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식의 正論직구] "내가 낸 곗돈이 내집 살림 간섭"…국민연금 주주권행사 신중해야
[김웅식의 正論직구] "내가 낸 곗돈이 내집 살림 간섭"…국민연금 주주권행사 신중해야
  • 김웅식 기자
  • 승인 2019.03.26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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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기업 길들이기’, ‘경영권 빼앗기’ 등의 논란이 제기되는 순간 위험성은 커진다.  경영참여를 위한 주주권 행사는 기업 경영권과 자율성 침해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을 한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기업 길들이기’, ‘경영권 빼앗기’ 등의 논란이 제기되는 순간 위험성은 커진다. 경영참여를 위한 주주권 행사는 기업 경영권과 자율성 침해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을 한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이 기업가치를 높이려고 주주권 행사를 한다는 것은 내가 낸 곗돈이 내 집 살림을 간섭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곗돈을 처음부터 내지 않았을 것이란 불만도 나올 만하다. 계주의 눈 밖에 난 회원 몇 명을 손봐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왜 남의 살림살이에 간섭하느냐는 불평이 설득력을 얻기도 한다.     

이달 들어 주주총회가 본격 열리면서 주주 간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다. 주로 행동주의 펀드들이 투자기업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개선 방안들을 요구하면서 어느 때보다 주총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국민연금에 강력한 채찍이 주어졌다. ‘스튜어드십 코드’라는 채찍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고객의 자산을 맡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고객을 대신해 투자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 고객의 자산을 충실하고 선량하게 관리하도록 하는 자율지침을 말한다. 

국민연금이 한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인 한진칼에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를 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행사 범위는 정관변경 주주제안으로 최소화했지만 정관에 ‘배임,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이사는 ‘결원’으로 본다는 조항을 신설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실상 해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결정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폭행, 막말 등 일탈행위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최소한의 상징적인 경영참여라도 추진해 오너 리스크를 해소하고 훼손된 주주가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국민연금이 채찍을 꺼내들면서 내건 ‘국민노후를 위한 장기 수익률 높이기’는 명분이 좀 약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국민연금이 최근 투자 낙재생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서 투자금 16.9%를 까먹었다. 그런 신통찮은 결과를 낸 국민연금이 “이렇게 해야 주가가 오른다”고 코치하겠다는 것이다. 

‘기업가치 제고와 주가부양’이란 본연의 역할이 부각돼야 하는데, 이미 정치·사회적으로 ‘기업 길들이기’, ‘경영권 빼앗기’ 등의 논란이 제기되는 순간 경제활동에 위험성은 커진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가 경영참여를 위한 주주권 행사는 기업 경영권과 자율성 침해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을 한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조양호 회장의 주력 계열사인 한진칼, 대한항공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여부를 확실히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곧 있을 주총에서 쟁점이 되는 주요 안건에 기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담당업무 : 산업부 소속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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