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식의 正論직구] 프랜차이즈 회장님과 윤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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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正論직구] 프랜차이즈 회장님과 윤리경영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3.22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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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웅식 기자]

한진家의 세 모녀 막말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어떻게 사람으로서 저럴 수 있을까 의아할 정도로 충격을 받는다. 상대방의 인격은 무시되고 있고, 심지어 폭행까지 자행되고 있다. 자본의 힘이 이상한 괴물들을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국민의 공분을 사는 대상은 비단 대기업 오너 일가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 간식’ ‘국민 야식’ 먹을거리로 명성을 떨치던 프랜차이즈업계가 오너 회장님들의 갑질과 성추행 등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프랜차이즈 일부 ‘졸부’ 오너들의 악행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비난을 받은 것이다.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일부 외식업체 오너 일가의 일탈로 업계 전반에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최근 몇 년 사이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등극한 창업주 오너들이 갑질의 대명사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오너 리스크로 국민 불신이 만연하고 불매운동까지 일어났다. 오너 리스크는 브랜드 이미지에 그대로 반영돼 애꿎은 수천 명의 가맹점주가 그 피해를 뒤집어쓰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정우현 회장의 ‘갑질’ 때문에 모회사인 MP그룹이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다. MP그룹은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정 회장의 경영 포기 확약서까지 제출해야만 했다.  ⓒ인터넷커뮤니티
미스터피자는 정우현 회장의 ‘갑질’ 때문에 모회사인 MP그룹이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다. MP그룹은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정 회장의 경영 포기 확약서까지 제출해야만 했다. ⓒ인터넷커뮤니티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전 회장은 지난달 사법부로부터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정구속은 면했지만 무죄를 주장하던 최 전 회장은 물론, 호식이두마리치킨에 대한 이미지 실추는 면치 못했다.

최 전 회장의 성추행 논란은 호식이두마리치킨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져 가맹점의 매출하락으로까지 이어졌다. 그 불똥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이 떠안아야 했다. 실제 2017년 해당 사건이 알려진 후 전월 대비 가맹점당 20~40%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 전 회장 성추행 사건은 이른바 ‘호식이방지법’까지 탄생시켰다. 이는 오너 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의 피해를 가맹본부에서 배상하는 것을 골자로,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교촌치킨 역시 오너 일가의 갑질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해 수많은 가맹점주가 피해를 봐야 했다. 언론에 공개된 폐쇄회로TV(CCTV) 영상에는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의 6촌 동생인 권순철 상무가 직원들을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교촌치킨이 부랴부랴 사과했지만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전개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교촌치킨 6촌과 회장 물러나라'는 등의 국민 청원이 봇물을 이뤘다. 결국 권 상무는 회사를 떠났고, 권 회장은 이달 사퇴했다. 

‘창업 신화’로까지 불렸던 오세린 봉구스밥버거 대표는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2017년에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봉구스밥버거는 ‘뽕구스밥버거’라는 오명을 달아야 했고,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돼 일부 대학가의 매장 매출은 30% 급락했다. 또 오 대표가 가맹점주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회사를 네네치킨에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이에 반발한 가맹점주협의회가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미스터피자는 정우현 전 회장이 60대 경비원에게 폭행·욕설을 한 혐의와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치즈공급 과정에 끼워 넣은 혐의로 구속된 후 오너 리스크 프랜차이즈의 대명사가 됐다.  미스터피자는 정 회장의 ‘갑질’ 때문에 모회사인 MP그룹이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다. MP그룹은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정 회장의 경영 포기 확약서까지 제출해야만 했다.

일부 프랜차이즈업계 오너와 그 일가의 폭언, 폭행, 성추행 등 일탈이 이어지는 것은 배금주의(拜金主義)가 가져온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인간 가치의 소중함과 배려는 약육강식의 논리로 배척되고 소유의 양만이 성공의 유일한 잣대가 된다. 그들은 직원을 맘대로 부릴 수 있는 종 정도로 여기고,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졸부 의식’을 갖고 있다. 돈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떤 뒷감당도 할 수 있다고 믿는 그들의 생각은 바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윤리경영은 투명성 확보와 성과 향상으로 이어져 기업의 가치를 높이게 된다. 이것이 윤리경영을 하는 중요한 목적이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윤리규범을 정해두고 임직원들이 그에 맞게 행동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 어디든 윤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갑질이나 성추행 등이 발생했을 경우 윤리규범에 입각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은폐하거나 조작한다면 사회적으로 커다란 저항에 부닥치게 된다. 불매운동으로 큰 손실을 보고, 심지어 상장폐지라는 사형선고를 받을 수 있다. 

담당업무 :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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