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바른미래당, 갈라설까?…선거법 놓고 난기류
[취재일기] 바른미래당, 갈라설까?…선거법 놓고 난기류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3.21 2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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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과 개혁2법 패스트 트랙 내홍
4·3 재보궐 이후 집단 탈당 가능성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바른미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민주당 요구의 개혁입법 패스트 트랙 처리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당의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시사오늘(그래픽=김유종)
바른미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민주당 요구의 개혁입법 패스트 트랙 처리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당의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시사오늘(그래픽=김유종)

바른미래당이 난기류를 만났다. 최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및 개혁2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검경수사권) 패스트 트랙 추진을 놓고 의견 대립이 첨예했다. 당이 내홍에 휩싸이자 많이들 예의주시한 것이 있다. 당 내 인사들로서는 얄밉게 들리겠지만 ‘이번엔 갈라설까?’이다. 이 질문으로 거슬러 올라가기까지 선거법과 패스트 트랙 사안을 둘러싼 궁금증 관련 ‘취재일기’를 통해 정리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의석수는?
왜 복잡한 셈법이 됐을까.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여야 4당은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에 연동률 50%를 적용하기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또 한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 출마해 이후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된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석패율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문제가 된 건 복잡한 셈법 논란이었다. 예컨대 50%연동률을 적용함에 있어 각 정당에 배분된 총 의석에서 지역구 의석을 제외하고 남은 숫자의 2분의 1에 50% 연동률을 전용 의석수로 적용하는 방식 등이다.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이 지난 19일 공개한 시뮬레이션에 따라 현 20대 총선에 적용할 경우 이렇다.

더불어민주당(123->107석)은 16석 줄고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122->110석)은 12석 줄어든다. 국민의당은 38석->59석으로 21석 늘어난다. 정의당 6석->14석으로 8석 증가한다.

하지만 정치개혁시민연대 하승수 비례민주주의 연대 대표 계산 방식에 의하면 끝자리 수가 달라진다. 

21일 하 대표가 <시사오늘>과의 통화 이후 보내준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123에서 106석으로 17석이 준다. 한국당은 122석에서 109석으로 13석이 감소한다. 국민의당은 38석에서 61석, 정의당은 6석에서 14석으로 늘어난다.

같은 준연동형 적용 방식임에도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 대표는 소수점 처리 방법에 따라 달라진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시뮬레이션 한 시점은 심 위원장이 설명하기 전의 결과라는 점에서 심 위원장 측 자료가 더 정확할 거라고 봤다.

또 이번 선거법이 복잡한 계산법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온전한 연동형을 하면 계산이 간단한데 50% 연동형 개념을 적용해서 좀 더 복잡해졌다”며 “정치 세력간의 현실적 타협의 결과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인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국민의당 때와 비교하면
연동형 도입 시 득일까 실일까

우선 위 시뮬레이션에서 알 수 있듯 정의당은 확실한 수혜다. 20대 총선에서 정의당 정당득표율은 7.78%로, 준연동형 적용 결과 거의 두 배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라진 정당이지만, 바른미래당의 전신 중 한 축인 국민의당만 놓고 보면 20대 총선 기준 시 확실히 득이었다. 당시 국민의당은 호남 지지는 물론 전국에서도 고르게 지지를 입은 바 있다. 특히 정당득표율에서는 전체 2위였다.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보다 높은 득표율을 얻었다. 새누리당 36.01%, 국민의당 28.75% 민주당 27.46%, 정의당 7.78% 순이었다. 따라서 이 때를 기준으로 하면 국민의당 의석은 확연히 눈에 띄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호남의 압도적 성원도, 전국의 고른 지지도 받고 있지 못하다. 제3 정당이자 야권의 대안 정당으로 관심을 모은 바 있지만, 당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2017년 장미 선거에서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3위로 밀려났을 때부터 당의 존폐 위기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민주당으로 흡수될 가능성도 제기됐고, 한편에서는 바른정당과 통합 할 경우 지지율이 반등될 거라는 여론조사 기관의 전망도 들려왔다. 민주당으로의 회기를 막기 위한 안 전 대표의 선택지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이었다.

하지만 과정도 결과도 매끄럽지 않았다. 격렬한 갈등 끝에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통합 반대파는 민주평화당으로 갈라섰다. 바른정당도 김무성 의원 등 일부 탈당파 의원들은 정체성을 문제로 한국당으로 복귀했다. ‘안철수 유승민’을 중심으로 바른미래당으로 출범한 이후에도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못했다. 시너지 효과를 볼 거라는 전망을 무색하게 했다.

