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경영권 승계 ‘안갯속’…조원태 체제 힘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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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경영권 승계 ‘안갯속’…조원태 체제 힘잃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9.04.08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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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 회장 지분 모두 상속받아도 오너 일가 한진칼 지분 20.03% 불과
KCGI, 우호세력 국민연금 지분 합하면 20% 넘어..."경영권 위협 지속"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급작스레 별세함에 따라 오너일가의 경영권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 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급작스레 별세함에 따라 오너일가의 경영권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 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급작스런 별세 소식으로 인해 대한항공의 경영권 승계가 안개 속에 휩싸였다. 오너일가의 지분율 감소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 KCGI의 영향력 확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故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율은 17.84%로, 상속세율 50%를 단순 적용하는 경우 조양호 회장 유족이 손에 쥘 지분은 8.92%에 그치게 된다.

현재 유족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이 조원태 사장 2.34%, 조현아 전 부사장 2.31%, 조현민 전 전무 2.30% 등 이해관계자 합산 기준 11% 선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업계는 오너가가 조 회장의 지분을 온전히 상속받더라도 그 지분율이 20.03%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KCGI의 한진칼의 지분율은 13.47%로, 조양호 회장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던 우호지분 국민연금의 7.34%를 합치면 단순합산 지분율은 20.81%에 달하게 된다. 이는 최대주주인 오너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지위를 갖게 됐음을 의미, 향후 대한항공의 경영권 승계를 견제할 공산이 커졌다.

특히 KCGI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경영 개입 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은 물론, 오너일가가 조 회장 지분을 상속받고자 현금 마련을 위해 기존 지분 매각 등의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조원태 사장의 3세 경영 체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투자업계에서는 KCGI의 한진칼 흔들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8일만 하더라도 KCGI가 한진칼 주식 2만584주를 매입하며 꾸준히 세를 늘리는 상황이다. KCGI 강성부 펀드의 입김이 세질수록 앞선 주총에서의 조 회장 사내이사직 박탈과 마찬가지로 대한항공의 경영권 위협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대한항공 대표이사이자, 후계자로 지목된 조원태 사장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17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향후 5년간 세금을 나눠 지불하는 연부연납 방식을 택하더라도 보유 자산 매각과 상속 주식 매각에 나설 수 있어 자칫 그룹 지배력이 약화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것.

당장 주가가 오르는 상황 역시 부담이다. KCGI 입장에서는 차익이 오르는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조 사장의 경우에는 상속세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지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 오너가의 경영권이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이를 놓치게 될 경우 계열사까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며 "조양호 회장의 별세라는 아픔을 딛고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어떠한 묘수를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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