백화점이 화장품 사업에 본격 뛰어드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백화점에 화장품사업이 생소한 것은 아니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화장품 편집숍 ‘앳뷰티’를 운영중이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프리미엄 화장품, 고급 스파, 호텔 화장품, 유기농 화장품 등 20여개 프리미엄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판매하고 있다.

2015년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문을 연 앳뷰티는 기존 화장품 중심의 매장 구성에서 헤어, 바디, 이너뷰티 등으로 품목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앳뷰티는 월평균 2억~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 라이벌인 롯데·신세계가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어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현대의 화장품 사업 확장이 신성장의 밑거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를 두고 한섬 측은 화장품 사업을 추가하는 이유로 ‘상표권 보호’와 ‘라이프스타일 상품 보강’ 차원일 뿐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공장 설립 여부, 브랜딩, 컨셉트 등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섬 관계자는 “이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서 수입 화장품을 일부 유통해 판매하고 있다”며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정관에 사업 목적을 추가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와 롯데그룹은 이미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 오프라인 채널의 업황 둔화로 어려움에 직면한 백화점 업계가 화장품 사업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중 괄목할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신세계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사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2012년 4월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60억 원에 전격 인수했다.

이후 2016년에는 이탈리아 화장품 업체 인터코스와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해 화장품 제조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자체 한방 브랜드 ‘연작’도 출시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2017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 인수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14.6% 증가한 1조2633억 원, 영업이익은 118.3% 급증한 555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화장품 영업이익은 무려 176% 증가했다.

이와 별도로 신세계백화점은 2016년 화장품 전문점 ‘시코르’를 선보였다. 현재 전국 20개 매장이 있다. 2017년부터는 ’시코르컬렉션’이라는 자체 브랜드(PB)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화장품 사업을 전방위로 확대하며 화장품 신흥 강자로 위상을 굳혔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말 프리미엄 화장품 편집숍인 ‘온앤더뷰티’ 를 문열고 뷰티 사업 에 뛰어 들었다. 잠실 에비뉴엘 지하1층에 입점한 온앤더뷰티는 밀레니얼 고객을 타깃으로 총 400여개 브랜드를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거울 모양의 디지털 사이니지 기기를 통해 인기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서치온‘, 디지털 서비스로 상품의 성분을 분석해주고 연관 상품을 추천해주는 ‘터치온’, 직원에게 1:1 맞춤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캐치온’ 등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이처럼 롯데백화점은 오픈 이후 기존에 없던 ‘뷰티 큐레이션 스토어’ 콘셉트라는 차별화된 무기로 목표대비 매출을 초과 달성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업계가 화장품 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이유는 온라인 쇼핑의 급증으로 백화점 사업이 정체되면서 신수종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K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유통업체들 역시 화장품 시장으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은 K뷰티에 힘입어 수년째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여성 구매비중이 높은 백화점 업계는 화장품시장에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자사의 백화점 고객명단을 활용해 신규 화장품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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