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판문점 선언과 6·15 선언…낮은 단계의 연방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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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판문점 선언과 6·15 선언…낮은 단계의 연방제 우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3.29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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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43)〉자유한국당 윤상현 국회의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국제정치 및 외교 안보 전문가인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핵을 막아야 한다고 평소 강조해왔다. 국민대 북악정치포럼에서 윤 의원은 북핵 위기 및 우리 외교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했다.ⓒ시사오늘
국제정치 및 외교 안보 전문가인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핵을 막아야 한다고 평소 강조해왔다. 국민대 북악정치포럼에서 윤 의원은 북핵 위기 및 우리 외교의 대응을 주제로 강연했다.ⓒ시사오늘

‘강력한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대북 강경파다.

국제 정치 및 외교 안보 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지난 2008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튼튼한 국제공조 속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견인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 이 같은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대북 응징을 통해 북핵을 막아야 한다”(2016년 국회 대정부질문), “김정은 목표는 비핵화가 아니라 제재 해제다. 가짜 비핵화 쇼”(2018년 국회 대정부질문) 등.

윤 의원은 지난 26일 국민대 북악정치포럼 강연에서도 같은 맥락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현 정부의 외교행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당일은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 내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늦게까지 열리던 날이었다. 본관 강의실에 등장한 윤 의원은 부리나케 온 모습이었다. 오는 동안 김밥 한 줄로 저녁을 때웠다고 한다. 강의 이후엔 청문회가 진행 중인 여의도로 되돌아가야 한다며 조금 일찍 마쳐도 되느냐며 양해부터 구하는 윤 의원.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치기반에 대해 “할아버지 따라 하기, 공포정치, 선물 통치” 셋이라고 요약했다.ⓒ시사오늘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치기반에 대해 “할아버지 따라 하기, 공포정치, 선물 통치” 셋이라고 요약했다.ⓒ시사오늘

“할아버지 따라 하기, 공포정치, 선물 통치”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통치기반은 셋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세부자의 세습통치',  '꼬맹이가 뭘 알겠어.' 이런 말도 들렸지만 집권한지 벌써 만 칠 년이 넘어갑니다. 통치 기반의 첫 번째는 ‘김일성 모방’입니다. 84년생이지만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할아버지 모습을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말투도 같습니다. 5~6년 전 정보기관에서 김정은의 목소리를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할아버지와 무려 80퍼센트가 같습니다.”

“두 번째는 공포정치입니다. 2013년 고모부인 장성택을 군부 사업 이권에 개입했다며 기관총으로 쏴 죽입니다. ‘겉으로는 떠받들면서 뒤에서는 딴 생각을 품는다’, ‘공식성상에서 건성 손뼉을 친다’는 이유였습니다. 2015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도 공식 석상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고사총으로 쏴 죽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김용진 내각 부총리도 고사총으로 처형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숙청한 사람이 150명가량 된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선물 통치입니다.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측근들을 관리해야 하고 그 방편이 소위 말해 고급 사치품 선물입니다. 자동차를 비롯해 술, 손목시계, 향수, 가전제품 등 수입품을 주고 환심을 사는 겁니다. 재작년만 해도 6억 5000만 달러의 사치품을 중국을 통해 들여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17~18 퍼센트를 고위직들에게 나눠준다고 합니다. 대북 제재를 하면 뭘 하냐. 8~9년 관련해서 '중국이 구멍'이라고 누차 말해왔습니다. 한중 관계를 공고히 해 제재를 이행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다섯 개 여섯 개 정도 있습니다. 10만 명의 인원이 있습니다. 지도자라면 사치품을 사는 게 아니라 부족한 양곡을 사서 줘야지 않겠습니까.”

윤 의원은 그러면서도 대북 제재가 더욱 강화되면서 김 위원장의 선물 통치 기반이 흔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 결의안이 열 개 정도 있습니다. 디젤이나 경유, 석탄, 철강, 다이아몬드 등이 반입 금지되면서 북중 무역도 90% 줄었습니다. 외화도 고갈되는 상황입니다. 노동당 39호의 자금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결국 창고5호 창고2호까지 푸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봅니다.”

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김정은을 어떻게 생각하나. 문 대통령은 겸손하다. 이낙연 총리는 인민의 경제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결단의 지도자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대한민국 2·3세 중 김정은같이 혁신적 지도자가 어디 있냐…. 이분들은 김정은에 대해 호의적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북한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애초 1년 내 비핵화하기로 북한이 구두 약속했다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 작년부터 물꼬가 터진 거였습니다. 하지만 1년 내 비핵화하겠다는 북한의 약속을 우리 정부가 쉬쉬했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서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언론에 터트렸지 않습니까. 11개월 동안 실질적으로 한 게 뭡니까. 작년 5월 23일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 쇼했습니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해체한다고 했지만 다시 복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6개의 핵무기를 또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런 지도자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습니까.”

윤 의원은 남북 관계에 대한 걱정을 내비치며 판문점 선언 1조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선언문 1조를 읽어 내려간 바 있다.

“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다.”

윤 의원은 판문점 선언 1조의 핵심은 ‘자주통일의 미래’라고 했다. 또 이는 곧 6‧15 정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남북 관계의 진전 여하에 따라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자주통일의 미래. 여기에 강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방점을 남북관계의 개선에 두고 있지만 아닙니다. 자주통일의 미래는 뭐냐. 결국 반외세, 반미 자주통일입니다. 그 맥락 속에서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 정책과 통일 정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의 좌파 이론가들이 이 이야기를 했을 겁니다. ‘6‧15 정신으로 돌아가자.’이 이야기가 북미 관계가 어느 정도 급물살을 타고 남북 관계가 조금 나아지면 나올 수 있습니다. ‘6‧15로 돌아가자’ 이렇게. 그 같은 언급이 재야 좌파 쪽으로부터 나올 겁니다. 이후 정치권으로 옵니다. '자주통일의 미래가 곧 6‧15입니다.' 그게 뭐냐.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과 만나 6‧15 선언 2항에서 선언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입니다.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저는 그것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연방 연합제입니다. 국가는 하나다. 남한도 지방정부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주한미군이 없어질 겁니다. 이런 상황의 자주통일의 미래가 될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6‧15남북 공동선언은 역대 첫 번째 남북 간 정상회담을 통해 서명된 합의문이다. 2항에 따르면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한다’고 나와 있다.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국가와 민족은 하나지만, 정부는 두 개로 구성된 통일 방안을 말한다.

이날 윤 의원은 대한민국 안보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염려 때문인지 강연 내내 이따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북핵 위기에 대응하는 우리의 외교 해법에 대해 정부가 이제라도 북한을 바로 보고 굳건한 한미 동맹 속에서 비핵화 약속을 지키도록 견인해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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