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연산군의 인사 정책을 비판한 홍흥과 문재인 2기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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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연산군의 인사 정책을 비판한 홍흥과 문재인 2기 내각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9.03.3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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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의 중요성은 수만번을 반복해도 지나침이 없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 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의 철저한 검증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사진(좌) 갑자사화의 원인이 된 연산군의 모친 폐비 윤씨 역을 맡은 배우 전혜빈, 사진(우)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 철회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 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의 철저한 검증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사진(좌) 갑자사화의 원인이 된 연산군의 모친 폐비 윤씨 역을 맡은 배우 전혜빈, 사진(우)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 철회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연산군은 인재 등용 원칙을 무시했다. 조선 조 최고의 간신으로 손꼽히는 임사홍을 최측근으로 삼아 두 차례의 사화를 통해 자신의 권력 유지와 모친인 폐비 윤 씨의 복수극에 몰두했다. 수많은 조선의 인재들이 참살당했다.

<연산군일기> 연산 3년 4월 14일 기사에 따르면 대사헌 홍흥 등이 인재 등용에 관해 상소했다. 조선 초 최초의 사화인 무오사화가 발생하기 일 년 전이다.
 
대사헌 홍흥(洪興)·대사간 홍석보(洪碩輔) 등은 연산군이 즉위 초기에 인사 폐단을 보다 못해 상소를 올린 것이다. 대사헌 홍흥은 일찍이 임사홍의 인물 됨을 간파해 “후에 반드시 나라에 화를 끼칠 것”이라고 에견했던 당대의 충신이었다.
 
이들은 “어쩐 일로 두어 해가 못 돼 성상의 뜻이 문득 옮기어 심지어는 여러 간사하고 무리하기가 신 등의 아뢴 바와 같은 자들에게 모두 특수한 은혜를 입혀서, 그만 조종조의 어진 이 대우하는 명기(名器)로 하여금 도리어 대대로 녹 먹는 집의 은혜를 믿는 사사 물건이 되게 하옵니까?”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 무제의 인사 정책의 실책 사례에 대해서 “공손홍(公孫弘)은 세상에 아첨하는 것으로 등용되고, 상홍양(桑弘羊)은 재물 독점하는 것으로 등용되고, 난대(欒大)는 신선을 구하는 말로 등용되고, 엄조(嚴助)는 군사를 남용하는 것으로, 문성(文成)은 귀신 부리는 것으로 등용되고, 오리(五利)는 바둑 두는 것으로 등용돼 많은 소인이 함께 나와 사특한 일을 해 조종(祖宗)의 청정(淸淨)한 교화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산군은 이들의 간청을 무시하고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일 년 후 자신의 왕권 강화를 위해 친위세력으로 하여금 무오사화를 획책해 사림세력을 몰살했다.
 
지난달 8일 문재인 내각 2기를 위한 개각이 단행됐다. 국회는 7명의 장관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7대 인사배제 기준이 무색할 정도로 다수의 후보자들이 부동산 투기, 자녀 특별채용, 탈세 등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설상가상이랄까? 문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져 자진사퇴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듯이 인사의 중요성은 수만번을 반복해도 지나침이 없다.
 
야권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개각에 대해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일부 후보자에 대한 문제점을 들어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이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 철회했다. 이번 인사 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의 철저한 검증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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