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재보선] PK 민심 변화 징후…정부여당에 ‘회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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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재보선] PK 민심 변화 징후…정부여당에 ‘회초리’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9.04.04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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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지방선거서 민주당 밀어준 PK…이번엔 한국당에 힘 실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4·3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의당 여영국 후보(창원성산·왼쪽)와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통영고성·오른쪽). ⓒ뉴시스
4·3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의당 여영국 후보(창원성산·왼쪽)와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통영고성·오른쪽). ⓒ뉴시스

‘완전히 돌아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돌아서는 중이다.’

4·3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PK(부산·경남) 민심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창원성산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대역전극’을 일궈내며 결과적으로 1대1이 되긴 했지만, 제19대 대통령선거와 제7회 지방선거에서 나타났던 정부여당 ‘밀어주기’ 분위기는 거의 사라진 탓이다.

제19대 대선과 제7회 지선에서 PK는 더불어민주당에게 ‘화끈한’ 지지를 보냈다. 우선 제19대 대선에서 부산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31.98%)보다 높은 38.71%의 득표율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몰아줬다. 경남의 경우 홍 후보에게 더 많은 표(37.24%)를 던지긴 했으나, 문 후보(36.73%)에게도 홍 후보 못지않은 득표율을 선물하면서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줬다.

제7회 지선에서는 아예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 자리를 모두 민주당 오거돈·김경수 후보에게 선사했다. 여기에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완승을 거두는 등, 일각에서 ‘동서 분할 구도가 붕괴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PK에 ‘민주당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이번 보선의 흐름은 완전히 달랐다. 대표적인 곳이 ‘진보의 성지’로 불리는 창원성산이다. 지난 제7회 지방선거 때만 해도, 창원성산은 민주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김경수 후보(7만6104표)가 한국당 김태호 후보(4만2016표)에 3만4000표 이상 앞서고, 창원시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허성무 후보(6만8023표)가 한국당 조진래 후보(2만9669표)보다 두 배 넘게 득표했을 정도였다.

반면 이번 보선에서는 정의당 여영국 후보(4만2663표)와 한국당 강기윤 후보(4만2159표)의 표차가 504표에 불과했다. 노동자가 많은 창원성산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면, ‘정권 심판론’이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정치권에서 ‘한국당이 선전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한국당 내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한국당 관계자는 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창원성산은 진보 진영 단일화가 안 됐던 제19대 총선 때 빼고는 한국당이 이긴 적이 없었던 지역”이라며 “이 정도 접전이면 사실상 PK 민심이 한국당 쪽으로 돌아왔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당 지도부도 ‘사실상 승리’했다고 자평하는 모양새다. 황교안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섯 곳에서 벌어진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당선자를 못낸 것은 정권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진보의 성지라는 창원 성산에서 사상 유례없는 여야 단일화까지 하고서도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엇이냐”며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서 문재인 정권을 준엄하게 심판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번 선거는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면서 “국민은 한국당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 낮고 겸손하게 전지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선거 결과를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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