통합 후 처음 치른 지난 6·13 지방선거 결과는 참담했다. 기대를 걸었던 정당득표율도 서울 11.48%, 전북 3.78%, 전남 3.50%, 경북 8.26%, 경남 5.82% 등으로 20대 총선에서 2위했던 때와 비교하면 형편없이 떨어졌다. 조직 규모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화학적 결합이 초장부터 삐거덕거리고 새 정치 일면보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싸움 등 구태 정치의 면모를 보인 것도 당에 대한 국민 기대를 떨어트리게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손학규 대표 체제 이후 당이 사활을 건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추진이었다. 당 대표 공약이기도 했던 선거법은 단식 투쟁을 감행하면서까지 손 대표로서는 올인 한 측면이 컸다. 역대 최고령자 단식이었다는 평가가 들릴 만큼 손 대표로서는 생사를 오가는 모험이었다. 7공화국을 열기 위해서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허물고 다당제를 정립할 독일식 비례대표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평소 지론에 대한 사명이 워낙 커 뜻을 굽히지 않는 듯하다는 평가다.

“손 대표야, 의석수의 유불리를 떠나 본인이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7공화국의 기틀을 만든다면 대의명분상 그걸로 큰 의미가 있지 않겠나.”(21일, 일선 정치부 부장과의 대화에서)

그러나 중요한 건 실익적인 측면일 것이다. 바른미래당으로서는 연동형을 하는 게 최선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금 상태로 총선에 나가면 바른미래당은 전멸이다. 호남에서는 바른미래당 하면 손사래부터 친다. 입 밖으로 얘기도 꺼내지 말라고 할 정도다. 바른미래당으로서는 수도권 일부 지역을 목표로 하는 동시에 정당득표율을 높여 비례의석이라도 늘려보자는 심산일 가능성이 있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이다.”(21일 호남 지역 일간지 기자와의 대화 중)

지역구 고전을 전제로 연동형이 유리하다는 것에는 당에서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당 정개특위 위원인 김성식 의원실은 이날(21일) 통화에서 “당 자체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 것은 없다”며 “국민의당 때를 기준으로 하면 현실성이 떨어지고 현 바른미래당 기준으로 하면 지역구 매칭이 안 되는 등 어떤 가정을 전제로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며 다음의 말을 이어갔다.

“정치 개혁적 면에서 연동형 추진은 당의 소신으로 봐야 하지만 유불리를 아예 안 따질 수가 없다. 지역구에서 못 가져온다는 가정 하에서 보면 정당득표율에 기댈 수밖에 없다.”(김성식 의원실)

물론 당이 연동형 비례대표를 추진해도 실익적 면에서 오히려 손해가 될 거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금 지지율 또는 지지율이 매우 높을 때를 기준으로 지지율 5-10프로 정도 나온다고 생각하고 의석수를 계산하는 것 같은데 이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입니다. 지금처럼 꼼수 패키지딜에 속아 정적숙청용 공수처랑 엉터리 수사권조정을 동의해주는 여당이중대가 되면 갈수록 지지율이 추락할 것이다.” (20일 페이스북 이언주 의원)

연동형 도입 시 통폐합 지역 포함된
바른미래당 의원들 입장은?

만약 연동형이 도입되면 우선 통폐합 대상에 오르는 지역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에서 <시사오늘>에 보내온 ‘2019년 1월 말 인구 기준, 지역구 의석 225석 축소 시 우선 통폐합 지역은 아래와 같다. 이는 225개 선거구로 했을 경우 3대 1로 계산해 초과선거구 미달 선거구를 정리한 것이다.  

인구 15만 3560명보다 미달되는 지역은 26개다.

서울 종로구(정세균), 서울 서대문구갑(우상호), 부산 남구갑(김정훈), 부산 남구을(박재호), 부산 사하갑(최인호), 대구동구갑(정종섭), 인천 연수구갑(박찬대), 인천 계양구갑(유동수), 광주동구남구을(박주선), 광주서구을(천정배), 울산 남구을(박맹우), 경기안양시 동안구을(심재철), 경기광명시갑(백재현), 경기 동두천시연천군(김성원), 경기 안산시단원구을(박순자), 경기군포시갑(김정우), 경기 군포시을(이학영), 강원속초시고성군양양군(이양수), 전북익산시갑(이춘석), 전북 남원임실순창(이용호), 전남 여수시을(주승용), 경북 김천시(송언석), 경북 영천시청도군(이만희), 경북영양군영덕군봉화군을진군(강석호) 등이다.

30만 7120명 초과 지역은 두 곳이다.

세종특별자치시(이해찬), 경기 평택시을(유의동)이다.

이중 바른미래당은 박주선 의원(광주동구남구을)과 주승용 국회부의장(전남여수을)이 통폐합 대상 지역구에 속하지만,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입장은 나뉘고 있다.

“기존 (100% 적용의) 연동형제는 찬성하지만, 민주당 안인 지금의 변형된 연동형제는 반대한다.”(21일, 박주선 의원실 통화)

- 반대하는 이유는?

“지역구 통폐합을 떠나서 변형된 걸로 할 경우 지역이 적은 곳에 대한 민의를 반영하는 게 어렵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제도가 맞지 않는다.”

- 다음 총선에 나가나.

