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禁女의 벽', 다시 두꺼워진다
10대 건설사 '禁女의 벽', 다시 두꺼워진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9.04.09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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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균열이 생겼던 10대 건설사 내 금녀(禁女)의 벽이 다시 견고해지는 모양새다. 일선현장의 의식 개선과 정부 정책이 동반돼야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국내 1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순)의 전체 직원(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기간제 근로자) 가운데 여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9.14%(4만6976명 중 4726명), 2017년 10.51%(4만8296명 중 5674명), 2018년 10.45%(4만7057명 중 5492명)으로 집계됐다.

양성평등 기조를 내세운 현 정권이 2017년 5월 출범하면서 마의 10%대를 넘어서는 등 괄목할 만한 변화를 보였지만,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9.56%→9.03%→8.62%), 포스코건설(10.83%→10.34%→10.06%), SK건설(12.88%→12.82%→12.28%) 등은 여직원 비중이 꾸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9.91%→9.49%→9.76%)은 지난해 반등하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 오히려 여직원 비중이 줄었다.

반면, 현대건설(9.55%→9.58%→9.78%), 대우건설(9.14%→9.63%→10.38%), 롯데건설(5.92%→8.02%→8.77%), HDC현대산업개발(13.65%→14.65%→15.43%) 등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대림산업(5.67%→13.48%→13.12%), GS건설(6.22%→9.49%→9.30%) 등은 업계 평균과 마찬가지로 현 정권 출범 직후 급등했다가 지난해 소폭 감소했다.

국내 10대 건설사 전체 직원 중 여직원이 차지하는 비중.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社) 사업보고서 참조 ⓒ 시사오늘
국내 10대 건설사 전체 직원 중 여직원이 차지하는 비중.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社) 사업보고서 참조 ⓒ 시사오늘

이처럼 10대 건설사들 사이에서 금녀의 벽이 다시 두꺼워지고 있는 건 최근 건설업계 전반의 분위기와도 괴리가 있다.

지난해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산업/성별 취업자' 자료에 따르면 건설산업에 종사하는 전체 취업자 중 여성 취업자 비율은 2016년 1분기 7.90%, 2분기 8.12%, 2017년 1분기 8.90%, 2분기 9.01%, 2018년 1분기 10.53%, 2분기 11.00% 등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건설업계 중에서도 대형 건설사, 대기업 건설 계열사에서 여직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특히 팽배하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6년 포스코엔지니어링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모든 여직원들을 감원대상에 포함시켰다는 말이 돌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선현장의 인식과 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한 인력 부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인적자원 다각화·전문화 등에 대비, 여성 인력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각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종에 지원 자체를 꺼리는 여성 구직자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우선 일선현장에서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타파하는 게 급선무"라며 "저출산·고령화 시대에서 건설업은 3D로 분류되는 업종이기 때문에 멀지 않은 미래에 인력 부족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 이미 고령화 시대를 겪고 있는 일본은 국가적 차원에서 건설업에 대한 여성 취업 촉진 정책을 수년 전부터 펼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8일 '건설동향브리핑'을 통해 "여성 기술자의 특성을 고려한 현장 관련 제도 개선, 공공공사에서 여성 인력 활용 촉진을 위한 정량 목표 설정, 건설현장의 남성 위주 문화와 의식 개선, 우수 여성 기술자 롤 모델 발굴 등 건설업에서 여성 인력 활용을 위한 정부의 주도적인 정책적 의지 표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건설업의 여성 기술인 활용 수준이 심각히 낮다. 여성 인력 활용 시 여전히 편견이 있다. 고급 기술인력 중 여성 비중이 더 취약하다"며 "여성의 현장 활용과 역량 제고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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