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단식했던 각오로 설득하겠다”…선거법 정면돌파
손학규 “단식했던 각오로 설득하겠다”…선거법 정면돌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3.22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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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다방´ 끝내고 선거법 위해 다시 ´첫걸음´
최고령자 단식 투쟁, 전국 홍보 캠페인 올인
여야 4당 준연동형 합의 기폭제 추동했지만
당 내홍 수습 등 ‘첩첩산중’ 처지에 놓여
4·3 보궐선거 後 리더십 책임론 우려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선거법을 둘러싼 당 내홍을 수습하고 4·3 보궐선거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손 대표가 경남 창원성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 '손다방'을 진행하며 시민과 만나고 있다.ⓒ시사오늘(사진 제공 = 사단법인 국회기자단)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선거법을 둘러싼 당 내홍을 수습하고 4·3 보궐선거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손 대표가 경남 창원성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 '손다방'을 진행하며 시민과 만나고 있다.ⓒ시사오늘(사진 제공 = 사단법인 국회기자단)

‘손다방’은 막을 내렸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4·3보궐 공식 선거일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를 끝으로 '손다방'의 영업을 종료했다. 그러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대장정으로 보면, 이제 막 7부 능선을 찍고 새롭게 첫걸음을 디딘 것과 다름없다. 고지를 앞두고 당내 반발이라는 급제동에 걸려 해결할 과제가 산더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단식 때의 결기로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날(20일) 창원성산에서 사단법인 국회기자단과의 단체 만남을 통해 “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해 단식까지 한 사람이다.  반대 의견을 가진 당내 목소리들을 설득해 통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거라는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선거법 개혁을 위한 그간의 행보를 돌아보며 전망에 주목해본다.

손 대표는 올해 연초부터 ‘손다방’이라는 이름의 푸드 트럭을 타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을 위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벌여왔다. 전국 각지의 시민과 만나 민심 녹차, 개혁 커피, 연동형 둥굴레차, 비례대표 코코아 등 차를 함께 나눴다. 선거제에 대한 공감을 넓히기 위한 행보였다.

첫 개시는 지난 1월 10일 경기도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시작했다. 이후 서울 강남역, 부산, 광주 충장로, 충북 청주, 대전 등 곳곳을 누볐다. 10여 회 이후부터는 주로 경남 창원성산에서 진행됐다. 4·3 보궐에서 당을 대표해 출마한 이재환 후보의 선거운동을 전폭 지원하는 동안에도 20여 차례 손다방을 열며 선거제 개혁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는 평가다.

당 대표 취임 後 연동형 비례대표제 '총력'
선거법 관철 실험대 오른 孫, 돌파해낼까

손 대표는 그간 당 대표 공약이기도 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추진에 사활을 걸어왔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소극적 행보로 지지부진을 답습하던 지난해 12월에는 역대 최고령자로서 단식에 돌입하는 결기를 보였다. 2주간 곡기를 끊었고 국회 로텐더홀 맨바닥에서 잠을 잤다. 그 결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선거제도 합의에 동참했고, 선거법 통과를 위한 정치개혁공동특위 활동도 6개월 연장할 수 있었다.

당의 진로에 있어 유불리도 고려됐겠지만 제왕적 대통령제의 소선거구제를 극복해야 정치 발전을 이룬다는 평소의 사명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7공화국을 열며 다양한 민의를 대변할 다당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정착돼야 한다는 정치 경륜을 통한 오랜 지론이 이번 선거제 개편에 올인 하게끔 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손 대표는 지난 1월 싱크탱크 바른미래원 토론회에서도 "1987년 제6공화국이 출범됐지만, 지역주의 기반의 현행 소선거구제는 우리 정치와 경제의 발전을 번번이 가로막아왔다“며 "승자독식 양당제의 직접적 수혜자인 기득권 양당으로는 민생 정치의 실현이 어렵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이 같은 소신과 맞물려 선거제 개편이 곧 민생임을 촉구한 야3당과의 공조는 탄력을 얻어 나갔다. 심상정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그리고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대표 등 시민단체 정치개혁공동연대와 함께 가열한 선거법 추진의 동력을 추동해 나갔다.

