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빚내서 집사라 시즌2' 절찬 상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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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빚내서 집사라 시즌2' 절찬 상영중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4.02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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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권의 총체적 엇박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 1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와 청와대 대변인 퇴진 등에 대해 브리핑하면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당시 집이 3채였는데, 이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제외해야 하느냐. 그게 흠인지는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CBS〈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의겸 전 대변인은 자진 사퇴를 했고, 좀 아쉽다. 불법이 있었던 건 아닌데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아서"라며 "나는 김 전 대변인이 몰랐을 거라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강력한 정책을 펼친 정부여당의 핵심 관계자들이 막상 제 식구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돌연 입장을 바꾸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기에 바쁜 눈치다. 부동산 투기를 적폐로 규정할 때는 언제고, 흠도 아니며 불법도 아니라며 '국민 눈높이'를 들먹이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더욱이 김 전 대변인은 자신의 고등학교 후배가 지점장인 은행에 찾아 대출 10억원을 끼고 재개발 지역에서 속칭 '딱지'를 매입했고, 최 전 후보자는 전세를 끼고 서울 잠실 아파트를 구매하는 속칭 '갭투자' 수법을 썼다. 백번 양보해서 투기가 아니라고 해도,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부 요인들이 빚을 내고 부동산에 투자하는 건 국민 눈높이는 물론, 아예 이치에 맞지 않다.

현 정부의 총체적 엇박자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안이기도 하다. 대통령은 다주택자 신분에서 벗어나려고 자신의 옛 보좌진에게 집까지 팔았는데,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은 노후대책이라며 25억원대 건물을 샀다. 장관은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라고 권유했는데, 장관을 모셨던 차관은 눈 하나 깜짝 않고 있다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직전 자신의 자녀에게 꼼수로 증여했다.

대통령과 장관이 온 힘을 다해 펼치고 있는 부동산 정책을 직속 부하인 대변인과 차관마저 비웃으며 대놓고 반기를 들고 있으니 참으로 우스운 엇박자가 아닐 수 없다. 이건 하극상이 아니라면 부동산 정책 자체가 잘못됐다는 의미가 아닌가.

김 전 대변인과 최 전 후보자는 직권면직과 지명철회가 아니라 자진 사퇴 방식으라 물러났다. 어떠한 징계사유나 흠결이 없다는 것이다. 죄가 있다면 '국민 지갑높이'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시세차익을 남긴 게 아닐까 싶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 두 사람처럼 빚내서 집을 사고 지갑높이를 청와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눈높이는 그대로 두자. 어차피 다 그 나물에 그 밥인 것 같다. 박근혜 정권의 '빚내서 집 사라' 시즌1에 이어 문재인 정권의 '빚내서 집 사라' 시즌2가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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