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랑니, 꼭 뽑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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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랑니, 꼭 뽑아야 하나?
  • 치과전문의 신태운 믿을신치과 원장
  • 승인 2019.03.2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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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치과전문의 신태운 믿을신치과 원장)

치과전문의 신태운 믿을신치과 원장 ⓒ 시사오늘
치과전문의 신태운 믿을신치과 원장 ⓒ 시사오늘

치아 중에서도 가장 안쪽에 위치해있는 사랑니는 입 안에서 가장 늦게 자라나는 치아로 사랑을 경험하는 나이 즈음에 생긴다 해서 사랑니라고 불린다.

전문 의학용어로는 ‘제3 대구치’ 또는 ‘지치(wisdom tooth)'라고 하며, 많은 사람들이 사랑니는 꼭 뽑아야 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불완전하게 맹출됐거나 염증, 충치가 심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면 굳이 발치할 필요는 없다.

인류학자 타우바델 영국 켄트대학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랑니는 조상의 식생활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인류의 조상은 수렵·채취를 통해 음식을 구했는데, 이 음식들 대부분이 설익고 가공이 덜 돼 딱딱하다 보니 음식 섭취를 위해선 더 많은 저작활동을 해야 했다는 것.

이로 인해 치아도 지금보다 더 많이 필요했지만 농경사회로 접어들면서 딱딱한 음식 대신 부드러운 가공음식을 선호하게 되었고, 더 이상 많은 치아와 발달된 턱이 필요없어지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과 같이 빠르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식탁을 점령하면서 턱은 점점 짧아지고 많은 치아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졌지만 사랑니는 그대로 자라는 경우가 많아 그저 불편하고 불필요한 존재가버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건강한 치아건강을 위해서는 자연치아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사랑니도 함부로 뽑지 않는 것이 좋다. 온전하게 잘 관리한 사랑니 하나가 매우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어금니가 파절 또는 손실로 치료가 시급하거나 충치로 인해 어금니가 손상된 경우 ‘자가치아이식술(auto-transplanation)'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때 사랑니를 옮겨 심으면 자가치아를 사용하기 때문에 치료비용과 기간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90% 이상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다만 사랑니 주위에 염증이 발생하여 통증과 두통이 동반되거나 충치가 많이 진행된 경우, 치아가 똑바로 나지 않고 기울거나 누워있는 경우에는 발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발치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치료시기를 미룰 경우 주위에 있는 어금니까지 발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으니 통증, 시린이, 구취와 같은 자각증상이 느껴진다면 하루빨리 치과 정밀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사랑니 발치시기 또한 매우 중요한데, 염증 및 통증 때문에 얼굴과 잇몸이 심하게 부어있는 상태라면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통증이 완화된 뒤에 발치하는 것이 현명하고, 임신한 여성은 일반인보다 면역력이 낮기 때문에 가급적 미리 뽑는 것이 안전하다.

발치 후 입에 문 솜은 최소 2시간 이후에 뱉어내고 피와 침은 모두 삼키는 것이 좋다. 음료수를 마실 때에도 빨대사용은 지혈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가급적 컵을 사용해야 하고, 약 한달 동안은 술이나 담배도 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는 죽이나 스프와 같이 부드러운 유동식을 섭취해야 치료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고, 뜨겁거나 찬 음식, 딱딱한 음식 역시 피하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되니 이 점 참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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