“그럴 계획인 줄 안다.”

- 지역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나가면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

“예전에도 선거 어렵다, 안 된다 안 된다 할 때도 잘 이겨온 분이다.”

주승용 부의장 측은 또 다르다.

 “통폐합 대상인 거지, 확정은 아닌 줄 안다. 그리고 선거법 개편이 본인 지역구가 줄어든다고 해서 입장을 번복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주 의원이 다음 총선에 출마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긴급 의총 소집, 왜 반대할까

지난 19일 당내 일부 의원들은 긴급 의원 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 당의 연동형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바른정당 출신의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지상욱 하태경 이혜훈 정병국 유의동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의 이언주 김중로 의원 등이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와 공수처,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연계의 패스트 트랙 처리는 중대한 현안 논의를 위해 의총을 소집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앞서 김관영 원내대표는 선거법 문제의 경우 당론으로 정하는 게 의무사항은 아니라며 국회 사법개혁특위와 정치개혁특위 위원들을 통해 패스트 트랙에 참여하면 된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발로 이뤄진 거였다.

각각의 의원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왜 반대하는 걸까. 연동형을 반대하는 건지, 공수처 법과의 연계를 반대하는 건지 등 궁금했다. 하지만 유승민 지상욱 하태경 의원실 등에 질문을 해보았으나 시원스러운 답은 듣지 못했다. 다만 의원들이 페이스북이나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바 있듯 룰의 문제인 선거법은 최종 합의까지 지지부진해도 원만한 과정을 밟아야 할 절차상의 문제가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즉 어느 한 당을 제외하고 패스트 트랙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의회 정치에 반하는 문제를 지적하는 게 우선 반대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관련 통화에서 “자유한국당을 편드는 모양새로 비춰질까봐 조심스럽지만, 한국당만 왕따 시키는 그림으로 선거법 룰을 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 의회 정치에 있어 부적절하다”고 일갈했다. 또 의총 과정 중 진통이 적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면 오래오래 토론하는 게 정상적이다. 오히려 거수기처럼 하는 게 비정상”이라고 했다.

수 시간에 걸친 의총 결과 뚜렷한 결론은 안 났지만, 당은 패스트 트랙 연계 처리 관련 미온적 태도로 변했다. 정병국 의원이 내놓은 새 협상안도 도출됐다. 공수처법은 △수사와 기소 분리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5분의 3이상 동의 규정 △야당교섭단체 추천 3명, 여당 추천 1명의 추천위원 구성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검경수사권조정은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불인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공수처법만 해도 수사와 기소 권한을 동시에 갖기를 요구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바른미래당의 제출안이 합의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김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가진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4당이 올 초부터 추진한 패스트 트랙이 무산될 경우 원내대표직에서 사퇴 하겠다” “제가 책임지겠다”고 밝히는 등 사퇴 배수진까지 치며 손 대표와 마찬가지로 올인 하고 있다. 앞으로 한 번 더 있을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설득해 패스트 트랙을 관철시킬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이 같은 데에는 표결로써 당론 채택을 할 경우 동의하기 어렵다는 예상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도 보인다. 표결에 들어갈 경우 당 활동을 하지 않는 의원 4명을 제외한 25명의 의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7명 이상이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에서다.

당은 갈라설까

선거법이 분수령일까.

가장 궁금한 것은 선거법을 둘러싼 패스트 트랙 파열음을 계기로 당이 갈라설 위기를 맞느냐이다. 분당 혹은 탈당 도미노, 집단 탈당 등 여러 변수에 맞닥트릴 가능성에 대한 물음이다.

바른정당 출신의 한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사실상 갈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래부터 한 지붕 두 가족이었지만 이번을 계기로 분당 가능성도 커졌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과 원외 위원장들이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면 그 자체로 분당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4월 3일 보궐선거에서 한 석도 못 얻고 당의 지지율도 안 오른다면 (손학규) 당 대표 책임론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바른정당 사람들이 남아있어도 생존가능성은 희박하다. 보궐 선거 지나고 일정 기간이 지나겠지만, 머지 않아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본다.”

- 한국당 복귀 명분은 뭔가.

“좌파, 진보에 맡겨 놓아서는 안 되겠다. 보수가 뭉쳐야 산다.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

- 함께 탈당해 한국당으로 복귀하나. 아니면 릴레이식으로 가게 되나.

“개개인이 가기보다 다 같이 가지 않으면 어렵다고 본다. 다만 지금 내색을 너무 하면 곧바로 탈당으로 읽힐 수 있어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인 줄 안다.”

정치 평론가가 볼 때도 장기적으로 갈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같은 날(21일) 통화에서 “의원들 개개인의 운명이 달린 것이자 당의 존폐가 달린 문제로 보면, 개개인의 의석수 증감에 따른 이해득실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고 지금 당장 갈라지지는 않을 거다. 선거법이 통과될 경우 지금이라도 갈라서겠지만, 처리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당장 분열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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