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적자 계속…배송전쟁, 치킨게임으로 번지나
스크롤 이동 상태바
눈덩이 적자 계속…배송전쟁, 치킨게임으로 번지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9.04.05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류 투자비용 큰데다 대기업 가세로 출혈경쟁 심화
쿠팡, 3년간 누적적자 1조7512억...마켓컬리도 266억
업계 "덩치키우면 수익개선 저절로" 덩치키우기 급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마켓컬리 광고모델 배우 전지현. ⓒ마켓컬리
마켓컬리 광고모델 배우 전지현. ⓒ마켓컬리

배송시장 경쟁이 ‘치킨게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마켓컬리와 쿠팡 등 선두 기업들이 잇따라 외부 자금을 수혈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유통 대기업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출혈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선두주자인 온라인 푸드마켓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리즈 D 투자는 벤처기업으로서 네 번째 투자를 받았다는 의미다. 

이번 시리즈 D는 기존 투자처인 국내외 주요 투자사가 재참여했다. 마켓컬리는 이번 투자 유치 금액을 생산자들과 긴밀한 협업을 위한 공급망 관리, 안정적 운영을 위한 인력 확충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마켓컬리는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AWS 클라우드 네이티브로의 전환, 대용량 데이터 처리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티안티안 허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 투자 담당 심사역은 “마켓컬리는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서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컬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5년 5월 서비스를 론칭한 마켓컬리는 당일 수확한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을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아침 7시 이전에 배송을 완료하는 ‘샛별배송’을 대표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설립 이후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에 힘입어 연평균 300%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매출액은 지난 △2015년 29억원 △2016년 174억 △2017년 465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70억원에 달하면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지난 1월 월매출액도 300억원을 돌파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마켓컬리는 매각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우선 외부자금 유치 등을 통해 외형을 불리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뿐만 아니라 최근 배송시장이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유통업계 전반에서도 물류,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투자 유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외부 자금 수혈로 덩치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원)을 투자받았고 앞서 지난 2015년 6월에도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티몬도 최근 사모펀드에서 5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 2017년 시몬느자산운용에서 500억원을 투자받은 지 약 2년여만이다. 티몬은 해당 자금을 플랫폼 및 물류 고도화를 위한 개발 비용으로 쓸 예정이다.

유통 대기업들도 물류 및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투자를 위해 1조원의 자금을 유치했고, 롯데도 향후 5년간 온라인에 3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GS그룹은 GS리테일을 통해 ‘GS프레시’를, 동원그룹은 동원홈푸드와 동원F&B를 통해 각각 ‘더반찬’과 ‘밴드프레시’ 등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업체들에 더해 유통 대기업까지 배송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킨게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더욱이 이미 이커머스업계에서는 시장 독식을 위해 손실을 감수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오던 상황이다.

실제 이들 업체들의 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직매입·직배송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투자 등 물류비용이 큰 데 비해 수익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마켓컬리의 누적 적자는 지난 2017년까지 약 266억원에 달한다. 쿠팡 역시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3년간 누적 적자가 약 1조7512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업계가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공을 들이는 데는 중장기적으로는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류, 인건비 등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에도 시장을 선점한다면 수익 개선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면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물류, 배송 관련 대규모 투자가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매출과 적자가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와 충성고객 유치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