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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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은 올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3.09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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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간 협상 기조의 향방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2차 북미 정삼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북미 협상 재개와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은 어떻게 될 지 주목된다. 사진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28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단독회담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2차 북미 정삼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북미 협상 재개와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은 어떻게 될 지 주목된다. 사진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28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단독회담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3차 북미 정상회담은 올까. 이를 가늠하기 위한 북미 간 협상 기조의 향방이 주목된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미북 간 평화의 바람이 불었다. 탑 오브 방식의 파격적 정상회담이 전개됐다. 역대 없었던 북미 정상회담이 사상 처음 2회에 걸쳐 진행됐다.

작년 6월 1차 정상회담은 자본주의 발전 모델인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다. 지난달 열린 2차는 공산주의 경제 발전을 보여준 베트남 하노이에서 치러졌다. 전자는 성공적 합의를, 후자는 결렬됐다. 빅딜도 스몰딜도 아닌 노딜로 끝났다. 판이 깨진 이유는 명확했다. 물물교환으로 치면 각자 원하는 내용물이 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셈법은 맞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핵시설 폐기에 플러스알파에 대한 비핵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협상테이블에 가져온 최고치는 영변핵시설에 국한됐다. 그것과 대북제재 5개 해제를 맞바꾸기를 원했다.

회담에 임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속도보단 옳은 합의”라는 데 무게를 뒀다. 시간이 급하지 않다는 점을 미리 전제했다. 이는 “우리에겐 1분이 중요하다”고 한 김 위원장 발언과 대비됐다. 한쪽은 여유를, 다른 한쪽은 조급함을 드러냈다. 실랑이를 벌이며 흥정할 시간도 넉넉하지 못한 듯했다. 플러스알파의 빅딜이 아닌 이상 양보의 여지도 타협도 없었다. 미국은 자신들의 목표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있음을 세계를 향해 재차 확인시켰다. 이는 적당한 협상을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의 북한을 인정해주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를 줬다. 반면 경제적 돌파구 마련에 한시가 바쁜 북한으로서는 최소한의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도 얻어내지 못한 협상이었다.

제2의 출로가 필요한 북한이 취할 향후 행보에 대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달 27일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핵 기술을 팔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핵 보유국이 목표인 북한은 대북제재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생존을 위해 뭐든 할 수 있고, 핵 기술을 판매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란 등 북한의 핵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잠재적 구매자들이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문제는 만약 그렇게 되면 북미 간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이 두려워하는 건 북한 땅에 있는 핵무기 자체보다 북에서 생산된 생화학물질 등이 제3국의 반미 체제의 테러리스트 집단을 통해 미 본토까지 오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 북의 핵실험 재개도 외부로의 유출도 방치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관점이었다.

실제 미국은 북미 회담 결렬 이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 여부 등 북한의 핵실험 재개 동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간접 경고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나의 관계는 매우 좋다”면서도 “만약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재개한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미국의 전략은 협상의 끈을 유지하며 평화 무드를 이어가겠다는 심산이 주인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5일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쪽과의 접촉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북한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4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향후 2~3주 안에 실무 협상팀을 평양으로 파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등 대화 행보를 계속 취하고 있다.

북한 또한 협상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엿보이고 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2차 북미 회담이 끝난 직후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더욱 두터이 하고 두 나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북미 간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지난 6일 회담의 합의문이 없었음을 처음 언급한 노동신문 역시  “온 세계가 조선반도에서의 평화 과정이 순조롭게 흐르고 조미 관계가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며 협상 재개에 대한 바람을 시사했다.

하지만, 당장의 순풍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실적으로 “일정 기간 냉각기가 불가피하다”는 전문가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지난 7일 바른미래당 싱크탱크 바른미래원 주최 북미 회담 결렬 진단과 전망 토론회에서 발제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노이 북미 회담에서) 차기 회담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종료했기 때문에 후속 실무 회담 일정을 잡는데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후속 회담 일정을 잡더라도 양측이 합의점을 가지고 만나야 하는데 현재 협상카드로는 양보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양측은 당분간 냉각기를 통해 회담 결과를 평가하고 상호 입장을 좁히는 전략을 다시 정비하게 될 것이다.”

물론 낙관론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8일 이슈브리핑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양측이 서로를 자극하는 언행을 자제하고 대화 의지를 보인다는 점 등을 볼 때 북미 간 협상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준비되는 대로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연구원 역시 앞선 양 교수처럼 “이번 회담에서 양측의 견해차가 확인된 만큼 협상이 빠른 시일 내 재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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