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지지율 곤두박질…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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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지지율 곤두박질…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7.14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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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 지지율 4월 재보선 이전으로 회귀…‘유연한 이미지’ 양날의 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손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 4·27 재보선 직후 14.3%(이하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결과)를 정점으로 미세하게 하락하더니 7월 첫째 주엔 8.9%로 하락, 정확히 4월 재보선 이전의 지지율로 회귀됐다.

8.9%에 불과한 손 대표의 지지율은 4월 경남을 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주개혁진영으로부터 ‘분열주의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8.2%)와 불과 0.7% 차이다. 오차범위(±1.6%)를 감안하면, 70여석에 달하는 제1야당과 원내 한 석도 보유하지 않은 초미니정당 대표 간의 지지율 차이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눈여겨 볼 대목은 손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 또는 지체된 시점이다. 5월 첫째 주 14.1%를 기록한 손 대표의 지지율은 그 다음주 11.8%로 떨어졌다. 이 시기는 민주당이 지난 4월 재보선 과정에서 야권의 정책합의서를 무시한 채 한-EU FTA에 대한 국회 비준을 한나라당에 합의해 준 시점이다.

손 대표의 지지율은 5월 셋째 주부터 6월 내내 11.3%∼12.6%에 머물렀다. 이는 김진표 원내대표의 선출로 인한 민주당에 대한 변화의 기대와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 이반 등이 겹치면서 나타난 것이라는 게 정치평론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손 대표의 지지율은 7월 첫째 주 8.9%로 하락하며 재보선 이전 수준인 한자리수로 후퇴했다. 6월 넷째 째주는 KBS 수신료 인상을 둘러싼 민주당의 오락가락 행보가 극에 달한 시점이다. 민주당이 야성을 도외시 한 채 갈지자 행보를 보일 때마다 손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한 셈이다.

당시 민주당은 여당의 문방위 법안소위를 날치기로 규정하며 전면전에 나설 것처럼 하더니, 6월 22일 한나라당과 전격합의, 같은 달 23일 합의 파기 등 갈지자 행보를 하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리얼미터 관계자 역시 “KBS 수신료 인상 등을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으로 인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관측이 힘을 실어줬다.

▲ 손학규 민주당 대표.ⓒ뉴시스

문제는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또다시 8월 임시국회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8월 임시국회의 최대 현안이 한미 FTA의 국회 비준이라는 점에서 손 대표의 지지율 하락 요인이 또다시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한미 FTA를 둘러싼 손 대표의 갈지자 행보는 민주당 지지율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강경파들이“당 지도부가 문만 열어 준다”는 불만을 드러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손 대표 대권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권 후보 1위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보완재를 찾는 데 전력을 쏟고, 2위 이하의 그룹은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며 지지층을 결집시킨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약점인 서민 이미지의 보완을 위해 한국형 복지 어젠다를 꺼낸 것도,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열세로 평가됐던 이명박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일하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손 대표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는 본인의 강점인 유연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그의 유연함은 이내 갈팡질팡 행보로 이어지며 약한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달갑지 않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손 대표에게 유연한 이미지는 중도층은 포섭하되, 전통적인 야당 지지자들에겐 매력적이지 않는, 일종의 양날의 검인 셈이다.

14일 국회에서 만난 민주당 관계자는 손 대표의 지지율과 관련해 “정치는 생물이 아니냐. 지지율은 올라갈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당 내부에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라면서 “손학규 대표가 2차 희망대장정을 승부수로 던졌기 때문에 전국 각지의 서민들과의 접촉을 통해 (지지율을) 만회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손 대표는 13일 동고동락 민생실천 발대식을 갖고 “토탄에 빠져있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들과 함께 민생을 살필 것”이라며 “시장은 공정하고, 노동은 차별 없게 경제개혁의 길을 가겠다. 민생과 내년 ‘총선승리-정권교체’의 길로 가자”며 사실상 총대선의 승부수임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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