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성산 大戰②] “나라 망친 문재인, 한국당 찍어 심판” vs “여긴 정의당이 유리한 지역”
[창원성산 大戰②] “나라 망친 문재인, 한국당 찍어 심판” vs “여긴 정의당이 유리한 지역”
  • 창원=김병묵 기자/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3.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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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궐선거 열흘 전, 창원성산 르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창원=김병묵 기자/ 정진호 기자)

창원성산은 4·3 보궐선거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뉴시스
창원성산은 4·3 보궐선거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뉴시스

봄기운이 완연하던 3월 24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상남시장은 시끌벅적했다. 4·3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후보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모두 시장을 찾은 탓이다. 상남시장 장날이던 이날, 제일 먼저 초입(初入)에 자리를 잡고 유세를 시작한 후보는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였다.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차량에 오른 손학규 대표.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차량에 오른 손학규 대표.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러나 이재환 후보의 연설 내용은 좀처럼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유세 차량 바로 맞은편에 늘어선 대한애국당 지지자들이 “배신자 배신자”를 외치며 방해했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마이크로 연설이, 한쪽에서는 야유가 나오자 잠시 멈춰 섰던 시민들도 “어휴, 시끄러워 죽겠네”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곧이어 이재환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손학규 대표가 차량에 올라서자, 야유 소리는 더 커졌다. 대한애국당 지지자들은 입을 맞춰 “배신자는 물러가라”라고 외쳤고, 몇몇 시민들도 “나라 망쳐놓고 무슨 낯짝으로 여기서 저러나”라며 손가락질을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재환 후보가 연설을 하자, 대한애국당 지지자들은 맞은편에 서서 ‘배신자 배신자’를 외쳤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재환 후보가 연설을 하자, 대한애국당 지지자들은 맞은편에 서서 ‘배신자 배신자’를 외쳤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바른미래당을 싫어하시는 것 같은데 이유가 뭔가요.
“나라를 망쳤잖아 나라를. 저것들이 나가서 분탕질을 하니까 대통령도 탄핵되고 선거도 지고 한 거 아니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잘했고 못했고를 떠나서 자기들만 잘났다고 저렇게 나가서 탄핵을 하니까 문재인이 같은 X이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망쳐놓지. 그러면 반성을 해야지 뭐가 잘났다고 또 와서 한국당 욕을 하고….”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 유세에는 같은 당 의원들이 총출동해 자리를 메웠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 유세에는 같은 당 의원들이 총출동해 자리를 메웠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손학규 대표 연설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 유세 차량이 상남시장 주차장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이재환 후보 유세 차량과 불과 10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였다. 하지만 이재환 후보와는 달리, 강기윤 후보 유세 차량 앞에는 시민들이 빈 공간을 찾기 어려울 만큼 빼곡히 늘어섰다. 강기윤 후보 지원을 나온 김세연·조훈현 의원과 사진을 찍는 시민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보였다.

이윽고 나경원 원내대표가 나타나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다다랐다. 나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기 위해 서로를 밀치는 사람들도 있었으며, 일부는 “나경원 나경원”을 연호하기도 했다. 물건을 사던 시민들도 “TV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람 아니가”라며 나 원내대표를 보기 위해 까치발을 들었다.

시장 상인들까지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연설을 보기 위해 몰려들기도 했다. ⓒ뉴시스
시장 상인들까지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연설을 보기 위해 몰려들기도 했다. ⓒ뉴시스

특히 이 자리에는 원유철·김세연·박대출·김도읍·강효상·이만희·김현아·김순례 의원 등이 모습을 드러내, 한국당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이러다 보니 많은 시민들이 이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유세 차량 앞으로 모여들어,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생선을 손질하던 한 상인마저 칼질을 멈추고 연단을 바라볼 정도였다.

-여기는 한국당이 인기가 많은가보네요.
“문재인이 워낙 개판을 치니까 그렇지 뭐. 장사하는 사람들 다 죽이고 있잖아.”

