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窓] 교훈 주는 ‘동물의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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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窓] 교훈 주는 ‘동물의 왕국’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3.1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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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우리의 재벌체제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최근 유럽 경쟁당국 워크숍에 참가해 한국의 재벌체제를 다시 한 번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재벌의 소유지배 구조의 괴리를 언급하며, “재벌의 경영권이 2세를 지나 3세로까지 승계되면서 이들은 창업자들과는 달리 위험에 도전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사익 추구 행위를 통한 기득권 유지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역동성과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요즘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재벌가의 자식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동물의 세계로 이야기하자면, ‘젖을 떼고 다 자란’ 새끼 늑대가 둥지를 떠나지 못해 어미의 걱정을 키우는 경우와 비슷하다 하겠다. 재벌가의 후손들은 왜 비난을 받으며 이런저런 고생을 하고 있을까? 

늑대의 어미는 젖을 땐 새끼들을 거처에서 내쫓을 때, 마치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적을 대하듯 쫓아낸다. 어느 정도 자란 새끼는 독립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 가기를 바라는 어미의 마음에서 이런 행동은 가능할 것이다. ⓒ  인터넷커뮤니티
늑대의 어미는 젖을 땐 새끼들을 거처에서 내쫓을 때, 마치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적을 대하듯 쫓아낸다. 어느 정도 자란 새끼는 독립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 가기를 바라는 어미의 마음에서 이런 행동은 가능할 것이다. ⓒ 인터넷커뮤니티

평소 텔레비전 시청을 즐겨 하지는 않지만 ‘동물의 왕국’은 종종 보는 편이다. 흥미진진한 동물의 세계를 보고 있으면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식 사랑의 정도(正道)를 동물의 삶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면 지나친 말일까. 

늑대의 어미는 젖을 땐 새끼들을 거처에서 내쫓을 때, 마치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적을 대하듯 쫓아낸다. 심지어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생명보다 더 소중히 여기던 새끼를 내쫓기 위해 물어뜯기까지 한다. 어느 정도 자란 새끼는 독립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 가기를 바라는 어미의 마음에서 이런 행동은 가능할 것이다.

재벌가에서 창업주가 사업을 일구고 2세가 그룹을 키웠다면, 3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다. 이들은 부러움의 대상인 동시에, 일탈 행위를 하면 사회적 지탄은 물론이고 반기업 정서라는 부메랑까지 맞게 된다. 재벌家 사람들의 반사회적 행위는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경영 리스크를 키워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회장님들의 잘못된 ‘자식 사랑’이 화근을 만들었다.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자식들에게 기업 지배권을 물려주려는 욕심에 불법 탈법을 자행하게 된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포승줄에 묶여 구속되는 그들의 모습이 처량하기까지 하다. 

세계적인 거부(巨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존경받는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홍콩 배우 주윤발도 지난해 8100억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는 “어차피 그 돈들은 제가 잠깐 가지고 있었던 것뿐”이라며 “인생에서 가장 이루기 어려운 일은 많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근심, 걱정 없이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의 재벌이 변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동물의 왕국’에서 어미로부터 내쫓김을 당한 새끼 늑대가 독립해 당당하게 성장해 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감동을 받는다. 새끼가 약육강식의 세계를 스스로 살아낼 때 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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