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식의 正論직구] 돋보이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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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正論직구] 돋보이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결단’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3.13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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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SK그룹은 장애인 고용 확대에 이전과는 다르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만약 사업장 내에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그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서라도 장애인 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
SK그룹은 장애인 고용 확대에 이전과는 다르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만약 사업장 내에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그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서라도 장애인 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 SK그룹

최근 SK그룹이 사회취약 계층의 고용을 늘리기 위해 계열사 대표들에게 특명을 내렸다. “올해부터는 장애인 의무 고용률 미달기업이 한 곳도 나와서는 안 된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라.”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내용이다. 

SK그룹의 결단에는 최태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 고용 확대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박수를 받을 만하다. 그동안 누구도 가보지 못했던 길을 민간 대기업 총수가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기로 한 것이다.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조차 법으로 정해 놓은 장애인 고용비율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게 현실이다. 비장애인에 비해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장애인 채용에 소극적이었다. 

우리 사회는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말은 많지만, 정부와 기업이 이런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통상 기업들은 그동안 장애인을 채용하기보다는 고용 부담금을 내는 쪽을 선택해 왔다. 사업장 특성에 따라 장애인이 일하기 어려운 강도 높은 업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기업들 설명이었다. 

SK그룹은 장애인 고용 확대에 이전과는 다르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는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문제”라며 “만약 사업장 내에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그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서라도 장애인 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없는 일자리를 만들어서라도 장애인 채용을 늘리겠다는 데서 진정성을 읽을 수 있다.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옷 벗을 각오’로 장애인 고용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고용 촉진 및 직업 재활법’에 따르면 국가·지방자치단체와 50인 이상 상시근로자를 고용하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일정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장애인 고용이 현저하게 낮은 공공기관·기업의 명단과 근무자 수 등을 공표한다. 현행법상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못맞출 경우 기업들은 고용노동부가 매년 조정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도록 돼 있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취업과 관련해 제도적인 지원책을 갖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편견 없이 장애인에게 취업문을 개방하는 곳은 많지 않다. 장애인에게 대기업 취업은 여전히 높은 벽이다. 지난해 발표한 장애인 고용미달 기업 리스트에는 SK그룹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대기업 계열사도 포함돼 있다. SK그룹에서는 계열사 2곳이 리스트에 포함돼 장애인 의무 고용이 현저하게 부족한 기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180조원 투자와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그동안 기업 규모에 비해 장애인 고용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 민간사업체 부담금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5년 연속 1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기준 장애인 2800명을 고용해야 하지만 장애인 1300명에 대해서는 고용 대신 부담금을 납부했다. 

장애인들이 꿈을 이뤄가기 위한 취업문이 크게 열리고, 이들이 희망의 날개를 달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SK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도 장애인 고용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장애인 고용 확대라는 SK그룹의 아름다운 결단이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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