-이번 선거 결과는 어떻게 보시나요.
“한국당이 돼야 되는데, 여기는 노동당(구 민주노동당)이 워낙 센 데라서 노동당이 이길 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권민호 후보에 대한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권민호 후보에 대한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시끌벅적했던 강기윤 후보 유세가 끝난 직후, 같은 자리에 권민호 후보 유세 차량이 들어섰다. 그러나 ‘지지율 1위’ 정당의 위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5선 중진인 이종걸 의원이 지원 유세를 벌였음에도 시민들은 눈길을 주지 않았고, 선거운동원들만이 “권민호 권민호”를 외쳤다. 결국 권민호 후보는 다음 날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패배, 후보 자리에서 사퇴했다.

각 후보들은 이날 LG 대 KT 플레이오프가 열린 창원실내체육관으로 옮겨 선거 운동을 계속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각 후보들은 이날 LG 대 KT 플레이오프가 열린 창원실내체육관으로 옮겨 선거 운동을 계속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후 후보들은 창원실내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선거운동을 계속했다. 이날 창원LG와 부산KT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경기가 열린 창원실내체육관에는 강기윤 후보와 이재환 후보, 여영국 후보가 모두 몰려들어 ‘선거전’을 펼쳤다. 농구 팬들과 후보들, 선거운동원들이 한 장소에 뒤섞여 움직이는 장면은 마치 축제와도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오늘 농구 보러 오신건가요.
“네. LG 팬이에요.”

-여기 후보들이 선거 운동하러 온 것 같은데 느낌이 어떠세요.
“좋네요. 시끌시끌하고 축제 느낌도 나고.”

-혹시 지지하는 후보는 있으세요?
“아니오. 저는 정치에는 관심 없어요. 하하.”


무엇보다 이 자리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지원 유세를 나와 ‘올스타전’을 방불케 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이정미 대표는 여영국 후보 바로 옆에서 입장을 위해 줄을 서있는 시민들에게 악수를 건넸다. 농구장을 찾은 팬들이 대체로 젊은 층이었던 까닭인지, 이정미 대표와 여영국 후보는 상당한 환영을 받았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창원실내체육관 앞에 ‘손다방’을 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홍보를 계속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창원실내체육관 앞에 ‘손다방’을 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홍보를 계속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다음으로 도착한 인물은 손학규 대표였다. 바른미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홍보하는 ‘손다방’ 푸드트럭을 농구장 앞 광장에 설치했는데, 손학규 대표는 오후 6시경 직접 트럭에 올라 따뜻한 커피와 코코아 등을 시민들에게 대접했다.

-여기 왜 줄을 서 계시나요.
“(푸드트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커피 준다던데요 저기서.”

-왜 커피를 나눠주는지 알고 계시는지요.
“그냥 준다니까 받는 거죠 뭐. 하하. 선거 운동하는 거 아니겠어요.”

-누구를 찍을지는 결정하셨나요.
“저는 정의당이에요.”

-왜 정의당을 지지하시는지요.
“문재인은 싫고, 그렇다고 한국당을 찍겠어요? 아 이제 (체육관으로) 들어가야겠다.”

가장 늦게 현장에 도착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연령층에 상관없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가장 늦게 현장에 도착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연령층에 상관없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마지막으로 체육관을 찾은 사람은 황교안 대표였다. 출입구 쪽에 자리를 잡은 황교안 대표는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몇몇은 황 대표와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고, 일부는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지나가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가 인기가 많네요.
“TV에서 보던 사람이니까 신기해서 그렇죠. 되게 잘 생기셨네.”

-혹시 한국당을 지지하시나요.
“그건 아니에요.”

경기가 시작되고 사람들이 모두 체육관 안으로 들어가자, 대표들과 후보들, 선거 운동원들도 “수고했다”고 서로를 격려하며 하나 둘 자리를 떴다. 바른미래당 ‘손다방’에서 한국당 선거 운동원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나눠주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선거를 정확히 열흘 앞둔 일요일 저녁, 치열했던 선거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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