3월 임시국회가 시작하면서는 선거법 처리 또한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였다. 지난 15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인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에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석패율 제도를 도입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대신  민주당이 요구하는 개혁2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검경수사권)과의 연계 처리 방안을 위한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는 것에도 의견을 모아나갔다.

문제는 얼마 안 가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당내 일부 의원들은 긴급 의원 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 당의 연동형 추진을 반대하고 나섰다. 의총을 긴급 소집하는데 이름을 올린 의원들은 바른정당 출신의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지상욱 하태경 이혜훈 정병국 유의동 의원과 국민의당 출신의 이언주 김중로 의원이었다. 제각각 구체적 사안으로 들어가면 반대 포인트가 다르긴 하지만, 중론은 절차상의 문제 제기였다. 선거법이 룰의 문제인 만큼 합의 과정의 절차를 건너뛰고 패스트 트랙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의회 정치에 반한다는 지적이었다. 여기에 연동형 자체 및 개혁2법에 대한 내용상의 반발도 거셌다.

돌아보면 단식 투쟁 끝에 여야 5당 합의에 이르며 4부 능선을 넘었다. 손다방 푸드 트럭을 끌고 전국을 도는 과정에서 선거제 단일안 합의라는 7부 능선까지 다다랐다. 선거법 처리의 고지로 보면 얼마 안 남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당내 파열음과 맞닥트린 손 대표로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다시금 첩첩산중의 처지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손 대표는 과연 지난해 당 대표 취임 후부터 올인 했던 선거법 개혁의 깃발을 꽂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그는 의연하게 대처할 생각을 내비치며 심기일전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다.

손 대표는 지난 20일 창원성산에서 사단법인 국회기자단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당 내홍에 대한 수습을 묻는 질문에 사즉생으로 임했던 단식 투쟁 때를 상기하며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위해 단식까지 한 사람”이라며 “반대 의견을 가진 당내 목소리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다. 그렇게 통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려면 의회 민주주의가 제대로 돼야 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돼야 한다”며 “다당제로 나눠놔야 연합정치, 합의제 민주주의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를 빗대며 “현재도 청와대에서 나오는 비리가 얼마나 많느냐”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줄이려면 선거제 개혁은 꼭 관철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듯하다. 당장 의총을 통해 새로 제시된 개혁2법 관련해서도 민주당이 원안을 고수할 가능성이 커져 패스트 트랙 연계 처리도 무산될 가능성에 놓였다. 당 의총에서 당론을 통해 채택하기로 결정한다면 그 역시 통과되기 어려워 선거법 처리는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당 활동을 하지 않는 의원 4명을 제외한 25명의 의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7명 이상이 당론 채택 찬성에 표를 던져야 하는데 반대 의원 수를 고려하면 불발될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에서다.

4·3 보궐선거 결과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 나올 경우 대표 책임론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당의 존폐의 기로에서 사실상 갈라설 위기에 놓였다는 당 안팎의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는 형편이다.

강상호 국민대 교수는 선거법과 4·3보궐선거 등 실험대 오른 손 대표에 대해 22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향후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며 “재보궐에서 기대할만한 장소가 없는 데다 선거법도 내부적으로 통일을 못 시켜 리더십 면에서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가늠했다.

또 “선거법도 정당 간 이해관계가 반영돼 연동형과 병립형이 뒤섞인 짜깁기 수준이 됐다. 소수점 처리 등 셈법도 복잡해 결과 값도 각기 다르다”며 “지금이라도 당 수습과 함께 선거법 논란을 재정립하고 미숙한 문제를 깔끔하게 조정해나가는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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