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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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당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3.27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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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주주 3분의 2 동의 못받아... 사내이사 연임 실패
오너 부재로 경영위축 불가피...IATA 서울총회 차질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항의하는 모습. ⓒ 시사오늘 귄희정 기자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항의하는 모습. ⓒ 시사오늘 귄희정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년 만에 대한항공 경영권을 내려놓게 됐다. 그간의 오너 리스크로 인한 여론 악화는 물론,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에 따른 주주 표심 균열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2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 5층 강당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상정했지만, 표결 결과 35.9%의 반대표를 받아 최종 부결됐다. 회사 정관상 규정인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내지 못한 탓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조 회장과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대한항공 지분 33.35%를 보유하고 있어, 연임을 위해서는 주주 출석률 100% 가정 시 33% 가량의 우호지분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표심을 사기 위한 전사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반대표에 부딪혀 오너일가가 회사 경영권을 내려놓는 초유의 사태를 빚게 됐다.

특히 2대 주주인 국민연금(11.56%)이 주총 직전날 반대표를 던지면서 대한항공에 불리한 상황을 연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조양호 회장이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권을 침해한 이력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반대표를 행사함으로써, 소액 주주들의 표심 이탈을 촉진시켰기 때문이다.

2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외인 주주들의 경우에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가 조 회장 선임 반대 의견을 내면서 표심이 흔들린 영향 역시 컸다. 이 외에도 서스틴베스트와 좋은 기업 지배구조 연구소 등도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 권고 의견을 내는 등 불리해진 여론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편 업계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실패가 대한항공의 경영활동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총수의 리더십 발휘와 책임 경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 주요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방어 실패는 향후 경영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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