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박영선 청문회서 여야 충돌…진영·조동호는 검증에 집중

국회는 청문주간 마지막 날인 27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진영 행정안전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그러나 검증 작업에 집중된 진영·조동호 후보자와 달리, 박영선 후보자에 대해서는 시작부터 여야가 충돌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우선 박영선 후보자의 경우 초반부터 자료 제출 부실을 이유로 여야가 부딪쳤다.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이제까지 청문회 중에서 이렇게 자료 없이 깜깜이 청문회를 한 경우는 없다”며 “청문위원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느냐”고 일갈했다.

같은 당 이철규 의원도 “적극적으로 자료 제출을 방해까지 했다”고 거들었고,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역시 “저는 주로 정책 자료를 요청했지만 협조가 안됐다”면서 “무시를 하는 것인지,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러자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은 “(야당에서 요청한 자료는) 너무 개인적인 것들”이라고 반박했고, 박범계 의원도 “정치적 망신주기와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자에 대한 질의가 시작된 후에도 여야는 계속해서 충돌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과거 박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했던 발언들을 보여주면서 “내로남불”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진영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부동산 투기 의혹과 용산개발 과정에서의 이해 충돌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 윤재옥 의원은 “시세차익을 올린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고, 이채익 의원도 “후보의 재산증식 과정을 보면서 (일반 국민들이) 좌절감을 맛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자 진 후보는 “시세차익을 많이 봤다는 부분은 국민 정서상 참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동호 후보자는 외유 출장 의혹과 아들 유학 관련 의혹으로 야당의 질타를 받았다. 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후보자가 해외출장을 간 곳이 자녀들이 유학한 곳과 일치하고 있다”며 “한두 번도 아니고 7번이나, 총 4800여만 원을 연구비로 지출하면서 부인과 함께 아들 졸업식까지 참석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도 “후보자가 카이스트에 제출한 출장 보고서와 실제 행사가 열린 날짜가 다르거나, 행사가 아예 열린 적 없는 것으로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출장은 계획에 입각해 서류를 냈고, 다녀와 관련 서류를 모두 냈기 때문에 제가 알기에는 허위가 없다”면서도 “(출장 중) 아들 졸업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아들의 호화 유학 논란에 대해서도 한국당 박성중 의원이 “아들이 유학을 하는 7년 동안 7억 원을 송금했는데, 후보자 한 해 연봉을 유학비로 다 바친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따지자, 조 후보자는 “유학자금은 보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보냈다. 다만 자녀 지원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바른미래당 원외위원장들 “이언주, 거취 결정하라”

바른미래당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27일 손학규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이언주 의원에 대해 “자신의 행위에 합당한 책임을 지고 거취를 스스로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정찬택 서울 영등포구갑·황환웅 서울 노원구갑·최용수 충북 충주시·박홍기 서울 강동구을 지역위원장 등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들과 일부 당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찌질하다’, ‘벽창호’ 등 사회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금기어를 부모님 연배 분에게 거리낌 없이 내뱉는 이언주 의원은 패륜적 행위로 대한민국 정치를 흙탕물로 만드는 미꾸라지와 같은 존재”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들은 “손학규 대표에 대한 이 의원의 반복되는 인격 모독과 비하 발언, 바른미래당에 대한 음해는 그동안의 당원 동지로서의 배려와 포용심의 한계를 넘어서게 한다”면서 “친노·친문에 대한 이언주 의원 개인의 분열증적 증오의 감정을 우리 당에 덧씌워서 당과 당 대표 및 지도부를 이리저리 흔드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언주 의원에게 준엄하게 경고한다. 자신이 살겠다고 당을 죽이는 이언주 의원은 손학규 대표와 당원, 국민 앞에 백배사죄하라”며 “이제는 바른미래당의 가치와 부합할 수 없는 자신의 행위에 합당한 책임을 지고 거취를 스스로 결정하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전날 저녁 당 윤리위원회에 이 의원에 대한 징계를 청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